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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꼬까신 아기 그림책 11
최숙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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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 글. 그림 / 웅진주니어

엄마랑 동물원에 왔어요.
동물원에는 귀엽고 재미난 아기 동물들이 아주 많아요.
엄마는 내가 아기였을 때 아기 캥거루처럼 아주 조그맣고 아기 오리들처럼 꽥꽥 울고 또 아기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었대요.
그리고 아기 돼지처럼 엄마 젖만 먹고 아기 사자처럼 쿨쿨 잠만 자고 아기 악어처럼 엉금엉금 기어다녔대요.
하지만 난 엄마 말을 믿기 어려워요.
난 지금 이렇게 커서 또박또박 말도 하고 혼자 머리도 말 수 있고 뭐든지 잘 먹고 눈도 말똥말똥하고 쌩쌩쌩 달릴 수도 있어요.
난 다 컸어요!!  
 
삐삐 머리를 했던 [괜찮아]속 아이가 단발 머리를 하고 돌아보며 "내가 정말?"하고 있는 책표지 그림이 눈에 가득 들어 옵니다.
유주도 단번에 알아보며 [나도나도]랑 [괜찮아]에 나오는 아이라고 또 [엄마가 화났다]를 쓴 작가라 아는 체 하네요.
이 동글한 얼굴에 커다란 눈, 예쁜 웃음을 가진 아이가 그만큼 친근해졌겠고 또 아이들의 성장을 주제로 엄마들의 공감을 읽는 최숙희작가님의 매력이기도 하겠지요.

아기 동물을 보며 아이의 아가 적 모습을 이야기하는 엄마에게 아이는 아주 당당한 표정으로 자기가 혼자 할 수 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말하며 "난 다 컸어!"라 외칩니다.
그런데 이 아이, "나도 다 알아", "나도 많이 컸어"라 말하는 우리집 아이들이랑 아주 비슷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느낄 아이들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일텐데요..
작가는 아이들이 태어나서 이때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 준것을 칭찬하고 앞으로도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요.그리고 "아기였을 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정말정말 사랑한다"고 말해 주라 합니다.
아직도 여전히 엄마 손이 많이 가는 어린 아이들이지만 종종 아이들 노는 걸 볼 때 드는 새삼스럽고 대견한 기분.., 그림책 속 엄마 마음도 그런 것이겠지요. 

화려한 색깔의 선명한 그림들과 행복한 표정은 이 책의 따스한 느낌을 더해 줍니다.
특히 마지막 엄마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아무리 커도 엄마 등에 업혀 기분 좋다 하는 아이의 재잘거림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부록으로 성장앨범이 딸려 있어 제 2의 그림책처럼 우리아이의 모습으로 담을 수 있게 구성해 놓았어요.
책만 읽기엔 아쉬워 아이들 어릴 때 사진을 함께 보았는데 '이랬는데', '저랬는데..' 이야기하며 많이 웃게 되더라구요.
부모 마음에도 아이 마음에도 따뜻한 감정이 흐르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이 보람되고 또 감사한 일이기 때문일겁니다.   

아기 오리들처럼 꽥꽥 울어대고 아기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고 아기 하마처럼 이가 몇 개 없는 아가적의 너!

아기의 모습을 작고 귀여운 아기 동물들의 특징에 비유한 것이 기발하리만치 너무 잘 들어맞는데요...
그중에도 '아기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다' 한 대목을 저희 아이들은 재밌어 하며 책읽기할 때마다 서로 닮았다 웃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제 눈에는 '~처럼' 요 부분이 눈에 들어서..
아이들과 즉석으로다가 '나는 *** 같다' '너는 ***같다' '밥은...' '방귀는...' 등으로 주거니받거니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답에 또 그럴싸한 표현을 툭툭 뱉어 속으로 놀라기도 하고 그래 아이들에겐 '작은 시인들~'이라 불러 주었습니다.^^ 
아이들도 적극적이고 아주 재밌어라 하면서 밥 먹고 또 해보자 하길래, 아예 활동지로 만들어 아이들의 생각을 지면에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유주가 규현이를 따라하는 경향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각자 조용히 적어보자 했어요.
(사실 누군가의 의견을 들으면 생각지 못했던 다른 것들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지만요...)

