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물러서서 마음대로 하게 놔둬야 해요. 실수하게 내버려둬야 하죠. 그게 힘듭니다. 하지만 힘들어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 큰 일을 당할 뿐이에요."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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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노래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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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않는노래
#최진영
#한겨레출판

📖 139쪽
자기는 그저 살았을 뿐인데, 흔한 욕심 한 번 못 부리고 하루하루를 평생처럼 살아냈을 뿐인데, 잊을 만하면 닥쳐오는 욕지기 솟는 불행들. 똥물보다 더 더러운 말들. 사람들. 감정들. 지긋지긋한 인생.

...

✏️
소설 <끝나지 않는 노래>는 2011년에 발표된 작가 최진영의 두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소설은 프롤로그로 문을 여는데, 하나의 교통사고로 인해 한날 친구의 아버지와 또다른 친구의 장례를 치른 ‘나‘가 그날 이후 쓴 유서의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가 죽음을 눈 앞에 둔 순간의 이야기입니다...

📖 11쪽
그러므로, 이런 죽음은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다.
내가 남긴 몸과 내가 남긴 말 모두가 흔적도 없이 타버리고 말 이런 죽음 따위는, 단 한 번도.

✏️
프롤로그를 지나 소설은 서로 다른, 연관성도 없어 보이는 두 이야기를 펼쳐놓습니다. 프롤로그를 열었던 ‘나‘가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기 바로 직전인 12월 19일 오전 2시 17분부터 분단위로 전개되는 이야기와 1927년 내성면 두릉골에서 장씨 집안의 넷째 딸로 태어난 ‘두자‘의 이야기가 병렬식으로 나열되어 구성되는 것입니다. 어느 시점의 두자 이야기가 한창 풀어진 뒤에 별개로 나의 분단위의 이야기가 툭 끼어들다, 다시 두자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식입니다.

두자의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시대를 시작으로 굴곡진 우리의 역사의 흐름 속에서 버텨내고 살아내는 한 여인의 삶이라면, 나중에 은하로 밝혀지는 나의 이야기는 죽음에 직면한 한 사람의 의식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서로 다른 이야기로 출발하지만, 서로 다른 지점에서 출발했을 뿐 결국 하나의 큰 흐름의 연속성에 놓인 것이자 서로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순간은 <끝나지 않는 노래>가 정작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재발견하는 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324쪽)
엄마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언제나
‘행복하다‘는 말이었다.
‘사랑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게 순서라고 생각한다.

💭
최진영 작가에게 삶과 죽음은 서로 다른 말이거나 의미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동전의 양면, 그런 의미도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하나인데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나의 호칭이 바뀌듯 그런 의미로 보여집니다.

삶은 이미 나에게 벌어진 일이고 죽음은 언젠가 나에게 벌어질 일일 뿐입니다. 그 둘에 나의 의지는 아무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그 시작과 끝에서 찾아야 할 것은 ‘나‘일 것입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요?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그럼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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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는 그저 살았을 뿐인데, 흔한 욕심 한 번 못 부리고 하루하루를 평생처럼 살아냈을 뿐인데, 잊을 만하면 닥쳐오는 욕지기 솟는 불행들. 똥물보다 더 더러운 말들. 사람들. 감정들. 지긋지긋한 인생.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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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두렵고도 간절한 건 언제나 눈앞에 떨어진 오늘이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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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희, 무명이 되고자 했던 그녀 한국희곡명작선 86
한민규 지음 / 평민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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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희무명이되고자했던그녀
#한민규
#평민사
#한국희곡명작선86


✏️
희곡 <무희, 무명이 되고자 했던 그녀>는 일제 강점기에 경제적 국가찬탈을 일삼는 일본제국에 대항하여 우리 민족이 펼친 국채보상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2020년도 국채보상운동 연극대본(희곡)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
희곡집에는 ‘작의‘에 관한 기술과 아주 상세하게 풀어 쓴 ‘작가노트‘가 실려있어 작품을 보다 쉽고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희곡읽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선향
춤은, 자기표현입니다. ‘춤‘이라는 것은 이 나라에서 나라가 바라는 모습으로만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내가 바라는 ‘내‘가 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자기표현의 예술입니다. 생각 안에는 ‘내‘가 있습니다. 몸짓은 곧 진정한 자기표현입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가장 아름다웠던 그 순간이 바로, 무대에 설 때였습니다. 세상 그 누가 뭐라고 해도, 난 그것이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그 순간만이 진짜 엄마의 모습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젠 엄마의 모든 것을 용서합니다... 그만큼 엄마를 사랑하니까요. 난 이제 가장 나다울 수 있는 마지막 춤을 추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나의 무대를 지키고자, 이 땅을 지키고자 이곳에 왔습니다. 나에겐 여기가 제 인생의 전부입니다.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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