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고두노프 -양장본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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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브게니 오네긴」으로 러시아의 대문호가 된 작가 '뿌쉬낀'의 희곡 작품, 「보리스 고두노프」. 그 중에서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보게 되었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친구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질투를 느껴 그를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희곡이다. 물론 정말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살해했는지는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아닐 수 없으므로 예술 작품으로서 구미가 당기는 것이다. 뿌쉬낀은 그 이야기를 최초로 예술로 펴내었다.

이야기가 매우 간단한만큼 희곡 또한 정말 간단하다. 금방 읽는다면 5분도 안걸릴만큼 짧은 분량의 이야기. 이미 이야기의 줄거리나 결말은 정해져 있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뿌쉬낀의 방식은 역시 놀랍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대사 하나하나에는 뼈가 새겨져 있다. 모차르트의 생각, 살리에리의 진심, 천재에 대한, 악행에 대한, 예술에 대한, 질투에 대한 것 등이 담겨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그렇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역량이 참으로 대단하다.

뿌쉬낀에게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이야기는 어떠한 매력으로 다가온 것일까? 그가 이야기를 통해 말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뿌쉬낀은 왜 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일까? 러시아도 아닌 오스트리아 사람의 이야기에.. 참으로 알기 어려운 논쟁거리이다.

여하튼 무엇보다 길지 않아서 좋았고, 어렵지 않아서 좋았으며, 그런 와중에도 꽤 의미가 있어보여서 좋았다. '살리에리가 간직했던, 이조라의 마지막 선물'이 무엇이었는지만 알았어도 참 좋았을텐데!!ㅋㅋ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어 영화로 만든 『아마데우스』도 꼭 한번 봐야겠다. '아마데우스'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가운데 이름이다. 놀랍게도 이 영화가 1985년 아카데미 8개 부문을 휩쓸었다고 하니 미치도록 보고 싶다!! 감독은 '장 자크 아노' 감독으로, 『장미의 이름』과 『에너미 앳 더 게이트』도 감독했던 사람이라니, 헐~ 훌륭한 프랑스 감독이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이야기로 만들어졌을 때의 진상은 알 수 있다. 모차르트의 말은 정말 틀린 것일까. '천재와 악행은 양립할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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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오네긴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고전총서 서양 문학 23 SNUP 동서양의 고전 20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최선 옮김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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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수업 때문에 한번 읽고, 또 영화로도 보고, 또 이번에 러시아어 원본으로 보고, 또 접하게 된 운문소설, 「예브게니 오네긴」. 그만큼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뿌쉬낀의 대표작품이라 칭찬 일색이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뭐해서 여기에 몇자 끄적거리려 한다.

작품의 주인공은 '오네긴'이다. 그는 친척으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아 부유하게 되었다. 잉여인간의 전형인 그는 만사가 귀찮다. 그냥 자기가 좋을 때는 좋은 것을 하고 귀찮으면 안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돈이나 사랑이나 사람 따윈 관심없다. 오직 자기 마음이 내키는대로 할 뿐이다.

반면 이웃에 새로 온 지주 '렌스키'는 다르다. 낭만주의의 전형적인 인물인 그는 낭만을 즐기고 사랑을 노래하며 '올가'를 사랑한다. 한편 올가의 여동생 '따찌야나'는 순박한 처녀. 오네긴을 보고 한눈에 반해 마음 저려한다. 결국 오네긴에게 편지를 쓰지만, 오네긴은 냉정하게 거절하는데..

따찌야나 가슴에도 멍이 들었다. 게다가 오네긴은 자기 맘대로 올가와 춤추다 렌스키의 질투를 사고, 결국 결투를 벌여 렌스키는 죽고 만다. 올가의 가슴에도 멍이 들었다. 그렇게 한적하던 모습은 비극을 향해 치닫는데...

몇년 뒤, 따찌야나는 장교와 결혼하여 사교계에서 유명하게 되었다. 우연히 그녀를 발견한 오네긴. 지난 과거를 잊고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데....하지만 그녀는 현명한 여자이다. 작품은 그렇게 완전한 결말을 뒤로 미루고서 끝나버린다.

