나는 이런 말을 알고 있다. 인생은 짧다고, 그러나 삶 속의 온갖 괴로움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고. - P245
이 쌍둥이 자매들은 똑같이 책에 의지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지만, 선택하는 책은 이토록이나 정반대였던 것이다. 마치 그들의 삶처럼. - P170
"이게 바로 구절초. 우리가 흔히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들의 진짜 이름은 구절초야. 쑥부쟁이 종류나 감국이나 산국 같은 꽃들도 사람들은 그냥 구별하지 않고 들국화라고 불러 버리는데, 그건 꽃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꽃을 사랑한다면, 당연히. 그 이름을 자꾸 불러 줘야 해. 이름도 불러 주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냐." - P176
"하기 쉬운 말이라고 넌 잘도 네 형부 편든다. 네가 한 번 그런 인간이랑 살아 보렴. 너라면 사흘도 못 살았을걸. 김포 아줌마가 신랑감 사진 내놓았을 때, 네가 그랬지? 십 분 먼저 태어났어도 언니는 언니니까 네가 먼저 가라구. 흥. 바로 그 십 분 먼저가 이런 운명인 거야. 네가 십 분 먼저 태어났으면 이 운명이 네 것이라고." - P119
.#핏빛그찰나의순간#최준호#평민사#한국희곡명작선81✏️˝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도 별반 다를게 없어 보입니다. 희곡 <핏빛, 그 찰나의 순간>은 수양대군의 왕권찬탈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역사적으로 ‘계유정난‘이라고 하겠습니다.그런데 계유정난이란 세조의 기록이죠. 단종에게는 계유정변이라 할 것입니다. 역사의 승자는 수양대군이었죠. 그는 모반을 꾀했다는 죄명을 씌워 안평대군을 처단했고, 이를 빌미로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이양받게 됩니다. 이로써 승자의 기록은 계유정난으로 남게 되었습니다.✏️희곡 <핏빛, 그 찰나의 순간>은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수양대군과 한명회, 두 인물을 중심적 구도로 하여 유희적으로 잘 풀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
.#현해탄에스러진별#이상용#평민사#한국희곡명작선116✏️<사의 찬미>라는 제목으로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어 널리 알려진 김우진과 윤심덕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1926년 8월 3일 대한해협을 지나던 부관페리에서 김우진과 윤심덕이 사라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동아일보는 그 사건을 ‘청년남녀정사‘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습니다.김우진은 표현주의 연극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알린, 당시의 지식인으로 대표되는 인물이며, 윤심덕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악가, 소프라노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시대를 대표할만한 인물이 한날, 그것도 대한해협을 지나던 배에서 함께 사라졌으니 동아일보의 기사처럼 청춘남녀의 정사(情死)로 오해 또는 왜곡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그런데 둘이 사라진 것은 확인된 사실이지만, 기사의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해 내지는 왜곡된 것으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상사람들은 끊임없이 둘을 연인사이로 묶어 입에 올리며, 그들을 정사로 매듭지으려 하는 듯 보입니다. ✏️희곡 <현해탄에 스러진 별> 또한 김우진과 윤심덕의 이야기입니다. 💭희곡은 그리 흥미롭진 못했습니다. 사건 하나하나가 서로 맞물려 긴박한 갈등구조로 이어지는 연쇄성이 부족하고 다소 일화적 소개 내지는 정보제공 정도의 성격이 짙은 데다가 결국에 두 인물의 정사적 결론을 짓기 위해 계산되고 있는 듯 보였을 뿐입니다. 저의 취향과 거리가 멀어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