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비극 - 시그마 북스 014 시그마 북스 14
엘러리 퀸 지음 / 시공사 / 199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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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의 비극 4부작 중 마지막 작품, 「최후의 비극」. 과연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후의 비극은 어떠한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나타날까? 궁금함을 못 이겨 「X의 비극」을 본 후 바로 읽게 되었다.

「최후의 비극」에서도 역시 사건이 벌어지는데, 그 사건이 매우 독특하다. 살인사건이 아닌 도난사건인데, 그것도 매우 알 수 없는 도난사건인 것이다. 은퇴한 '섬 경감'이 사립탐정으로 일하는 사무실에 어떤 정체 모를 푸른 수염의 사나이가 나타난다. 그는 갈색 봉투를 맡아달라고 청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바로 자리를 뜨는데..

그 후 브리태닉 박물관의 경비원 '도나휴'가 실종되는 일이 발생한다. 그와 안면이 있는 사이라 섬 경감과 딸 '페이션스'가 같이 조사에 나서고, 거기에서 박물관장 '초트 박사', 새로운 박물관장 '햄네트 세들러', 청년 학자 '고든 로'를 만난다. 그리고 뜻밖에 이 박물관에서 {셰익스피어 작, <정열의 순례>, 1599년 재거드 판}이 도난당하고 대신 더욱 희귀하고 가치있는 {셰익스피어 작, <정열의 순례>, 1606년 재거드 판}이 놓여진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런 기묘한 도난 사건의 진위를 좇는 섬 경감과 페이션스, 고든 로와 '드루리 레인'. 경감은 인디애나 교수 사절단의 버스에 수상한 자가 2명 더 탄 사실을 알고 정체를 밝혀내려 애쓰고, 전에 괴상한 자가 맡기고 간 봉투를 뜯어보는데.. 봉투에 써 있는 이상한 암호의 정체는?! 범인이 점점 햄네트 세들러에게로 몰아져가고 있는 가운데, 진짜 범인은?!

사건은 이렇게 보일듯 말듯 보이지 않는 미궁 속으로 독자들을 몰아넣으며 좀처럼 그 베일을 벗지 않는다. 작품 후반에 가서 드루리 레인이 점차 진실들을 밝혀내던 기존 X, Y, Z 세 작품과는 달리, 이 작품은 막바지에 가서야 잠깐의 글로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독자들을 애태우고 안타깝게 만든다.

이 작품은 살인은 많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계속 한 사람만을 범인으로 몰아넣는 상황 설정과 물고 물리는 인물 간의 관계 설정 등 치밀한 구성은 여전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본따 비극 4부작을 만든 것부터, 직접 그의 작품을 들먹인 것까지, 셰익스피어에 대한 언급도 흥미롭다. 그의 희귀 작품을 둘러싼 사건이란 것도..

섬 경감의 핏줄을 갖고 드루리 레인의 영특함을 닮은 페이션스는 정말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녀가 있기에 사건은 해결되고 정의가 승리하겠지.. 비록 드루리 레인이 이 작품을 끝으로 작별을 고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실로 대단한 작가 엘러리 퀸의 비극 4부작을 모두 읽었다. 이로서 '엘러리 퀸'은 나의 기억 속에 '아가사 크리스티', '아서 코난 도일'과 함께 또 하나의 위대한 작가로 기억될 것이고, '드루리 레인' 역시 '포와로 경감', '셜록 홈즈'와 함께 또 하나의 위대한 탐정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제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를 읽어봐야겠다.

+ 그러나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점은 분명히 있다. 범인은 왜 그럼 스스로 정체를 밝히지 않았을까? 그도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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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리 레인 X의 비극 세계추리베스트 13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정태원 해설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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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추리 작가 중 하나인 '엘러리 퀸'. 그의 작품들 중 '비극 4부작'이 있다. 마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연상시키는, 하지만 정말 대단한 추리소설이다. 「Y의 비극」,「Z의 비극」에 이어 이번엔「X의 비극」을 읽게 되었다.

비극 4부작의 주연 탐정은 '드루리 레인'이다. 하긴, 그는 전문 탐정은 아니지만.. 셰익스피어극의 주연 배우로서 명성을 떨쳤지만 청각을 잃어 은퇴하고 독특한 분위기의 '햄릿 장'에서 사는 인물. 가히 놀라운 관찰력과 뛰어난 두뇌, 완벽한 변장술 등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사람이다.

사건은 이렇다. '드윗&롱스트리트 사'의 일행이 전차를 탄다. 그런데 '롱스트리트'가 코르크에 꽂혀 있는, 니코틴이 잔뜩 묻은 바늘들에 의해 살해당한다. 폭우 때문에 아무도 내린 사람 없고, 만원이었던 지하철.. 결국 용의자는 일행과 차장으로 좁혀지는데..