규현이가 이름 등을 적고 활동지를 살펴 보더니 "난 하얀색만 보면 머릿속이 하애져~"라고 말해 웃었어요.
"담에는 색지로 준비해주마~"하고 적어보라 했더니 마치 시험을 보듯 (유주 볼까봐) 손으로 가리고 쓰네요.

엉뚱한 규현이, 자기는 오빠가 없는데 왜 '오빠는'을 넣었느냐고 태클~ 덩달아 유주도 자기는 동생이 없다구요..
그래서 내 동생이나 오빠가 아닌 일반적인 오빠와 동생으로 생각하라 했더니 다른 걸로 바꾼다며 각자 형과 언니로 바꿨어요.

활동지를 마친 다음엔 서로 바꿔 큰 소리로 읽어보라 했어요.
'타조는'과 '엄마는' 두 개가 서로 쌍둥이 답이 되었다고 규현이는 "엄마 모르게 유주가 본 거 같아"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이들이 저더러도 해보라 해서 즉흥적으로 떠올리는 답을 말해주었는데 아이들이 제 말을 너무 집중해 들어 좀 긴장되었습니다.^^;;


'멋진 나는'을 '예쁜 나는' 으로 바꾸며 시작한 박유주입니다.

평범한 비유표현도 있었고 또 유주의 생각에 박수를 주고픈 눈에 띄는 예쁜 표현들도 있었어요.

웃음은 사탕 같다. 달콤하니까
변기는 천둥번개 같다. 우르릉하니까
나는 공주 같다. 아름다우니까  
사랑은 에로스 같다. 사랑의 화살이 있으니까
시계는 세계일주 같다. 바늘이 (한 바퀴) 돌아가니까

 

 

거울은 찌찌뽕 같다. 내가 얼굴을 들이대면 (똑같이) 보이니까


 

웃음은 개구리 10마리 같다. (웃음) 소리가 아주 크니까
변기는 괴물 같다. 다 빨아들이니까
사랑은 불사신 같다. 끊기지 않으니까
시계는 에너자이저 같다. 쉬지 않고 맨날 도니까
거울은 착한 아이 같다. 거짓말을 안하니까

규현이는 '나는'을 쓸 때 생각을 더 오래 하더라구요.
정작 답은 자신의 얼굴로 비유했지만,, 규현이의 마음을 짐작해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비유하기'를 해보니 글로 하는 것보다는 말로 하는게 표현이 더 풍부하고 창의적이었어요.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더 적극적으로 많은 표현말들이 있었고요.
연관된 단어들로 비유를 한다면 그것이 그대로 예쁜 동시가 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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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는 사계절 중학년문고 23
이수경 지음, 허구 그림 / 사계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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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동시집 / 허구 그림 / 사계절

"안녕? 난 '우리'라고 해. 네 이름은 뭐니? 어디쯤 살아? 나처럼 키가 작니? 아니면 내 짝꿍 승호처럼 밤송이 머리에 장난꾸러기야?
넌 뭘 좋아해? 비 오는 날을 좋아하고 풀, 꽃, 나무 향기 가득한 숲 속 놀이터에서 놀길 좋아하니?
난 장다리꽃을 좋아하는데 넌 어떤 꽃을 좋아해?"    (서문에서)


서문 시인의 말을 먼저 읽으니 "우리"라는 아이가 인사를 건네며 자기 가족과 사는 곳, 친구와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마흔 두 편의 동시들..
이 시집은 동화책처럼 구성되어 주인공 '우리'가 자신의 엄마와 가족, 학교 친구들과 이웃들간의 이야기를  동시로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우리'를 둘러싼 주변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일, '우리'의 생각과 느낌, 친구와 이웃들의 근황까지도 알게 되어 책장을 덮을 즈음엔 '우리'라는 아이에 대해 친근한 느낌도 들고 또 어렴풋이나마 '우리'의 얼굴도 그려보게 되고요.
돌아가신 아빠 대신 가족을 위해 일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향한 우리의 사랑과 애틋함이 담긴 동시도 있고 동생을 돌보다 차라리 공부를 하는게 낫다하는 푸념 섞인 동시나 방귀를 뀌어놓고 의자에게 미안하다 하는 우리의 엉뚱한 동시는 절로 웃음이 나게 합니다.  
배추벌레한테 엄마가 보면 큰일 나니 배추는 조금만 먹고 명아주랑 질경이를 조금만 먹으면 안될까하고 말하는 우리의 순수함, 친구를 바라보는 넉넉한 이해와 요즘 우리집과 정말 딱 맞는 일이라 완전 공감가는 <한숨>동시까지.. 
따뜻한 공감과 웃음을 주었다가 때론 가슴 찡하게도 하는 이 동시집은 아마 우리 사는 이야기들을 진솔히 담고 있어 그러지 싶어요.
열한 살 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동시들을 읽으며 함께 열한 살 아이가 되기도 하고 그 순수함을 부러워해보기도 했어요.


