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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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여행- 설레는 그 이름.

 

일상탈출         유적탐방                 배낭여행                   

      친구사귀기                         독특한체험             기분전환

   특별함                 휴식                      호기심충족

 

여행하면 떠오르는 단어들..

 

어떤 동기로 인해, 언제 어떻게 어디를 가고, 가서 무엇을 보며, 누구와 마주하는지, 그야말로 출발부터 귀환까지 특별함으로 무장한 그 순간..!

 

저자는 그 순간을 일상의 한 조각으로 펼쳐내며, 곁들여 여행에서 마주하면 좋을 장소들, 같이 하면 괜찮을 생각들, 잊어서는 안될 또는 잊어야 할 느낌들을 흩뿌린다. 그 당시에는 포착하지 못한 상념들을 뒤돌아 생각하면 이러이러하다는 私見은 그의 경험 덕분에 더욱 호소력 짙다.

 

또한 어쩌면 그렇게도 경험의 잔상을 그대로 이어줄 철학자나 예술가를 잘도 끄집어내는지. 낭만시의 대가 워즈워스나, 정열의 소유자 고흐, 데생의 아버지 러스킨, 독특한 여행의 창시자 메스트르는 특히 인상적.

 

군데군데 감칠맛나는 명언까지도-

파스칼의 <팡세>는 새로운 발견!

 

원래의 모습에는 감탄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닮게 그린 그림에는 감탄하니, 그림이란 얼마나 허망한가. (p.282)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p.329)

 

+ 혼자 여행을 하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함께 가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어버린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도록 우리의 호기심을 다듬기 때문이다. (p.341, 저자)

 

그렇다. 직접 보고 감탄하자. 그리고 내 집에서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자, 여행을 떠나듯. 마지막으로 혼자만의 여행은 꼭..! 나를 위하여-

 

 일상을 덤덤히 잡아내면서도 무언가 독특한 매력이 넘치게 일상 너머로 이끄는 알랭 드 보통의 글에 축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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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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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먼저 써야할까? 엄마에 대해..

 

너는 안다. 너의 습관에 의해, 그리고 흥미에 의해, 또 한권의 좋은 책을 읽었음에 감사하고, 그 감상을 글로 옮기는 것이 일상이자 재미가 된 지금, 또 한자락의 글을 남기려 하지만, 엄마에 대해, 도무지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그저 소설 속 작가가 그린대로, 너의 감상도 '너'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너에게 엄마와의 추억은 별로 없다. 아들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20살 이후로 쭈욱 엄마와 떨어져 지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엄마가 워낙 밖을 잘 돌아다니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하튼 너는 엄마에 대해 특별히 주저리주저리할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청소를 하고 있는 엄마만 바라볼 뿐이다.

 

어릴 적 사진에는 엄마도 너도 어렸다. 어릴 때 뽀얀 피부에 귀여운 얼굴을 하고 엄마 품에 안겨 웃고 있는 너가 낯설다. 너가 국민학교 1학년 때 올백을 맞았을 때 엄마가 수줍어하며 교실문 자물쇠를 사들고 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

 

큰엄마 때문에 부던히도 속을 썪히던 엄마. 돈 아까워 너 먹으라고 자장면 한그릇만 시켜놓고 한입만 먹어보자 하면서 너무 많이 먹어 미안해하던 엄마. 너가 코가 막혀 힘들어할 때마다 수술해줘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던 엄마.

 

너가 재수할 때 서울에 있기 싫다고 일주일만에 내려간다고 했을 때 무거운 이불보따리를 들고 오며 허리 아파한 사람도 엄마였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네 삶의 중심은 너로 변해 있었다.

 

솔직히 아직도 너는 모른다. 엄마가 원하는 너의 삶과 네가 원하는 삶이 일치하지 않지만, 어떤 게 더 나은 삶이고 어떻게 해야 더 행복해지는 건지를. '그때 가서 선택하면 되지'라고 너는 속 편히 말해버린다. '돈이 제일 중요하지'라고 말하는 엄마와 벌써부터 다투고 싶지는 않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이지는 않다는 것도 알고, 언제나 너의 삶 내내 함께 있지는 못할 엄마라는 것도 안다. 더 잘해드리고 싶다는 너의 맘도 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고 신앙이 있으면서도 기도는 게을리하는 너의 삶 같이, 생각만 있지 쉽게 움직이지 않는 몸은 어쩔 수가 없다.

