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이해
이강숙 지음 / 민음사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된 책이 한 권 있다. 오래된 시간 만큼이나 잊고 지내다가 이제야 기억이 났다. 대충 셈해 봐도, 출판된 지 30 년이 지난 책이다. 기대 반 걱정 반, 검색해보았다. 우와~

음악의 이해 (2판). 이강숙 지음. 2009년 3월 6일 출판. 민음사, 380 쪽.

책 표지가 바뀌었다. 초판 이후 나이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다. 표지에서, 하마터면, 책 제목 위에 작은 글씨로 씌여진 문구를 지나칠 뻔 했다. ˝클래식 초보자가 즐기면서 음악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끄는 입문서˝. ^^;

개정판. 1985년 3월 1일 초판이 세상에 나왔고, 2009 년 개정판이 나왔구나! 반갑다.

한편, 우리나라 출판업계 사정과 도서 시장의 현실을 알기에, 베스트셀러도 스테디셀러도 아닌, 전공서적 냄새가 풀풀 나는 책이 30 년 넘는 세월 동안 개정되면서 출판과 판매가 계속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반갑구나!

책 표지는 허물을 벗듯이 새 단장을 했다. 초판 표지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다. 인터넷 중고 서점 사이트를 여기저기 뒤져서 예전 표지를 찾았다. (첨부 사진 참고. 글 중간에 사진 넣는 방법을 모른다. ^^;) 그리고, 비록 완전하지 않지만, 오랫 동안 지워진 흔적의 조각을 찾을 수 있었다.

1989 / 민음사 / 319 쪽.

1991.04.15 / 7 쇄 / 민음사 / 316 쪽.

차례
1. 음악 이해의 길
2. 음악의 본질
3. 역사적 이해
4. 구조적 이해
5. 상황적 이해: 한국음악의 진로

1994 년 10 쇄 / 민음사 / 316 쪽.

2001.03.30 / 민음사 / 316 쪽.


클래식 음악에 푹 빠져서 음악 감상을 일과처럼 반복하던 때가 있었다. 그 무렵에 이 책을 읽었고 음악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클래식 초보자로 책 내용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웠었다. 음악학자가 저술한 책임을 감안하지 못한 탓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초판 표지를 눈여겨 보면 영어 단어(이름)이 여러 개 보인다. Gregorian, Machaut, Binchois, Dufay, Josquin des Prez, Palestrina, Bach, Beethoven, Chopin, Webern. 바로 작곡가의 이름들이다. 익숙한 이름 넷 말고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정체불명의 이름이지 않은가. 그 때는 그랬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표지에서도 (개정판과 다른) 현학적인 분위기를 간파할 수 있겠다. 개정판에서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자못 궁금하다.

오래 전에 알고 지내다 언젠가부터 연락이 단절되어 만나지 못한 스승과 우연잖게 다시 만남을 가진 다음 느끼는 기쁨이 이렇지 않을까. 그래서 별점이 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6-06-17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읽어 줘야 할듯합니다...그저 음악이 좋다라는 것보다는 조금 심취할수 있는 바탕이 될듯합니다..~~(오래되서 구할수 있을지 찾아 봐야 겠어여..좋은 정보네요..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06-17 20:19   좋아요 1 | URL
개정판이 나와 있으니 책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읽어보면 도움 됩니다!^^

지키미 2016-06-17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학교때 교양강의 음악의 이해 교재였었는데....기억이 나네요. 아직 집에 꼽혀 있는 책입니다. 1판이었던 걸로 기억

오거서 2016-06-17 20:17   좋아요 0 | URL
저한테 있는 책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

clavis 2016-06-17 2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강숙 선생님 강의를 객석이 주최한 ˝음악과 직업˝이라는 강좌를 통해서 들었어요.어항에 살던 금붕어를 큰 강에 풀어놓아도 자기가 살았던 어항의 크기에서만 맴돌뿐이더라,그러니 평소의 나와바리를 넓히며 식견을 두루 갖추라..그런 이야기를 하시던 기억이 왜 나는 걸까요?^^
저도 그립던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대학로 정미소에서 강의듣던 푸른 이십대!!

오거서 2016-06-17 21:07   좋아요 1 | URL
이강숙 교수님께서 강의하는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아~. 월간 객석에도 자주 나오셨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요 ^^;
 

서양음악사를 다시 공부하고 있다. 오래 전에 서양음악사를 공부한 바 있지만, 망각 소멸 전에 남아 있는 기억을 소생시키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 음악을 `클래식 음악(classical music)`이라고 부른다. 정확하게는 서양 고전 음악을 일컫는다. 이는 팝송(pop song)이 대표격인 대중 음악과 구분되는 서양 고전 음악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은 영어를 번역하지 않고 발음대로 표기한 것이지만, 이는 18 세기 서양의 고전 시대(Classical) 음악과 구분되는, 우리말에서는 적절해보이는 용어로도 여겨진다.


