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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 ㅣ 알콩달콩 우리 명절 3
김미혜 글, 최현묵 그림 / 비룡소 / 2010년 5월
평점 :
김미혜 글 / 최현묵 그림 / 비룡소
단단이는 무엇이든 아주 잘 먹는 꼬마 귀신이에요.
어느 날, 팥죽 냄새를 맡고서 입맛을 다시는 단단이에게 엄마는 팥죽이 붉은 빛깔을 가진 음식이기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무서운 거라 말합니다.
하지만 엄마 몰래 마을로 내려온 단단이는 은곰이네 집으로 숨어 들게되고.. 은곰이 엄마는 은곰이에게 집안 곳곳에 팥죽을 뿌리거나 팥죽을 한그릇씩 가져다 놓으면 팥죽의 붉은색이 귀신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고 말씀하시지요.
더럭 겁이 났지만 단단이는 집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개와 닭들에게 쫓겨 다닙니다.
그때 장수가 자기 집 팥죽을 가지고 와선 나쁜 병을 다 막아 내시라며 드시라 하지요.
은곰 엄마는 장수에게 새해 달력을 주시며 새 달력 걸고 새해를 맞으라는 덕담을 건네십니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 다는 말에 은곰이는 팥죽을 먹고 아빠와의 씨름에서 이깁니다.
장수가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먹고 은곰이와 팔씨름을 해서 이기는 것을 본 단단이는 팥죽을 먹으면 힘이 세지는 줄 알게 되지요.
결국 팥죽을 먹지 못하고 지쳐 집으로 돌아온 단단이는 엄마에게 팥죽을 쒀 달라 조릅니다.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밤, 단단이와 엄마의 실랑이가 계속 됩니다.
구수한 팥죽 냄새를 맡고서 팥죽이 먹고 싶어 마을을 헤매는 꼬마 귀신 단단이, 그리고 '귀신이 무슨 팥죽이야!!' 하며 부글부글 속 끓는 엄마귀신의 이야기입니다.
엉뚱하고 귀여운 단단이의 행로를 쫓다 보면 동지날의 풍습과 먹을거리 등을 살펴 볼 수 있어요.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붉은색의 팥죽을 쒀서 집안 곳곳에 뿌리거나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넣은 팥죽 한 그릇을 먹고 또 이웃들끼리 팥죽을 나눠 먹고 새해 달력을 나누는 풍습 등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담겨 있습니다.
일년 중 가장 밤이 긴 날로만 알았는데 옛 사람들은 동짓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해 다시 양의 기운이 싹트는 날로 여겨 작은 설로 보냈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부록에는 동짓날의 풍습과 음식, 역질귀신과 농가월령가에 실린 동지 등을 실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명절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 줍니다.
동지 팥죽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선지 표지 제목부터 그림에까지 팥죽색이 많이 쓰여졌어요.
면지에는 이야기에 관련한 주인공들과 소재들이 그려져 있고 본문에 팥죽을 먹은 은곰이와 장수 등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그림자같은 팥죽색 그림들이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이 동짓날이었지요?
동짓날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었는데 따끈한 팥죽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그날 팥죽을 끓여 먹을까 했는데 규현이가 낮에 면을 먹어 싫다고 해 동지 다음날 아이들과 새알심을 빚어 동지 팥죽을 끓여 보았어요.
전라도는 새알심도 해먹지만 팥칼국수라 해서 새알심 대신 국수로 썰어 넣어 먹기도 해요.
팥죽은 일 년에 서너 번씩 해먹는데 그동안 국수로만 해먹었던 터라 아이들이 새알심은 처음 만들어 보았어요.
미리 팥을 일어 씻고 처음 끓인 팥물을 따라 버린 다음,, 두 번째 물을 부어 푹 삶아냈어요.
식힌 팥을 체소쿠리에 넣고 주무르면 앙금은 아래로 빠지고 껍질이 걸러지는데 그것은 규현이더러 해보게 했어요.
미적미적 느낌이 이상하지만 재밌다고,, 자기가 요리사가 된 거 같다 합니다.
새알심을 만들기 위해 규현이에게 찹쌀가루를 맡겼어요.
제가 끓여 식힌 물을 적당량 붓고.. 뭉치듯 치대주라 했더니 앙금내기보다 잘 안된다며 한참 조물거리기만 했습니다.
새알심을 빚으려는데 마침 유주가 자다 일어나 함께 만들었어요.
손바닥에 둥글려 작은 알처럼 빚어놓고 둘이 속닥속닥~ 죽을 끓일 때 새알심을 넣어 보고 싶다 합니다.
솥이 뜨거워 멀찌기서 던져 넣으니 팥물이 튀고.. 결국 두 개씩만 새알심 투하를 했습니다.^^
새알심 말고도 불린 쌀을 넣기도 하던데 전 그냥 찹쌀가루를 조금 뿌려 넣었어요.
새알심이 왜 새알심인지도 이야기 하고..
새알심이 익으면 동동 떠오를거라 했더니 그걸 보여달라고 해서 죽에 뜬 새알심 구경?도 시켰어요.
새알심 동동~ 동지 팥죽이에요.
규현이랑 유주 그릇에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넣어 주었더니 규현이가 "엄마랑 아빠는 서른여덟 개를 먹어야 하네?? 하면서 넘 배부르겠다 합니다.
저랑 규현아빠는 남은 새알심 팥죽을 먹은 다음 다시 숙성시킨 반죽을 꺼내 칼국수로 밀어 팥칼국수를 만들어 먹었어요.
아이들도 더 먹겠다 해서 상에 앉았는데 서로 옆에 귀신 단단이가 있다 놀려가며 먹었습니다.
하루 늦긴 했지만 동짓날 해먹어야 할 팥죽을 끓여 먹어 웬지 건강해지고 액땜도 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