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 Angels & De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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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무난히 잘 그려낸, 그래도 무언가 원작보다는 2% 아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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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 - Angels & De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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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다른 장르의 작품으로 재창조해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더욱이 원작이 훌륭하거나, 저명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잘해도 본전, 못하면 죽 쑤는 것이다. 그래도 원작이 괜찮을 때는 언제나 다른 장르에서 군침을 흘리고는 한다. 댄 브라운의 소설이 원작인『천사와 악마』또한 충분히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고 기대하게 할만한 작품인 것이다. 

이미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영화화됐다가 평이 그리 좋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다시 영화로 만들려 한 제작자들 특히 한번 더 총대를 멘 론 하워드 감독과 톰 행크스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게다. 비평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이 그래서 이번 작품에는 뚜렷이 엿보인다.

무엇보다도 원작에서의 스펙터클한 묘사를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표현하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반물질이나 일루미나티 상징 앰비그램, 교황청과 바티칸 등 작품에는 독자의 흥미를 돋울만한 소재들이 즐비해 있다. 이러한 것들을 영화는 충실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성역으로 여겨지는 바티칸의 모습은 눈이 정화되는 느낌-

『다빈치 코드』 이후 오랜만에 마주한 국민배우 '톰 행크스'의 연기는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와 어울려 영화를 완성시키기에 충분하다. 아카데미상을 2번이나 수상한 명배우답게 저력이 느껴지는 것. 이제 '로버트 랭던'하면 톰 행크스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완 맥그리거'는 정말 반가웠고 >_<

그래도 무언가, 장편이었던 소설을 2시간 여만에 압축하려 든 영화의 허전함 한 조각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특히 잘 나가다 마지막 부분에 급마무리 분위기는 무척 아쉬웠다. 비토리아의 한 마디에 사건은 금세 해결되어버린 것이다. -_-; 원작에서도 그랬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흠..

머 그래도;; 오랜만에 즐거운(!) 할리우드물을 접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괜찮은 할리우드물이 없는 듯- 『터미네이터4』도 별로 안 끌리고. 『박물관이 살아있다2』는 시간때우기용이고. 『트랜스포머』랑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나 기다려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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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 Sex, Lies, and Videot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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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면, 아니 이제 사회가 발달하고 인간의 성장 속도도 빨라져서 심지어 초등학생까지도; 눈뜨게 되는 것. 하지만 막상 이성 간에 말하기는 정말 꺼려지는 것. 그렇지만 어느 순간(?)을 넘으면 자연스런 담론이 오갈 수 있는 것. 과연 뭘까? 그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인간 내면 깊숙이 내재된 욕망인 '섹스(Sex)'다. 

혹자는 더럽고 불결한 것이라 말하고, 혹자는 사랑의 완성이라 말하며, 혹자는 삶의 희망이자 소통의 최고점이라고까지 말하는데.. 이러한, 민감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을 담담히 그러나 섹시하게 담아낸 영화가 있다. 바로 1989년 제4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2001년 제73회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차지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데뷔작이어서 더욱 화제를 몰고 왔던 작품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다. 

자,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당신은 영화 제목만 보고 어떠한 상상을 했는가? 무언가 굉장히 야한 베드신이 나올 것 같은? 그런 베드신 장면을 비디오로 찍는? 땡! 영화는 일반 사람들의 기대(?)를 보기좋게 빗겨간다. 대신 그보다 더 '은밀한' 섹스의 무언가를 끄집어낸다.

그렇다, 그것은 바로 섹스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왜 사람은 섹스를 하고, 섹스는 왜 터부시되며, 왜 특히 여성은 수동적인 입장이어야만 하는지, 왜 섹스에 대한 욕망은 남성이 더 많다고 여겨지는 건지, 섹스는 그냥 육체적 몸놀림에 불과한지 등이 영화 내내 다루어진다. 그것은 마치 섹스에 대한 철학 영화 같고, 때로는 그저 그런 섹스에 관한 삼류 영화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화가 '섹스'라는 화두를 수면 위로 들어올렸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처제와 섹스하는 남편이라는 인물을 설정했겠는가? 여성들의 섹스에 관한 이야기를 비디오로 찍는 남자가 주인공이 되었겠는가? 남편의 친구에게 자신의 성생활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하는 여자가 출연할 수 있었겠는가? 참 신선한 충격이면서도 한편으로 반가웠다.

