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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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인간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하나의 질문을 던지면서 고민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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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였다. 작품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이 서로 닮아 있었으므로...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한탸‘나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나‘는 둘 다 지하에 갇혀(?) 고독 속에서 나름의 독서라는 세계를 펼치는 인물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독서는 단순한 읽기의 행위가 아니라 삶을 연장하는 생명적인 행위라는 점이 지극히 닮아있다. 그리고 이미 언급되었다시피 둘 다 고독을 즐기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차이점은 각각의 작품 첫 문장에서 너무나도 뚜렷하게 구분을 지어놓긴 한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나는 아픈 인간이다...‘로 시작하지만,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삼십오 년째 나는 폐지 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로 시작한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의 ‘나‘는 무위에서 고통을 말하지만, <너무 시끄러운 고독>에서의 ‘한탸‘는 노동에서 자부심을 드러낸다. 즉, 자신에 대한 부정과 긍정의 차이, 이를 확대하면 자신에 대한 증오와 사랑의 차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이면서 극명한 차이는 서로가 독서를 통해 얻은 윤리적 가치관에서도 알 수 있다. ‘나‘는 ‘인간이 복수를 하는 것은 그 속에서 정의를 발견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반면, ‘한탸‘는 ‘악행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법‘이라고 믿는다.

다만,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두 인물을 비교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일 수 있다. 전자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온전히 창조해 낸 인물이지만, 후자는 보후밀 흐라발의 자전적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아이러니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든 둘 다 소설 속의 인물이라는 것은 사실인 만큼, 도스토예프스키 식이든 보후밀 흐라발 식이든 이 둘에서 독서가 이렇게도 인간을 본질적 차이를 보이게 만드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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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니 독서를 한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독서는 지금껏 발견하지 못한 나를 발견하기 위한 수단이자, 그럼으로써 나를 확장해나가는 방법이 아니던가. 그리고 종국에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기 위한 최고의 노력일 테고 말이다.

굳이 우린 왜 시간을 쪼개가며 독서에 매진하는 것일까? 사실 우리나라 성인들이 평균적으로 일 년에 7권의 책도 읽지 못한다고 하는 사실을 감안할 때, 독서에 매진 운운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국한되는 질문이라고 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독서에 진심인 사람들은 왜 독서에 열의를 놓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제대로 된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일까?

도스토예프스키가 창조한 ‘나‘가 되느냐, 보후밀 흐라발의 ‘한탸‘가 되느냐.

독서가 자칫 독(毒)서가 되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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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결말...은 결코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결말의 순간에 겪은 개인적 감정 또한 밝힐 수가 없다. 직접, 독자로서 직접 읽고 그에 대한 감정을 누리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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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통해 나의 독서법을 돌아봐야 할 시기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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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 노인은 말했다. "사람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아." - P108

"할아버지께 배울 게 많으니 어서 빨리 나으셔야 해요. 그래서 저한테 모든 걸 다 가르쳐주셔야 해요. 대체 얼마나 고생하신 거예요?"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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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이미 수천 번이나 증명해 보였다는 사실은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그걸 다시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언제나 매번 새로 처음 하는 일이었고, 그 일을 하고 있는 순간에는 과거를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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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말했다. "제가 살아있는 한 할아버지가 끼니를 거르고 고기 잡는 일은 없을 거예요."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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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그 자체는 그저 현상, 기적, 비밀로서, 아름답고도 진지했으며 사랑스럽고도 가차없는 일이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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