그 다음에는 차장 '찰스 우드'가 살해당한다. 범인을 봤다며 단서를 제공하겠다고 '브루노 검사'와 '섬 경감'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살해당한 것이다. 범인이 입막음을 위해 죽인 것 같은 시체.. 레인도 그 자리에서 시체를 확인하고 주변의 말들을 접한다.

또 다음 타겟은 누가 될지.. 한 사람 한 사람을 정밀하게 심문하고 과거의 비밀을 캐내며 변장까지 하면서 상황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를 되짚어 보고 모든 비밀들을 캐낸다면 범인 또한 잡을 수 있다!

와우~ 참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범인의 의외성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놀랍지는 않았지만, 사소한 것에서 이상함을 발견하고 의문을 품으며 진실을 파헤치는 레인의 포착력과 두뇌 회전이 정말 대단한 것이다. 진짜 하찮은 것 하나하나라도 논리적으로 따져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전후 관계도 살펴야 한다. 참 추리란 어려운 것;;

이번에도 역시 범인의 특징 중 하나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ㅎㅎㅎ 영화 『쏘우』와 같은 메가톤급 충격과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참 대단한 드루리 레인에, 대단한 엘러리 퀸이다. 이렇게 뛰어난 추리물을 하나도 아닌 네 작품이나 썼다니..헐!

과연 「최후의 비극」은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는지..빨리 읽어봐야겠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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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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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먼저 봤는데, 너무나도 나를 울린 작품이 바로 이 소설이다.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로 봤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영화 자체가 나한테는 너무 좋았던지라 소설도 읽게 되었다. 안 좋은 추억이 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유정'은 대학교수이자, 부유한 집안의 막내딸이고, 어릴 적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고 살며, 엄마를 무척 싫어하는 여자이다. 어느날 '모니카 고모'의 제의로 사형수를 만나러 간다. 그는 소녀를 강간하고 세 명을 죽였으며 인질극까지 벌인 '윤수'. 한때 가수였던 유정의 애국가가 듣고 싶어서 요청한 것이다. 

다 그렇듯이, 특히 상처를 갖고 있는 유정은 더더욱 윤수를 마주하기 힘들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는 누가 알리. 윤수가 죽인 것으로 알려진 파출부의 엄마가 실로 오랜 뒤에 윤수를 찾아가 만나는 장면이 유정에게 심상찮게 다가온다. 그리고는 엄마와의 갈등이, 어릴 적 상처의 기억이,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모니카 고모의 부탁이 유정을 흔드는데..

고모가 아프셔서 결국 유정 혼자 윤수를 만나게 된다. 왠지 모르게 닮은 두 사람.. 세 번 자살 시도한 유정과, 세 명을 죽인 윤수. 겉으로의 삶은 너무나 다르지만, 속마음은 너무나 닮았다. 그 속마음을 내비치니, 서로 닮았음을 알게 되고 마음을 열게 되는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형수와 점점 맘을 열고 그에게 다가가며 삶의 변화를 겪는 여성의 행복한 시간이 감각적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먼저 말하자면, 영화가 더 좋았다. 다분히 감성적인 나로서는 앞에서 실제로 펼쳐지는 장면을 본 게 더욱 좋았던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하기도 했고, 원작과는 조금 다른 영화의 내용이 더 매력적이었다.

원작인 소설은 작가 공지영의 표현이 그대로 녹아들어서, 마음의 움직임을 반대한다. 영화와는 미묘하게 다른 이야기도 조금 실망이다. 오히려 소설의 이야기가 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런가보다. 영화가 좀 더 낭만적이었다고나 할까..

유정은 작가 공지영을 많이 닮아있다. 섬세하고도 독특한 유정의 캐릭터. 하지만 그게 더 매력적인 그녀의 모습에서 작가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정말 이 이야기는 실화일까?

원작과는 조금 많이 다른 영화는 그래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소설을 그대로 영화로 옮겼다면 훨씬 안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로 각색을 매우 잘해낸 것에 박수를 보낸다.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도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게 좋은 건 당연-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고.. 정말 사형수의 마음은 어떠한가도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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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마르가리타 2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박형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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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러시아 환상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은 작품, 「거장과 마르가리따」. 작가 불가꼬프가 만들어낸 불후의 명작이라 할 수 있겠다. 정말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이 작품을 보게 되었다.

마솔리뜨 의장 '베를리오즈'와 시인 '이반 베즈돔느이'가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교수 같은 사람이 다가와 신의 존재에 대하여 묻는다. 둘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교수는 베를리오즈의 미래를 예언한다. 그리고 그 예언은 그대로 들어맞는데..