섹스를 하는 각자의 목적이 다른 것도 인상적이다.

남편 '존'은 성적 욕망 부분에서 아내가 채워줄 수 없는 그 무엇을 처제로부터 발견하여 섹스를 한다.
처제 '신시아'는 잘 나가는 언니로부터 느끼는 열등감을 형부와의 섹스를 통해 극복하려고 그 짓을 한다. 
아내 '앤'은 남편이 자신과 같이 섹스하지 않는 것을 알고는 마침 만난 남편의 친구에게 모든 걸 털어놓으면서 새로운 세계로의 소통을 위해 그와 섹스하려 한다.
친구 '그레이엄'은 어느 순간 불능이 되어 오직 성생활을 고백한 여성들을 녹화한 테이프를 보면서만 욕망을 충족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앤의 유혹과 맞딱뜨리게 되는 상황이다.

이토록 섹스라는 것이 개인의 삶에 있어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게 참 독특했다.

머, 아직 섹스에 관해서는 금기시되어 있는 것도 많고, 고정관념이나 오해도 많다. 체위나 자위에 관해서도 그렇고,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해서도 그렇다. 흠.. 난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여성의 그것에 대해 왈가불가할 수는 없겠다. 다만 여성의 성적 욕망이 남성의 그것보다 적다는 게 사실인지와, 이성과는 섹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기가 정말 힘든 건지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다.

아무튼 여성들의 노골적이어서 더 솔직한 섹스가 화두가 된 『미쓰 홍당무』, 그리고 섹스를 통한 소통을 추구한 『숏버스』와 닮은듯 다른듯한 모습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이런 파격적인 영화가 2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8일 만에 썼다는 소더버그 감독, 참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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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트 가드너 - The Constant Garde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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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신나게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는 코믹 영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판타지 영화, 미래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린 SF영화, 아름답고 눈물겨운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 성적 욕망을 과감히 드러낸 에로 영화, 그리고 사실을 위주로 담담히 이야기를 풀어내는 다큐멘터리 영화 등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일반 할리우드 영화가 영화 속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경우가 더러 있다. 『콘스탄트 가드너』가 바로 그러한 작품이다.

영국 외교관 '저스틴'에게는 아리땁고도 열정적인 인권운동가 '테사'가 있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저스틴의 일 때문에 같이 아프리카 케냐로 가게 되는데..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그것이 곧 테사의 힘든 삶과 저스틴이 짊어질 버거운 운명의 서곡이었을 줄을.

평범하던 어느 날, 저스틴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바빠보이던 아내가 동료 '아놀드'와 일 때문에 출장을 간 뒤 며칠 후 사망했다는 소식은 저스틴을 뒤흔들고, 도저히 납득이 안 되어 아내가 한 일들을 다시 돌아보며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다. 그렇다. 테사는 케냐에서 잘못 돌아가고 있는 일을 바로잡으려다 거대한 힘에 의해 사라진 것이었다.

그 거대한 힘은 바로 막강 제약회사 '쓰리비'였고, 잘못 돌아가고 있는 일이란 에이즈에 걸린 수백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시판 전 임상 실험 형태로 쓰리비는 약을 투여했고, 아무 것도 모르는 환자들은 그저 약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개같은 현실을 가만히 못봐주는 테사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했고, 어쩌면 쓰리비 측에서 테사를 막은 것도 어쩔 수 없었을 게다.

아무튼 저스틴은 자신의 직책까지도 포기하며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다가갈수록 높은 벽을 느끼면서도 추악한 모습을 보게 되는데.. 영국 정부 관료까지 연루되어 있다는 것은 가히 충격이다. 그래서 어쩌면 저스틴의 결심은 더욱 이해가 간다.

하.. 이게 정말 사실인가 싶다. 다행히도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누가 알겠는가.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을 줄. 참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고, 기업 이익을 위해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일이 벌어지다니, 아직도 분노가 치민다.

