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품위 있댔죠? 품위가 어디서 나오는 줄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난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 P109

해준
(답답하다는 듯 약간 톤이 올라가서)
왜 그런 남자하고 결혼했슺니까?

서래
(눈에 힘주고 똑바로 보면서)
다른 남자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 했습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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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용맹한 행동은 사랑이야.

사랑은...... 그 외 다른 모든 것의 포기니라.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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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히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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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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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나이 오십에 <노인과 바다>를 처음 읽었다. 부끄러움? 솔직히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인데다, 불후의 명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작품이니 만큼, 무엇보다 헤밍웨이의 작품이지 않은가. 그렇더라도 다행스럽다. 늦게라도 읽었으니 말이다. 어찌보면 읽었다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것은 아닐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아니, 어떻게 그 불멸의 고전을 이제야 읽었어요?˝라고 할 수도 있겠다.

변명을 하자면, <노인과 바다>는 영화로, 영화관이 아닌 TV를 통해 봤기 때문이랄까? MBC 주말의 명화로 난 <노인과 바다>를 만난 기억이 있다. 안소니 퀸의 열연? 하긴 중학교 어린 시절에 안소니 퀸이 열연을 했다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영화로 봤기에 굳이 책으로 읽을 필요를 못 느꼈다거나, 중학생 시절의 나는 그다지 책을 좋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독서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오랜 기억을 뒤로 하고 이제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활자로 접하고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 완독을 하게 된 것은 역시 다행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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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께 배울 게 많으니 어서 빨리 나으셔야 해요. 그래서 저한테 모든 걸 다 가르쳐주셔야 해요. 대체 얼마나 고생하신 거예요?˝ (131쪽)

✒️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 마놀린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말이 가장 인상 깊고 감동스럽다.

나는 과연 내 뒷세대로부터 마놀린과 같은 말을 들을 수 있는 어른일까?

📖
과거에 이미 수천 번이나 증명해 보였다는 사실은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그걸 다시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언제나 매번 새로 처음 하는 일이었고, 그 일을 하고 있는 순간에는 과거를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69쪽)

✒️
무엇보다 지금의 나, 끊임없이 반복되는 오늘과 오늘, 지금과 지금 이 순간에서 어른다운 어른, 지극히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바로 이 순간 순간들이 가히 소중하고 위대한 것이리라. 과거의 영광이 무의미하다랄 수는 없겠지만, 그것에만 도취되어 과거 속에 머무르려는 것은 그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더군다나 그러한 과거조차 희미하다면 더욱 바로 지금의 순간을 후회없도록 소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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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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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는 인간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하나의 질문을 던지면서 고민에 잠긴다.

✒️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였다. 작품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이 서로 닮아 있었으므로...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한탸‘나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나‘는 둘 다 지하에 갇혀(?) 고독 속에서 나름의 독서라는 세계를 펼치는 인물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독서는 단순한 읽기의 행위가 아니라 삶을 연장하는 생명적인 행위라는 점이 지극히 닮아있다. 그리고 이미 언급되었다시피 둘 다 고독을 즐기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차이점은 각각의 작품 첫 문장에서 너무나도 뚜렷하게 구분을 지어놓긴 한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나는 아픈 인간이다...‘로 시작하지만,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삼십오 년째 나는 폐지 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로 시작한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의 ‘나‘는 무위에서 고통을 말하지만, <너무 시끄러운 고독>에서의 ‘한탸‘는 노동에서 자부심을 드러낸다. 즉, 자신에 대한 부정과 긍정의 차이, 이를 확대하면 자신에 대한 증오와 사랑의 차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이면서 극명한 차이는 서로가 독서를 통해 얻은 윤리적 가치관에서도 알 수 있다. ‘나‘는 ‘인간이 복수를 하는 것은 그 속에서 정의를 발견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반면, ‘한탸‘는 ‘악행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법‘이라고 믿는다.

다만,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두 인물을 비교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일 수 있다. 전자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온전히 창조해 낸 인물이지만, 후자는 보후밀 흐라발의 자전적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아이러니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든 둘 다 소설 속의 인물이라는 것은 사실인 만큼, 도스토예프스키 식이든 보후밀 흐라발 식이든 이 둘에서 독서가 이렇게도 인간을 본질적 차이를 보이게 만드는 이유는 뭘까?

✏️
나는, 아니 독서를 한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독서는 지금껏 발견하지 못한 나를 발견하기 위한 수단이자, 그럼으로써 나를 확장해나가는 방법이 아니던가. 그리고 종국에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기 위한 최고의 노력일 테고 말이다.

굳이 우린 왜 시간을 쪼개가며 독서에 매진하는 것일까? 사실 우리나라 성인들이 평균적으로 일 년에 7권의 책도 읽지 못한다고 하는 사실을 감안할 때, 독서에 매진 운운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국한되는 질문이라고 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독서에 진심인 사람들은 왜 독서에 열의를 놓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제대로 된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일까?

도스토예프스키가 창조한 ‘나‘가 되느냐, 보후밀 흐라발의 ‘한탸‘가 되느냐.

독서가 자칫 독(毒)서가 되는 건 아닌지.

......

✒️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결말...은 결코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결말의 순간에 겪은 개인적 감정 또한 밝힐 수가 없다. 직접, 독자로서 직접 읽고 그에 대한 감정을 누리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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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통해 나의 독서법을 돌아봐야 할 시기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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