한편 때는 예슈아(예수)가 처형당하는 날, 빌라도가 예슈아를 처형하기 위해 심판한다. 하지만 그를 심문하면 할수록 그가 무죄임이 명백해진다. 그래서 그를 유월절 사면에 추천하지만, 사악한 제사장들이 반대하는데.. 권력 앞에 굴복한 그는 결국 예슈아의 처형을 승인한다. 진리만을 말했다가 죽고 만 예슈아..그의 죽음을 막지 못한 걸 괴로워하는 '레위 마태오'..

한편 그 교수의 정체는 악당 '볼란드'였다. 볼란드 일당은 온갖 기행을 일삼고, 50호 아파트에 머물면서 검은 마술을 준비한다. 무대에서 검은 마술을 통해 모스크바 사람들을 조롱하고 비웃으며 풍자하는 볼란드 일당. 모스크바는 혼돈에 빠지고..

한편 볼란드를 잡기 위해 나섰다 정신병원에 갇히고 만 이반. 그 곳에서 '거장'이라 자칭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에게서 악의 존재와 빌라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거장 또한 빌라도에 대한 소설을 쓴 것이다. 그에게는 애인 '마르가리따'가 있다.

마르가리따는 거장을 구하기 위해 악마의 거래를 받아들이고, 여주인이 되어 악마의 무도회에 참여한다. 그리고 거장을 구해내는데..한편 예슈아를 처형한 후 괴로워하는 빌라도는 매일 밤을 달과 함께 마주하며 잠 못 이룬다. 볼란드의 다음 계획은 뭘까..

이렇게 소설은 시공간을 넘나들고 환상과 현실이 섞여서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빌라도에 대한 소설과 거장에 대한 소설이 함께 있는, 액자식 구성에다 메타 소설까지.. 정말 여러 가지가 농축된 작품인 것이다.

그리고 장편 소설답게 거론할 거리도 많다. 볼란드가 모스크바에 온 이유, 빌라도가 괴로워하는 이유, 이반과 거장에 대하여, 거장이 빛이 아닌 안정을 받는 이유, 태양과 달에 대하여 등등.. 휴~ 언제 다 이야기하리ㅋ

선과 악의 존재, 환상과 현실의 공존 등 여러 모습이 투영되어 재미를 더한다. 소련에서 스탈린이 통치하던 당시에 이러한 소설이 탄생되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 사회 풍자도 물론 곁들여서 하고 있고..

아무튼 갖가지 상징과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그것들을 다 분석하려면 정말이지 작품을 몇 번이고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작품이 재미있어서 몇 번이고 읽어도 지겹지 않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게 다가오고, 전에는 몰랐던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작품 좋다!

아무튼 또 한번 러시아 문학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러시아 작가들은 죄다 천재인건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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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 희곡선집 1 - 서푼짜리 오페라 브레히트 희곡선집 1
임한순 엮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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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먼저 본 후 원작인 소설까지 섭렵하게 된 작품, 「서푼짜리 오페라」. 브레히트의 역량이 고스란이 담긴 수작이다.

칼잡이 '매키'는 악명을 떨치며 사람들을 주무르는 악당. 그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거지의상실의 사장 '피첨'의 딸 '폴리'와. 피첨 내외가 그 결혼을 승낙할 리 없다. 하지만 매키와 폴리는 둘만의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는데.. 

결국 피첨 내외가 나서서 그를 감옥에 쳐넣기 위해 애쓴다. 사실 매키의 온갖 악행도 경찰서장 '재키 브라운'이 암암리에 다 무마해준 덕분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매키와 재키는 죽마고우인 것. 역시 친구 관계는 법도 무시하는건가..ㅎ

하지만 피첨의 협박에 재키도 어쩔 수 없다. 결국 매키는 감방에 들어가고, 폴리와 '루시'가 매키를 놓고 싸운다. 루시는 매키의 전부인이자 재키의 딸이었던 것..

그 와중에 매키는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까지 내몰리는데.. 여왕의 대관식 날,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는지?!

이렇게 소설은 주인공 '매키'를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행동, 역공 등을 담아내고 있다. 불법과 비리가 판치는 부조리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는 것이다.

조폭들, 거지들, 창녀들 등 그야말로 삼류인생의 사람들이 자아내는 삶의 모습이 자못 흥미롭다. 블랙 코미디로 다가오면서 당시 사회상을 풍자하고 있고 뮤지컬 형식의 이야기 흐름도 새롭다. 여러 가지를 시도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게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작품. 균형을 이루면서 웃음도 주고 생각할 거리도 주는 작품. 아무튼 무척 인상깊게 다가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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