너무 많은 걸 담아내려 해서 약간 과식한 게 보이지만, 추악한 권력의 실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현실, 그리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개인 또는 NGO의 눈물겨운 노력까지 표현되어서 더 괜찮았던 듯. 정말이지 아프리카 국가의 에이즈 환자들은 약은 있는데 살 돈이 없는 현실에 목숨을 연명하며 사는 처지다. 그런 사람들에게 약을 파는 제약회사는 그저 그런 사람들이 소비자일 뿐인가?! 게다가 정부는 겉으로는 도와주는 척 하면서 속으로 실속을 챙기는 황당한 짓을 한다. 그러한 은폐 사건을 파헤치려는 개인은 죽어나고, NGO는 힘겨워한다. 이런 모습들이 버무러져 나타나니 진짜 남 일이 아닌 것만 같다. 

분명 영화는 파급력도 대단하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많이 끼쳤을 게다. 아프리카에 에이즈 치료제를 공급하는 거대 제약회사들, 중간에서 주선을 담당하는 선진국 관료들, 실제로 에이즈에 걸렸거나 걸릴 위험이 있는 아프리카 사람들, 에이즈 치료제가 제대로 잘 쓰이나를 감시하는 개인 및 NGO들에게 참 시사하는 바가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에이즈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단기적으로는 값싸고 질좋은 에이즈 치료제가, 장기적으로는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는 콘돔, 교육 및 예방제가 절실할 것이다. 이런 상황은 제약회사나 정부에 악마의 유혹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장 큰 시장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양심을 지키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질 것은 분명하다. 그들을 감시하는 개발 혹은 인권NGO는 너무 버거운 상대 앞에 절망하기 쉽다.  


제발 영화와 같은 일이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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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 Happ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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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행복을 느끼면 그야말로 좋고, 느끼지 못하면 인생이 참 힘들어지고 슬퍼진다. 그렇다면 사람은 과연 언제 가장 행복할까? 사람마다 물론 다르겠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바로 사랑할 때야말로 행복하다고 말할 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행복의 모습을 잔잔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그려낸 작품이 바로 허진호 감독의 『행복』이다.

몸이 아파 요양원에 간 영수. 부모를 여읜 채 8년간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밝게 살아간 은희. 두 사람의 만남은 차라리 운명이었다. 공기는 맑고, 마음은 편안하고- 그렇게 두 사람의 가슴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리고 이제 두 사람만의 삶이 시작된다. 같이 살자는 은희의 말에 행복을 느낀 영수는 집을 차리고, 그렇게 1년 동안의 행복한 인생은 꿈만 같이 흘러가는데= 그러나 이미 서울맛을 보고 온 영수에게 시골의 소박함과 은희의 순수함은 빛을 잃어갈 뿐이다. 그래서 결국 터진 한 마디, '제발 좀 헤어지자고 말 좀 해줘'..

분명 천하의 나쁜 남자 영수이지만, 솔직히 이해가 간다 머리로는. 자신의 몸도 좋아지고 서울에는 친구들도 있는데 시골 생활이 지겨울만도 하지. 함께 있는 사람은 매일 아파서 오늘만 바라보고 말이지. 그래서 그렇게 떠날 만도 하지. 하지만 갔다가 자기 아프니까 다시 돌아오는 건 참.. 그렇드라.

그래도 인간인데 어떻하겠어. 사랑을 갈망하는 존재, 한없이 외로움에 못견뎌 싸우는 존재가 바로 인간인걸. 욕망이 채워져 행복해지면 또 다른 욕망을 그리워하는 존재 또한 인간.

참, 허진호 감독의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지만. 다분히 현실적이어서 더욱 가슴이 멍들게 만드는 영화 같다. 평생 행복하기만 하면 인생이 무슨 재미겠어, 때론 힘들고 불행을 느낄지라도 그것을 이겨냈을 때 더 큰 행복을 느끼는거지..라고 자위하며 사는 게 삶이라지만, 그래도 한없이 행복하게 지내고만 싶은걸-

행복한 순간과 행복하지 않은 순간을 절묘하게 그려낸 허진호 감독과, 연기가 아닌 생활을 보여주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 배우 황정민 임수정 공효진 김승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고보면,

사람의 인생이란 끊임없이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 같고,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쉽고도 어려운 일은 행복해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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