정말 내용은 별 게 없는 듯하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타이밍이 안 맞아서 엇갈리게 된 사랑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낭만주의적인 작품은 그러나 뿌쉬낀에 의해 새롭게 창조되고 패러디되었다.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로 옮겨가는 듯한 모습이 보이고, 그의 작품에는 러시아가 살아숨쉰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이 운문소설의 완벽성이다. 이번에 러시아어 원본으로 보고 안 사실인데, 각 연 하나하나의 음운이 완벽하다. 압운, 각운, 고리운 등이 완벽히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우와..실로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완벽히 맞추어 써낼 수 있었는지..정말 신기- 물론 러시아어 특징이 그걸 가능하게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러면서도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지루하지 않으며 뿌쉬낀 특유의 센스 또한 녹아들어가 있어 재미를 더한다. 역시 거장답게 독자와 이야기하고 작품 속에 직접 등장하며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작품이 대단하다는 데에는 한치의 이의도 없다. 사랑의 감정과, 잉여인간의 모습과, 러시아의 향취가 그대로 베어나온다.

정말 러시아 문학들은 하나같이 대단한 것 같다. 러시아 문학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참 좋다.ㅋ 방학 때 좀 더 많은 러시아 문학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과 평화,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스페이스의 여왕, 죽은 혼, 어머니, 가련한 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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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철학자 1 청소년 세계 명작
알퐁스 도데 지음, 김택 옮김 / 꿈꾸는아이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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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후배가 뒤늦게 생일 선물로 준 책, 「꼬마 철학자」전 2권을 보았다.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 '알퐁스 도데'가 쓴, 자서전적인 소설이라고 한다.

'다니엘 에세트'는 어릴때부터 감수성이 무척 풍부한 아이였다. 집안이 몰락하여 뿔뿔이 흩어지게 된 상황에서 그는 사르랑드 마을의 한 중학교에서 사환으로 일하며 갖은 고생을 한다. 하지만 제르만느 신부님을 통해서 책을 접하고 철학을 배우며 나름대로의 꿈을 키워가는데..

결국 자살하기 일보 직전까지 가서 형 '자크'가 있는 파리로 가게 된 다니엘. 안정을 갖고 시인의 꿈을 이루려 한다. '피에로트' 양과 사랑에 빠지는 등 그의 젊은 시절에 봄날이 찾아오는 듯 싶지만 마녀같은 이웃 '이르마 보렐'에게 사로잡혀 또 험난한 길을 걷는다. 이렇게 그의 인생은 고난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일어서 결국엔 빛을 보게 되는 것이다.

뭐랄까, 정말로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라 한편의 자서전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작가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이 담겨 있는 느낌이란..무척 새로웠다. 어렵지 않으면서 섬세한 감정과 서정적인 기질이 풍부히 녹아있는 좋은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어린 시절에 갖은 고생을 다 겪은듯 해보이기도 했고..내가 겪은 것은 아무 것도 아니게 생각될 정도였다. 그렇게 학생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면서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스승과 양식을 쌓아주는 철학책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제목이 「꼬마 철학자」여서 한 꼬마가 철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전개를 보인다는 내용일줄 알았는데, 보기 좋게 빗나가버렸다. 하지만 이 책은 또 책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와닿았으며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따뜻하고 감성적인 글, 매우 좋다. 나도 본받아서 쓰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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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 하서명작선 69 하서명작선 100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 하서출판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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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초기에 쓴 작품 「가난한 사람들」. 제목부터가 가난과 관련된 이야기임을 암시해주는 이 작품을 읽게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중 '지하 생활자의 수기, 죄와 벌, 가난한 사람들, 도박사'를 지금까지 접하게 된 것이다.

작품은 가난한 사람들, 즉 '마카르 제부슈킨'과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 사이에 오가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40대의 마카르는 20대인 바르바라에게 열정적이다. 자신은 정작 만년 9급 관리에 정서 업무만 하고 가난해서 힘겨워해도 바르바라에게는 선물 공세에 항상 편지로 위하는 말을 쓰는 것이다. 바르바라도 마카르에게 편지를 쓰긴 쓰지만..

