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로 먼저 봤는데, 너무나도 나를 울린 작품이 바로 이 소설이다.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로 봤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영화 자체가 나한테는 너무 좋았던지라 소설도 읽게 되었다. 안 좋은 추억이 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유정'은 대학교수이자, 부유한 집안의 막내딸이고, 어릴 적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고 살며, 엄마를 무척 싫어하는 여자이다. 어느날 '모니카 고모'의 제의로 사형수를 만나러 간다. 그는 소녀를 강간하고 세 명을 죽였으며 인질극까지 벌인 '윤수'. 한때 가수였던 유정의 애국가가 듣고 싶어서 요청한 것이다. 

다 그렇듯이, 특히 상처를 갖고 있는 유정은 더더욱 윤수를 마주하기 힘들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는 누가 알리. 윤수가 죽인 것으로 알려진 파출부의 엄마가 실로 오랜 뒤에 윤수를 찾아가 만나는 장면이 유정에게 심상찮게 다가온다. 그리고는 엄마와의 갈등이, 어릴 적 상처의 기억이,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모니카 고모의 부탁이 유정을 흔드는데..

고모가 아프셔서 결국 유정 혼자 윤수를 만나게 된다. 왠지 모르게 닮은 두 사람.. 세 번 자살 시도한 유정과, 세 명을 죽인 윤수. 겉으로의 삶은 너무나 다르지만, 속마음은 너무나 닮았다. 그 속마음을 내비치니, 서로 닮았음을 알게 되고 마음을 열게 되는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형수와 점점 맘을 열고 그에게 다가가며 삶의 변화를 겪는 여성의 행복한 시간이 감각적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먼저 말하자면, 영화가 더 좋았다. 다분히 감성적인 나로서는 앞에서 실제로 펼쳐지는 장면을 본 게 더욱 좋았던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하기도 했고, 원작과는 조금 다른 영화의 내용이 더 매력적이었다.

원작인 소설은 작가 공지영의 표현이 그대로 녹아들어서, 마음의 움직임을 반대한다. 영화와는 미묘하게 다른 이야기도 조금 실망이다. 오히려 소설의 이야기가 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런가보다. 영화가 좀 더 낭만적이었다고나 할까..

유정은 작가 공지영을 많이 닮아있다. 섬세하고도 독특한 유정의 캐릭터. 하지만 그게 더 매력적인 그녀의 모습에서 작가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정말 이 이야기는 실화일까?

원작과는 조금 많이 다른 영화는 그래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소설을 그대로 영화로 옮겼다면 훨씬 안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로 각색을 매우 잘해낸 것에 박수를 보낸다.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도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게 좋은 건 당연-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고.. 정말 사형수의 마음은 어떠한가도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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