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감상한 클래식 음악, `달빛`은 드뷔시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Suite Bergamasque)`으로 발표한 작품에 속하는 곡이다. 이 작품에 대해, 특히 베르가마스크 표제와 관련하여, 내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지식이 부족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에 새로 알게된 내용을 첨삭하여 정리해두고자 한다.

먼저, 이제껏 내가 알고 있던 바는 이러했다.

베르가마스크는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생겨난 춤곡 양식으로, 드뷔시가 베르가모 지방을 여행하면서 받은 인상을 작품으로 표현하기 위한 표제로 차용하였다.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은 `달빛`을 포함하여 모두 4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전주곡 (Prelude)
2. 미뉴에트 (Minuet)
3. 달빛 (Clair de Lune)
4. 파스피에 (Passepied)

간단 명료한 작품에 대한 이해. 여기에 드뷔시의 생애 그리고 작품 세계와 관련된 내용을 첨삭해서 좀더 풀어본다.

드뷔시(1862~1918)는 11 세가 되던 해인 1872년 파리국립음악원에 입학하였고, 1884 년 로마 대상을 수상하여 3 년 동안 이탈리아 로마에서 유학했다. 이후 귀국하여 1887 년 말라르메 살롱에 출입하면서 인상파 화가와 시인들과 교류하게 되고 인상주의에 대한 관심이 키웠다. 1894 년에 말라르메 시에 의한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발표했다.

한편 드뷔시는 바그너를 추종하여 독일 바이로이트를 두 차례 방문하였다. 바그너는 당시 대세였으나, 오히려 드뷔시는 바그너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반바그너적 성격이 더욱 뚜렷해진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를 발표하여 찬반양론이 거세게 맞붙기도 하였지만, 공연이 거듭되면서 결국 오페라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 무렵에, 1889 년 파리에서 세계박람회가 개최되었을 때, 드뷔시는 자바 전통음악을 접하게 되고, 이 음악에서 신선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 1890 년에 베르가마스크 모음곡(Suite Bergamasque)을 작곡하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표제가 붙었던 것은 아니고 작품이 완성되고나서 1905 년에 출판하면서 붙여진 것이다.

이탈리아 베리가모 지방에서 16~17 세기에 유행했던 민속춤과 음악을 베르가마스크라고 불렀다. 춤은 뚜렷하게 정해진 양식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고, 대중들 사이에서 즉흥적이고 자발적으로 추어졌던 것 같다. 음악 역시 광범위하여, 처음에는 춤을 반주할 수 있는 곡이면 `베르가마스크`라고 불렸고, 대부분 간단한 선율에 의한, 빠른 2 박자 또는 4 박자의 음악이었다고 한다.

16 세기말부터 베르가마스크는 기악 음악의 쟝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는데 프레스코발디 등과 같이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이 베르가마스크를 제목으로 작품을 다수 남기고 있다. 같은 제목을 가진 음악 중에서 아마도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드뷔시가 폴 베를렌(Paul Verlaine) 시집 `우아한 축제 (Les Fêtes galantes)`를 읽고서 그 느낌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작품에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라고 표제를 붙였다. 시집에 실린 시 중에서 `달빛 (Clair de lune)`의 한 싯귀로부터 이 모음곡의 제목이 유래했다.

베를렌의 시 `달빛` 첫 연은 이러하다.

Votre âme est un paysage choisi / Que vont charmant masques et bergamasques / Jouant du luth et dansant et quasi / Tristes sous leurs déguisements fantasques.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신의 영혼은 선택된 경치 / 그 속으로 멋부리며 지나가는 가면과 베르가마스크의 행렬 / 류트를 연주하고 춤추며 / 화려한 변장 뒤에서 슬퍼하며.

시 제목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3 번째 곡의 표제가 되었고, 4 번째 곡은 파반느(Pavane)로부터 비롯되었다.

또한, 싯구에서 비롯된 `가면(Masque)`이라는 표제의 곡이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의 일부가 될 뻔 하였지만, `가면`은 독립된 곡으로 분리되어 출판되었다.

감상을 위한 조언

`달빛`은 드뷔시 전체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따로 자주 연주되고 있고, 영화음악 등을 통해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을 알기 전에 이미 익숙해졌을 수도 있겠다. 모음곡의 나머지 곡도 하나씩 찾아서 감상한다면, 바그너가 대세이던 시대에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과감하게 노선을 달리 했던 선구자로서 그리고 인상주의 음악을 선도한 드뷔시의 서정성이 넘치는 작품임을 알게 되고, 깊은 매력에 빠지게 되리라 본다.


*참고 자료: 위키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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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6-1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찾아서 들어 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BihNelrJ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