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 Happin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행복을 느끼면 그야말로 좋고, 느끼지 못하면 인생이 참 힘들어지고 슬퍼진다. 그렇다면 사람은 과연 언제 가장 행복할까? 사람마다 물론 다르겠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바로 사랑할 때야말로 행복하다고 말할 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행복의 모습을 잔잔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그려낸 작품이 바로 허진호 감독의 『행복』이다.

몸이 아파 요양원에 간 영수. 부모를 여읜 채 8년간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밝게 살아간 은희. 두 사람의 만남은 차라리 운명이었다. 공기는 맑고, 마음은 편안하고- 그렇게 두 사람의 가슴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리고 이제 두 사람만의 삶이 시작된다. 같이 살자는 은희의 말에 행복을 느낀 영수는 집을 차리고, 그렇게 1년 동안의 행복한 인생은 꿈만 같이 흘러가는데= 그러나 이미 서울맛을 보고 온 영수에게 시골의 소박함과 은희의 순수함은 빛을 잃어갈 뿐이다. 그래서 결국 터진 한 마디, '제발 좀 헤어지자고 말 좀 해줘'..

분명 천하의 나쁜 남자 영수이지만, 솔직히 이해가 간다 머리로는. 자신의 몸도 좋아지고 서울에는 친구들도 있는데 시골 생활이 지겨울만도 하지. 함께 있는 사람은 매일 아파서 오늘만 바라보고 말이지. 그래서 그렇게 떠날 만도 하지. 하지만 갔다가 자기 아프니까 다시 돌아오는 건 참.. 그렇드라.

그래도 인간인데 어떻하겠어. 사랑을 갈망하는 존재, 한없이 외로움에 못견뎌 싸우는 존재가 바로 인간인걸. 욕망이 채워져 행복해지면 또 다른 욕망을 그리워하는 존재 또한 인간.

참, 허진호 감독의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지만. 다분히 현실적이어서 더욱 가슴이 멍들게 만드는 영화 같다. 평생 행복하기만 하면 인생이 무슨 재미겠어, 때론 힘들고 불행을 느낄지라도 그것을 이겨냈을 때 더 큰 행복을 느끼는거지..라고 자위하며 사는 게 삶이라지만, 그래도 한없이 행복하게 지내고만 싶은걸-

행복한 순간과 행복하지 않은 순간을 절묘하게 그려낸 허진호 감독과, 연기가 아닌 생활을 보여주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 배우 황정민 임수정 공효진 김승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고보면,

사람의 인생이란 끊임없이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 같고,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쉽고도 어려운 일은 행복해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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