1. 노래로 동시 읽기

동시책이라 아이들과 책읽기를 할 때 서로 번갈아가며 읽었어요. 
몇 개 읽다보니 시가 짧고 반복형 구절도 많아 흥얼흥얼 리듬을 타며 읽게 되고.. 그러다가 노래로 불러 읽어주었는데 아이들이 아주 재밌어 했습니다. 그리고 동시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면 금방 자연스레 외어지기도 해요.

<반달>

마당 위에 / 초여름 / 반달이 떴다. //
나머지 반쪽은 / 어디 갔을까? //
우리 엄마 / 밝혀 주러 / 산 너머 갔나?



<마음에 꼭 드나 봐>

내 원피스 빨래해서 / 널어 뒀더니 // 지나던 / 남실바람 / 입어 보네요. //
요리조리 입어보고 / 뽑내 보더니 // 마음에 꼭 드나 봐. / 벗질 않네요.



 

규현이도 해보고 싶다길래 동시를 읽고 느낌이나 분위기에 따라 노래를 느리거나 빠르게 불러보자 했어요.
노래로 할 것을 고르느라 책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엄마 마음 내 마음>과 <통역>을 먼저 골라 부르고 마지막에 <마음에 꼭 드나 봐>를 노래로 불렀어요.
<통역>동시는 아기의 옹알이를 랩처럼 부르며 (완전 제맘대로라 노래같진 않았는데) 아이들이 가장 재밌어하는 노래였습니다. 
유주는 자기가 <마음에 꼭 드나 봐>를 할랬는데 화장실 다녀온 사이 오빠가 먼저 해버렸다며 삐졌어요.
'다르게 불러도 된다' 달래도 쇠심줄에 똥꼬집 유주양, 안한다고요..  

2. 피아노 연주로 노래해보기



동영상으로 찍어두지 않으면 부를 때마다 노래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살짜~기 좀 달라져요.
다음 날 아침에 규현이랑 둘이서 동영상을 보다가 피아노로 연주해볼까 했두만.. 좋다 합니다.
한 구절씩 피아노를 치면서 음을 찾고 계이름으로 적어선 음표 없는 계이름 악보를 만들었어요.

<외로워서>

순정이네 / 떠나간 / 작은 빈집에 //  거미도 / 떠났나 봐. / 거미줄 두고 //
외로워서 / 한숨짓다 / 떠나갔나 봐. // 텅 빈 거미줄이 / 빈집에 남았다.


  


오후에 유치원 다녀온 유주랑 함께 노래를 불렀어요.
신기하게도 두어 번만 불렀는데 유주도 금방 따라 불렀어요.

<눈물은 따뜻해>

기뻐도 / 뚝뚝 / 따뜻한 눈물 // 고마워요. / 감사해요. / 보고 싶어요. // 따뜻한 / 마음 담아 / 따뜻한 눈물 //
슬퍼도 / 뚝뚝 / 따뜻한 눈물 // 잘못했어! / 미안했어! / 용서해 줘요. // 따뜻한 / 마음 담아 / 따뜻한 눈물


 


이 노래를 듣던 규현아빠,, "이거  새우깡'노래랑 리듬이 좀 비슷한데???."하고
그리고 잠시 후 또 "신데렐라랑 시작이 좀 비슷한거 같은데?" 하더군요.
그래서 동요집에 '신데렐라'가 있어 찾아봤더니!!! 계이름 앞부분이 같네요.@-@
거기다 앞에 <외로워서>랑 <눈물은 따뜻해>노래의 일부분에서 계이름이 똑같기도 해 한참 웃었어요.
의도하지 않은 표절에.. 규현이랑 아빠는 저를 놀릴 뿐!이고~^^
그래도 놀다가도 그 노래들을 연주하는 걸 보면 전 혼자 뿌듯할 뿐이었고요.^^

<마음에 꼭 드나 봐>

내 원피스 빨래해서 / 널어 뒀더니 // 지나던 / 남실바람 / 입어 보네요. //
요리조리 입어보고 / 뽑내 보더니 // 마음에 꼭 드나 봐. / 벗질 않네요.