 

너는 그저 속히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서 식탁을 산 다음 엄마도 같이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엄마를 부탁하기 전에, 엄마 말을 들어줘야지..하는 생각은 못하고.

 

- 다음 생애에는 '새'가 되고 싶다는 엄마의 꿈을 어제 안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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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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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하고, 정은 피보다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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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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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물이 만났다.

말이 필요없는 송강호.

『늑대의 유혹』에서 어느덧『전우치』로까지 성장한 강동원.

무언가 거대하고 엄청난 작품이 기대된다.

 

그런데 의외로 담백하다.

역할은 막중하고, 스토리는 장엄한데, 스크린 속 삶은 담백하다.

연유는 곧 관계의 소박함에서 나온다.

서로 살기 위해 만난 두 남자의 행보는 조촐하면서도 빛난다.

 

화면으로 다 보여주지 못한, 시간 속에 쌓인 정이

증오를 넘어 애증으로 겹겹이 쌓인 모양이다.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닌, '나 죽고 너 살자'는 심정으로 다가간 순간,

너나 모두 살게 된다는 진리는 그렇게 소리없이 찾아드는 모양이다.

 

義형제.

의로 맺은 형제.

피는 물보다 진하고, 情은 피보다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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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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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무 ~

은 죽었다. 적어도 나에게 신은 없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힌두교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종교로 인해 굶주리고 핍박받는 삶, 받아들일 수 없다.

내 길은 내가 만든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겠다.

간디보다는 바바사헤브를 따르겠다.

 

~ 소누 ~

남편에게 항상 서운하지만, 그렇다고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는 내 속의 무언가를 끄집어내었다.

가만히 있었다면 몸은 덜 힘들었겠지만, 마음은 더 답답했을 거다.

그 누구도 쉽게 나서지 못하던 것을, 그는 해냈다.

이제는 그를 믿는다. 그의 사상을 믿고 신념을 믿으며 우리의 미래를 믿는다.

 

~ 두르바 ~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내 신분은 변함없는 불가촉천민이다.

하지만 나는 신분을 초월하여 내가 하고 싶은 걸 이루어냈다.

내 신분보다 한층 높은 브라만들도 나를 우러러본다.

바이는 나를 무척 대견해한다. 하늘에 있을 다다도..

다다, 보고 있나요? 당신의 꿈이 이루어졌어요!

 

빛나는 두가지.

 

종교란 무엇일까? 이 역시 인간에 의한 산물이다.

종교의 기능은 어떠해야 하는가? 희망이지만, 희망고문은 안된다.

작품 속 종교는 그야말로 희망고문이었다. 종교에 귀의한, 오래도록 뿌리내린 독특한 율법으로 인해, 같은 사람이면서도 누구는 귀하게 누구는 천하게 태어나 한평생 천한 이가 귀한 이에 복종하고 접대하며 살아야 한다니. 끔찍하다. 있으니만 못한 종교다.

그 어떤 관습이나 종교도 인간 문화의 산물이고, 모든 것은 인간을 향해야 한다. 신은 인간 위에 있지 않다. 신은 인간 안에 있다.

 

풀뿌리 활동의 힘을 바라보며, '희망과 대안'의 귀추가 주목된다.

한 사람의 의지가 하나로 뭉쳐 자신의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모습.

누구도 시키지 않은, 자발적이었기에 더 값지고 아름다운.

'노사모', 그들 또한 행복했겠지?

먹고 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록 희생으로 보일지라도,

마음은 이미 먹지 않아도 배부른걸, 풍족한걸.

 

존엄한 인간으로 태어나, 존중하며 존중받는 당연한 삶.

그런 당연한 삶조차 누리지 못하는 이들.

전통을 가장한 악습, 종교를 가장한 악법은, 인권의 이름으로 깨뜨려야 한다,

다 같은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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