잠깐 바르바라의 어릴 적 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작품의 중심은 마카르와 바르바라의 편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마카르의 편지는 주목할 만하다. 점점 가난해지고 비참해지지만 바르바라만은 끝까지 사랑하고 자의식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며 자존심을 지키려하고 자기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려고도 하는 마카르. 그는 일반적인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 그의 모습은 가난한 사람들이 하는, 즉 돈을 어떻게든 벌려 하고 어떻게든 아끼려고 하는 모습과는 다르다. 그는 가난한 것 자체, 즉 돈이 없는 자체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시선, 멸시 등을 의식하여 괴로워하는 것이다. 그는 그러한 괴로움을 바르바라와의 진정한 편지- 의사소통을 통해서 해소하려고 했다. 그에게 바르바라와 주고받는 편지는 단순한 기쁨 그 이상으로 소중하고 인생에서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바르바라는 그러한 마카르의 호의가 고마울 뿐,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가난하고 병약한 그녀는 오히려 부자인 브이코프에게 시집을 가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행복할지는 미지수다. 작가는 '가난한'이라는 단어에 '불쌍한'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을 포착하여 두 주인공 모두 불쌍하게 되었다는 것을 얘기한 것 같다.

아무튼 도스토예프스키가 인식한 가난, 돈이라는 것은 매우 독특한 것 같다. 그에게 있어서 가난은 죄도 아니고, 단지 일시적인 고통일 뿐이다. 돈은 돌고 도는 것처럼 삶의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그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한 작가의 생각이 작품 속에 잘 투영되어 있는 것 같아 좋았다.

끊임없이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가. 그리고 그러한 그의 생각이 작품 속에 잘 드러나있는 것을 보면, 작가의 생각이나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여간 러시아 문학은 뭐가 됐든지 평범하지 않고 특별하며 심오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나마 「가난한 사람들」은 쉽게 읽히고 재미도 있으며 생각할거리도 많이 주어서 참 읽는 맛이 났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 언젠가 꼭 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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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Mr. Know 세계문학 45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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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호의 또 하나의 거장, '안톤 체홉'. '가장 위대한 단편소설 작가'라는 극찬까지 받는 그의 작품을 처음 보게 되었다. 작품은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다.

지루한 휴양지에서 2주째 지내고 있는 '드미뜨리 드미뜨리치 구로프'는 오늘도 어디 괜찮은 여자 없나 하고 두리번거린다. 그러다가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어 접근하게 된다. 아내와의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그라 더욱 다른 여자들을 좇게 된 것이다.

둘은 금세 친해져 급기야는 정사를 나눈다. 그녀, 즉 '안나 세르게예브나'는 남편을 속여 이 곳에 온데다가 몰래 바람까지 핀 자신에 대해 곧 경멸을 느끼고, 구로프는 그러한 그녀를 귀찮은 듯 달랜다. 그 후로도 두 사람은 한가하고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둘만의 시간을 만끽하는데…. 시간은 흘러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둘은 이별하고, 짧고도 강렬했던 불륜은 여기에서 끝나는 듯하다.

일상으로 돌아온 구로프.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가 잊혀지지 않는다. 전에 만났던 여자들과는 무언가 다르다. 급기야 휴가 때 그녀를 만나러 S시를 가게 되고, 그녀와 재회한 후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 후 안나가 가끔씩 구로프를 만나기 위해 모스끄바로 오게 되면서 둘만의 밀회는 이어진다. 평소의 거짓과 가식에 둘러싸인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두 사람은 비로소 진실함 그 가운데에서 행복을 느끼고 앞으로의 일을 기약하게 되는 것이다. 

흠..하여간 러시아소설들은 죄다 특이하다니까...ㅋㅋ 제목부터 이상하고, 내용도 얼핏보면 일반적인 불륜소설같은데, 그게 또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무언가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와닿은 것은 주인공이 가식적이고 위선적이었던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을 통해 진실된 삶을 살기를 희망한 부분이었다. 사랑의 힘이 정말 위대한 것이구나하는 것도 느꼈고..^^

하지만 작품에 대한 설명과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부분 등을 보니 매우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저 유명한「안나 까레니나」를 패러디한 작품이라느니, 일상에서의 사실에서 삶의 진실을 발견했다느니, 등등의 해석이 모두 타당하다고 본다. 아쉬운 것은 이미 그러한 지식인들의 해석을 알아버려서 나만의 해석을 여기에 쓰기가 어렵다는 것이지..;;;

역시 보고나서 바로 끄적였어야하는데..하는 아쉬움이 든다. 암튼 단편소설이라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다. 사랑으로 인해 진실을 찾는다는 설정은 그 속내를 따지지 않으면 매우 로맨틱하다. 깊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데..아무튼 체홉이라는 위대한 작가의 글을 접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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