 


규현이가 불렀던 노래도 계이름을 찾아 연주해보자 했어요.
한 구절씩 부르며 피아노를 쳐 음정을 적고.. (완전 도치맘이었습니다^^)
규현이는 피아노를 치고 유주는 노래를 부르고.. 우리 박남매의 작은 음악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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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과 흑룡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2
이강 그림, 정하섭 글 / 길벗어린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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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섭 글 / 이강 그림 / 길벗어린이

달도 별도 없는 깜깜한 밤, 번갯불과 천둥이 울리더니 순간 아주 커다란 것이 땅으로 곤두박칠쳤습니다.
다음날 마을 사람들은 백두산 꼭대기에 똬리를 틀고 앉아 해를 가리고 있는 흑룡 한 마리를 보았지요.
흑룡은 자신이 세상의 왕이라며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자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외칩니다.
그리고 백두산 꼭대기에 세상에서 가장 높고 넓고 멋진 궁전을 짓게 하고 또 값진 보물을 모두 바치라 명령합니다.
게다가 동네마다 젊은 남자들과 여자들을 한 명씩 뽑아 바치라고 하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다른 건 다 바쳐도 사랑하는 아들 딸 형제 자매는 바칠 수 없어 흑룡의 명령을 따르지 않습니다.
화가 난 흑룡은 백두산을 칭칭 휘감아 물길을 모두 막아버렸고, 들판의 곡식들은 모두 말라비틀어져 갔어요
사람들은 하늘에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기도를 올린 지 백일째 되는 날 하늘에서 청룡이 내려와 흑룡과 한바탕 싸움을 벌이지만 승부는 좀처럼 나지 않습니다.
사흘이 지나자 청룡과 흑룡은 둘 다 상처투성이가 되어 지쳐 쓰러졌어요.
먼저 몸을 일으킨 흑룡이 다시 공격하려는 순간 청룡은 사람들이 애타게 응원하는 소리를 듣고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번개를 부릅니다.
결국 번개를 맞은 흑룡은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청룡은 흑룡의 궁전을 허물고 큰 못을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백두산 천지랍니다.
청룡은 백두산 천지에 살면서 강과 우물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흘려보내 주었고 사람들은 가끔 백두산 천지 위를 날아오르는 청룡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진짜 백두산에 가면 청룡이 있어?"  
이 책을 읽고 규현이가 이렇게 물었는데요...
백두산 천지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유래를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왠지 진짜인 것처럼 실감나고, 그래서 아이들은 재밌다 합니다.   
글과 그림 모두에서 박진감이 느껴지는데 주인공이자 상상속의 동물인 용의 모습이 아주 자세하게 그려졌어요.
그리고 번지는 듯한 수묵화 느낌의 그림과 섬세한 배경그림은 신비로운 이 이야기의 깊이를 더해 줍니다. 

겨울방학에 [해치와 괴물 사형제], [쇠를 먹는 불가사리]를 읽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상상의 동물 시리즈인거 외에도 세 가지 책 모두 정하섭작가가 쓰신 공통점이 있더라구요.
아이들이 즐겨 읽던 [열두 띠 이야기] 책과 [나무는 알고 있지]까지 쓰신 분이라.. 책을 모두 찾아 보고 우리끼리 반가워했던 기억이 나요.
청룡과 흑룡의 싸움, 백두산 천지 뿐만 아니라 우리에겐 작가님의 이름도 떠오를 책이 되었어요.

이 책은 용이 등장하는 부분에선 번짐효과가 많아 수묵화같은 느낌이 들어요.
집에 마침 화선지 두 장이 있길래 아이들에게 화선지에 용그림을 그려보자 했습니다. 


 

재료를 준비하자마자 아이들이 벼루에 먹을 갈고 싶다 했어요.
먹물이 있어서 따로 갈지 않아도 되는데 안하던 걸 하는 재미에 그림보다 먹갈기가 먼저 아이들의 관심을 샀습니다.
화선지에 곧장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유주는 길쭉한 모양이지만 규현이는 얼굴을 거침없이 크게 그리더니..
그림을 잘 못 그린거 같다며 기분이 급다운되었어요.