음악의 역사를 이해하기 앞서, 장구한 시간 동안 창작된 수많은 음악을 분류하는 기준이 중요하다. 음악사에서는 시간에 의한 분류, 즉 시대로 분류하는 기준을 많이 사용한다.


서양 고전 음악 시대와 기간

1. 중세 Medieval 500–1400 년경
2. 르네상스 Renaissance 1400–1600 년경
3. 바로크 Baroque 1600–1760 년경
4. 고전 Classical 1730–1820 년경
5. 낭만 Romantic 1780–1910 년경
6. 인상주의 Impressionist 1875–1925 년경
7. 근대 Modern 1890–1975 년경
8. 현대 Contemporary 1975 년경 이후 현재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 21 번 Bb 장조, D.960
Piano Sonata No. 21 in B flat major, D.960

• 작품 해설

슈베르트(1797~1828)는 죽음을 맞기 전 2 달 동안 피아노 소나타 3 곡을 거의 동시에 작곡했다. 피아노 소나타 제 19 번부터 제 21 번까지 '슈베르트 최후 3 대 소나타'라고 불린다. 그 중에서도 제 21 번은 슈베르트가 남긴 피아노 음악 가운데서도 가장 걸작으로 꼽힌다.

• 작품 구성

I. Molto moderato
II. Andante sostenuto
III. Scherzo. Allegro vivace con delicatezza
IV. Allegro, ma non troppo

• 연주자

피아노, 스뱌토슬라프 리히테르 (Sviatoslav Richter)

• 연주 시간: 약 46 분.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6-06-1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엔 이 곡으로 감상하겠습니다^^..

오거서 2016-06-16 18:47   좋아요 0 | URL
즐감하시길! ^^

비로그인 2016-06-16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하루종일 들었지 뭐예요~이렇게 올려주셔서 덕분에 또 잘 듣고 갑니다 ^^

오거서 2016-06-16 20:07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장대비가 쏟아지는 동안 들었어요. 그리고 오늘도!
여하튼 즐감하셨다니 다행입니다. ^^
 

요즘 원두커피도 자판기처럼 커피머신으로 뽑아 먹는다. cappuccino, strong, light 중 하나를 고르면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컵이 제공되지 않아 머그 컵으로 커피를 받아내도록 사전 준비하는 것만 제외하면 자동인 셈이다. 원두커피를 직접 핸드드립해서 먹어본 적이 있다면 알겠지만, 커피 한 잔을 얻기까지 그 과정이 적잖이 성가시다. 그러나 원두 향과 커피 맛에서 보상을 얻기에 그런 불편함를 감내하지 않던가. 그에 비하면, 커피머신은 커피를 얻기까지 필요한 수고를 덜어 준다. 세상살이가 이렇게나 편해지다니.

오늘도 옹달샘을 찾는 토끼 마냥 커피머신 앞으로 다가가서 커피를 누른다. 사무실 일을 도와주시는 아주머니 한 분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원두 커피를 마시면 살이 빠진다네요. ˝
˝정말요? 나는 매일, 하루에도 서너 잔을 마시는 데도 빠지는 커녕 … 이 몸매 봐요? 아니네요!˝
˝(아주머니는 난감해 하면서) 원래 … 체격이 있으니까 …˝

아주머니가 작은 미소를 남기고 나한테서 멀어졌다. 덕분에 아침에 웃는다. 오늘도 유쾌하게 시작~~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양철나무꾼 2016-06-14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덕분에 저도 웃었습니다.
전 한때 아메리카에선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줄 알았었습니다~^^

오거서 2016-06-1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 더 크게 웃게 만드시는군요.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데 앞으로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ㅋㅋ
후텁지근한 날씨지만 덕분에 유쾌함이 곱절이 되는군요. 무더위를 잘 이겨내시길! ^^

수이 2016-06-14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푸치노나 에스프레소를 좋아해요. 하지만 살이 찌니까 ㅠㅠ 아메리카노는 매일매일. 하지만 저..저도 살은..... ㅠㅠ
 

며칠 전에 감상한 클래식 음악, `달빛`은 드뷔시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Suite Bergamasque)`으로 발표한 작품에 속하는 곡이다. 이 작품에 대해, 특히 베르가마스크 표제와 관련하여, 내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지식이 부족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에 새로 알게된 내용을 첨삭하여 정리해두고자 한다.

