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네 교련복 소매를 움켜잡았다.
사람들이 여그서 널 봤다고 그래서 얼마나 놀랬는지 아냐. 시상에, 시체가 저렇게 많은데 무섭지도 않냐. 겁도 많은 자석이.
반쯤 웃으며 너는 말했다.
군인들이 무섭지, 죽은 사람들이 뭐가 무섭다고요.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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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잖아, 권력을 잡으려고. 너도 봤을 거 아냐.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도 안되니까 총을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렬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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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밤중의 그 지긋지긋한 곡소리가 딱 질색이었다. 자정 넘어 제사시간을 기다리며 듣던 소각 당시의 그 비참한 이야기도 싫었다. 하도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힌 이야기. 왜 어른들은 아젝 아이인 우리에게 그런 끔찍한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들려주었을까? - P61

이렇게 순이 삼촌이 단서가 되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그 흉물스럽던 까마귀들도 사라져버리고, 세월이 삼십년이니 이제 괴로운 기억을 잊고 지낼 만도 하건만 고향 어른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잊힐까봐 제삿날마다 모여 이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때 일을 명심해두는 것이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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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무엇을 피하려고 했는지 이제는 안다. 내가 어떨 때 거짓말하는 인간인지, 무엇을 부끄러워하고 무엇에서 도망치는 인간인지 생각하기 싫었다. 그런 나를 내게서 빼고 싶었다. 그래서 잊고 살았다. 비슷한 일이 반복될수록 더 잊으려고 했다. 결국 나는 나쁜 짓을 나누며 먹고사는 어른이 되었다. 괜찮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괜찮겠지, 괜찮겠지, 아직 괜찮겠지, 기만하는 수법에 익숙해져 버린 형편없는 어른.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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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서 이기는 것 다음으로 좋은 건 노력해서 실패하는 거야. - P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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