스케치북에 하면 된다고, 그리고 굳이 용이 아니어도 상상의 동물을 그리면 된다 했는데..
원칙맨 규현이 '아메리카 들소처럼 그려졌다' 소리만 여러 번.. 
혼자 그림을 계속 그리던 유주는 청룡의 이빨을 '내맘대로니까' 파랑 물감으로 칠한다며 새로운 스타일의 용을 완성했습니다.

규현이는 안한댔다가 미련이 남는지 붓을 놓지 않고 있다가 유주가 물감을 쓰니 일단 몸통만 칠하더군요.
힘차게 달려가는 맹수처럼 보인다고 했더니 규현이 "맹수가 아니고 날개달린 용이야"라며 날개를 그리고 그림이 마를 동안 신문지에 서예를(?) 쓰기도 했어요.
유주는 그림을 그린 붓이 '옛날 글자를 쓰는 붓'이니까 자기도 한자를 써야겠다고요..
용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적고 한자책을 보며 한자도 세 개를 골라 따라 쓰고요.
글씨는 엉성한데 수(水)를 쓰면서는 용이 물을 다스리는 동물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까만 갈기가 있는 통통하고 짤막한 규현이 용입니다.
전 아무리 봐도 사자같은데 규현이가 용이라 하니.. 용이 맞아요.^^


유주의 용은 까만 머리카락처럼 갈기와 수염이 나 있고 갈기 위로는 뿔이 달렸는데 뱀을 좀 닮은 것도 같아요.
규현이 유주가 상상하는 용의 모습,, 두 마리 용의 기운을 받아 건강하고 복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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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수집가 맥스 I LOVE 그림책
케이트 뱅크스 지음,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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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뱅크스 글 /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 보물창고

맥스의 형 벤저민과 칼은 각자 여러가지 모양의 우표와 동전을 잔뜩 모아 사람들에게 자랑하곤 했어요.
형들이 부러웠던 맥스는 형들처럼 무언가를 모아야겠다 생각하고 낱말을 모으기로 하지요.
짧은 낱말, 좀 더 긴 낱말, 기분을 좋게 하는 낱말, 좋아하는 음식과 자주 말하는 낱말 그리고 좋아하는 색깔의 낱말들까지..
맥스가 수집한 낱말들은 점점 많아져 복도까지 차지하게 되었어요.
벤저민과 칼이 수집한 우표와 동전은 다른 순서로 정리해도 별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맥스가 수집한 낱말들은 다른 순서로 늘어 놓으면 엄청난 차이가 났어요. 그리고 한 데 모으면 생각이 떠올랐지요.
낱말들을 배열해 의미를 가진 문장을 만들 수 있다 생각한 맥스는 이제 자기가 수집한 낱말들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먼저 맥스는 '큰 초록 뱀이 되고 싶어하는 작은 갈색 애벌레 한 마리'를 등장시켰고 이야기 만들기에 흥미를 느낀 벤저민과 칼은 맥스가 낱말을 고르려고 멈춘 사이 '커다랗고 심술궂은 초록색 악어가 배가 고파 애벌레를 잡아 먹으려'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이어 만들었어요.
칼은 악어가 애벌레를 잡아먹을 수 있게 하려고 칼은 서두르지만 맥스는 ' 작은 갈색 애벌레가 자기가 애벌레인 것을 감사하며 구멍으로 쏙 들어간다'며 다른 결말을 만들죠.
다른 이야기를 더 만들고 싶었던 벤저민과 칼은 이제 그들의 우표와 동전을 맥스에게 나눠주고 맥스도 자기의 낱말을 형들에게 나눠 줍니다.

낱말조각을 모을 때만 해도 그냥 낱말에 불과했지만 수집한 낱말을 배열해 보는 순간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낱말들은 늘어놓는 순서에 따라 또 어떤 낱말과 낱말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문장이 만들어지기도 하지요.
형들을 따라 낱말을 모으게 된 맥스는 낱말이 모여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자기 경험으로 알아갑니다.
그 과정에는 또 나름대로 분류를 하고 잘 모르는 낱말들은 사전을 펼쳐 찾아보거나 쪽지에 베껴 쓰는 것도 있었구요.  
자신의 생각대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재미를 알게 된 형제들은 서로 앞다투어 낱말을 골라 다른 결말의 이야기를 만들려 하고..
그러면서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놀이방법도 알아갑니다.
배열해놓은 낱말을 통해 이야기가 만들어지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그림으로 재미나게 살아나는데요.. 
무엇보다 맥스형제처럼 낱말놀이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나게 하는 책입니다.