먼저, 이제껏 내가 알고 있던 바는 이러했다.

베르가마스크는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생겨난 춤곡 양식으로, 드뷔시가 베르가모 지방을 여행하면서 받은 인상을 작품으로 표현하기 위한 표제로 차용하였다.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은 `달빛`을 포함하여 모두 4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전주곡 (Prelude)
2. 미뉴에트 (Minuet)
3. 달빛 (Clair de Lune)
4. 파스피에 (Passepied)

간단 명료한 작품에 대한 이해. 여기에 드뷔시의 생애 그리고 작품 세계와 관련된 내용을 첨삭해서 좀더 풀어본다.

드뷔시(1862~1918)는 11 세가 되던 해인 1872년 파리국립음악원에 입학하였고, 1884 년 로마 대상을 수상하여 3 년 동안 이탈리아 로마에서 유학했다. 이후 귀국하여 1887 년 말라르메 살롱에 출입하면서 인상파 화가와 시인들과 교류하게 되고 인상주의에 대한 관심이 키웠다. 1894 년에 말라르메 시에 의한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발표했다.

한편 드뷔시는 바그너를 추종하여 독일 바이로이트를 두 차례 방문하였다. 바그너는 당시 대세였으나, 오히려 드뷔시는 바그너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반바그너적 성격이 더욱 뚜렷해진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를 발표하여 찬반양론이 거세게 맞붙기도 하였지만, 공연이 거듭되면서 결국 오페라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 무렵에, 1889 년 파리에서 세계박람회가 개최되었을 때, 드뷔시는 자바 전통음악을 접하게 되고, 이 음악에서 신선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 1890 년에 베르가마스크 모음곡(Suite Bergamasque)을 작곡하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표제가 붙었던 것은 아니고 작품이 완성되고나서 1905 년에 출판하면서 붙여진 것이다.

이탈리아 베리가모 지방에서 16~17 세기에 유행했던 민속춤과 음악을 베르가마스크라고 불렀다. 춤은 뚜렷하게 정해진 양식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고, 대중들 사이에서 즉흥적이고 자발적으로 추어졌던 것 같다. 음악 역시 광범위하여, 처음에는 춤을 반주할 수 있는 곡이면 `베르가마스크`라고 불렸고, 대부분 간단한 선율에 의한, 빠른 2 박자 또는 4 박자의 음악이었다고 한다.

16 세기말부터 베르가마스크는 기악 음악의 쟝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는데 프레스코발디 등과 같이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이 베르가마스크를 제목으로 작품을 다수 남기고 있다. 같은 제목을 가진 음악 중에서 아마도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드뷔시가 폴 베를렌(Paul Verlaine) 시집 `우아한 축제 (Les Fêtes galantes)`를 읽고서 그 느낌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작품에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라고 표제를 붙였다. 시집에 실린 시 중에서 `달빛 (Clair de lune)`의 한 싯귀로부터 이 모음곡의 제목이 유래했다.

베를렌의 시 `달빛` 첫 연은 이러하다.

Votre âme est un paysage choisi / Que vont charmant masques et bergamasques / Jouant du luth et dansant et quasi / Tristes sous leurs déguisements fantasques.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영혼은 선택된 경치 / 그 속으로 멋부리며 지나가는 가면과 베르가마스크의 행렬 / 류트를 연주하고 춤추며 / 화려한 변장 뒤에서 슬퍼하며.

시 제목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3 번째 곡의 표제가 되었고, 4 번째 곡은 파반느(Pavane)로부터 비롯되었다.

또한, 싯구에서 비롯된 `가면(Masque)`이라는 표제의 곡이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의 일부가 될 뻔 하였지만, `가면`은 독립된 곡으로 분리되어 출판되었다.

감상을 위한 조언

`달빛`은 드뷔시 전체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따로 자주 연주되고 있고, 영화음악 등을 통해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을 알기 전에 이미 익숙해졌을 수도 있겠다. 모음곡의 나머지 곡도 하나씩 찾아서 감상한다면, 바그너가 대세이던 시대에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과감하게 노선을 달리 했던 선구자로서 그리고 인상주의 음악을 선도한 드뷔시의 서정성이 넘치는 작품임을 알게 되고, 깊은 매력에 빠지게 되리라 본다.


*참고 자료: 위키 백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6-06-1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찾아서 들어 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BihNelrJ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