신문지에서 낱말을 오려 낱말수집을 해보기로 했어요.
아이들도 열심히 저도 열심히 오려 모았는데 맥스처럼 다량으로 모으기란 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낱말이 모이니 규현이는 혼자 명사, 형용사와 부사, 동사로 가르기를 하고 유주는 한웅큼 집어 낱말을 늘어놓고는 (문장이 될래야 될 수 없지만..) 빠르게 읽으며 그것이 재밌다고 규현이랑 저를 불러댔어요. 

 규현이는 스케치북에 문장을 만들기로 했는데 두 개의 문장을 만들고는 힘들다며 끝~을 외치고
유주는 오린 낱말 중에 마침 '기분 좋은 말'이 있어서 기분을 좋게 하는 낱말들을 모아보았어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그 중에는 '그때 그 시절'도 있었습니다.

낱말들을 투명한 봉투에 넣어 보이게 두었더니 규현이는 놀다가도 꺼내 혼자 문장을 만들곤 하더라구요.
이날은 분류하지 않고 그냥 쏟아놓고 만들었는데 내용들은 짧았습니다. 
맥스형제들처럼 내용이 담긴 '이야기'를 만들수 있음 더 좋았겠지만..
이야기는 고사하고 낱말을 찾아 제대로 배열해 만드는 것조차 쉽지는 않았어요.
그냥 짧은 문장이어도 자연스럽게 문장이 이어지는지 아닌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만족했지요.   


며칠 전에 신문에서 낱말들을 더 오려 모았다가 아이들이 함께 놀자고 할 때 낱말놀이를 해보자 했어요.
전에 규현이가 분류했던 것처럼 분류할 때는 제가 좀 거들고 문장을 만들보자 했는데 만드는 중간중간, 묻기도 하고 '잘했다' '다시 해봐라' 서로 조언(?)하기도 하고요.

맨 위 사진은 규현이가 만든거에요.
문장을 만들면서 재미났던 것은 다른 낱말을 끼워 그때그때 바꿔보는 거였어요.
얼토당토않게 꾸밈말을 넣고 히히락락,, 만든 문장을 빠르게 읽으며 히히락락~
그러면서 원래 있던 문장보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꾸밈말을 찾기도 했어요.
'엄마 건강하게 관리하십시오'도 원래는 '엄마 관리하십시오'였는데 낱말을 고르다 '건강하게'를 찾아 중간에 끼워준 것이고
'학교 교실 잔치'도 학교 잔치에서 중간에 '교실' 낱말이 추가되었습니다.

규현이는 문장을 만들 때 속도가 좀 느리고 신중한 편인데 유주는 무조건 놓아놓고 넣었다 뺐다 하는 식이었어요.
'내 수학자리'가 무슨 말이냐 했더니 자기가 수학공부를 할 때는 자세 바르게 앉아 하기때문에 멋진거라며 저리 시범을 보여주었어요.
중간에 두 문장은 제가 만든 것이고 맨아래 사진은 유주가 만든 것입니다.

규현이가 자기가 만든 문장 중에 맘에 드는 것을 골라 독서록에 붙이기로 했어요.
낱말종이가 커서 한 문장만 붙여도 가득 찰거 같다했는데 막상 자리가 남자 하나 더 붙이고.. 유주것을 붙여도 되느냐 묻더라구요.
그러라 했두만.. 유주 모르게 후다닥 독서록에 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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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간다 옛날옛적에 1
김용철 그림, 권정생 글 / 국민서관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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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글 / 김용철 그림 / 국민서관

어느 산골 외딴집에 길쌈하는 할머니와 밭에 나가 일하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
할머니는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해 어느 날 할아버지에게 장에 가서 무명 한필을 이야기 한 자리하고 바꿔오라 하지요.
하지만 무명을 본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고 그냥 가버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농부로부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갖고 있던 무명이 욕심난 빨간 코 농부는 마침 건너편 논에 날아온 커다란 황새의 행동을 보며 이야기를 합니다.
훨훨 온다, 성큼성큼 걷는다, 기웃기웃 살핀다, 콕 집어 먹는다, 예끼,이놈!, 훨훨 간다
농부의 말을 잊어버릴까봐 똑같이 따라하던 할아버지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할머니에게 농부에게 들은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그런데 마침 밖에는 도둑이 들어오던 참이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가 자신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자 도둑은 그만 날 살려라 담을 훌쩍 넘어 달아나버리죠.
아무것도 모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하하하 호호호 즐겁게 웃습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할머니의 무명 한 필 덕에 듣게 되는 재미난 이야기, [훨훨 간다]입니다.
농부의 이야기를 할아버지가 따라하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할머니가 따라하듯 자연스레 역할놀이처럼 책읽기를 하게 되고 노래는 아니지만 리듬을 살려 읽는 재미가 있어요.
전체적으로 소박하면서도 정감가는 분위기, 정겨운 그림은 이 책의 재미를 한몫 거들어 줍니다.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실감나게 그려지고 익살스러운 면도 많아 아이들과 책을 읽으면서 몸짓이나 표정을 따라해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생글생글 웃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표정도 재밌고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자춤을 추고 도둑이 든지도 모른 채 손뼉을 쳐가며 즐거워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은 유쾌하기까지 합니다.
용케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걸음아 날 살려라 달나라까지 도망가버리는 도둑의 모습까지..
[훨훨 간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눈을 크게 뜨고 보면 더 신이 나고 구수해지는 옛이야기입니다.

1. 등장인물의 모습과 흉내말 따라하기

[훨훨 간다]의 농부 아저씨는 아무래도 눈치백단에 말도 재밌게 하는 사람인가 봐요.
학을 보며 재치있는 흉내말 몇 개를 넣어 몸짓을 했는데 그 말을 들은 할아버지도 또 건너 들은 할머니도 덩실덩실 신바람이 나게 하니 말이에요.
농부와 할아버지의 모습을 몸짓과 표정으로 따라해보자고 제안했더니 아이들도 좋다고 앞에 섰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사람이 책 속의 흉내말을 말하면 두 명이 앞에 서서 동작을 했어요.
"리액션을 크게~ 표정도 크게~" 하며 제가 좀 우스꽝스럽게 건들거렸더만 아이들이 흥이 났습니다.
 


각자 따로 해보다가 유주가 동영상으로 찍어달라 하더라구요.
한 번이 결국 다섯 번이 되어 찍고 또 찍고 재생해 보고 또 보고..
몸짓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와 할머니처럼 신이 나서 '콕 집어 먹는다'를 하면서는 구르기까지 하고 한바탕 몸풀기를 했어요.


2. 동화 속 그림으로 흉내말 짓기
 


책에 있는 재미난 그림중에 밭에 다녀온 할아버지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르는 할머니 모습이 있어요.
그 그림을 복사해 유주에게 이 그림으로 다른 이야기를 지어보자 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관심이 없었습니다.(ㅜ.ㅜ)
그래서 제가 먼저
<할아버지가 할머니 몰래 방귀를 뽕 뽕 뀌고 시치미를 떼고 있는데 할머니가 냉큼 달려와
"여보, 영감 당신이 방금 방귀 뀌었지요?!" 하고 물었어.
그러자 할아버지가 "아니오 아니오 내가 안뀌었소!!" 라 말하니
할머니가 할아버지 바지춤을 펄럭이며 "이리 냄새가 나는데 잡아떼시려우??" 하고 깔깔깔 웃었대>
라고 이야기를 지었어요. 
그 바람에 유주도 이야기를 짓겠다 했는데..
'할머니가 바쁜 할아버지에게 같이 놀자고 하는 중'이라며 짧은 이야기를 짓고 마네요.

그래서 다시 그림을 보고 소리나 행동을 나타내는 흉내말을 써보자고 했어요.
가장 먼저 할머니 짚신이 모래에 닿아서 '푹푹'할거라고 적고 차근차근 몇 가지  더 적었는데 모두 의성어였습니다.
흉내말 쓰기를 마치고는 색칠을 하고 싶고 그림이 흐릿하니까 윤곽선도 그릴거라 했어요.
그리곤 볼펜으로 그리다 네임펜으로 그리다...
잘 안나온다고 투정이 좀 있었지만 백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 덕에 많이 젊어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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