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 알콩달콩 우리 명절 3
김미혜 글, 최현묵 그림 / 비룡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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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글 / 최현묵 그림 / 비룡소

단단이는 무엇이든 아주 잘 먹는 꼬마 귀신이에요.
어느 날, 팥죽 냄새를 맡고서 입맛을 다시는 단단이에게 엄마는 팥죽이 붉은 빛깔을 가진 음식이기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무서운 거라 말합니다.
하지만 엄마 몰래 마을로 내려온 단단이는 은곰이네 집으로 숨어 들게.. 은곰이 엄마는 은곰이에게 집안 곳곳에 팥죽을 뿌리거나 팥죽을 한그릇씩 가져다 놓으면 팥죽의 붉은색이 귀신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고 말씀하시지요.
더럭 겁이 났지만 단단이는 집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개와 닭들에게 쫓겨 다닙니다.   
그때 장수가 자기 집 팥죽을 가지고 와선 나쁜 병을 다 막아 내시라며 드시라 하지요.
은곰 엄마는 장수에게 새해 달력을 주시며 새 달력 걸고 새해를 맞으라는 덕담을 건네십니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 다는 말에 은곰이는 팥죽을 먹고 아빠와의 씨름에서 이깁니다.
장수가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먹고 은곰이와 팔씨름을 해서 이기는 것을 본 단단이는 팥죽을 먹으면 힘이 세지는 줄 알게 되지요.
결국 팥죽을 먹지 못하고 지쳐 집으로 돌아온 단단이는 엄마에게 팥죽을 쒀 달라 조릅니다.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 밤, 단단이와 엄마의 실랑이가 계속 됩니다.

구수한 팥죽 냄새를 맡고서 팥죽이 먹고 싶어 마을을 헤매는 꼬마 귀신 단단이, 그리고 '귀신이 무슨 팥죽이야!!' 하며 부글부글 속 끓는 엄마귀신의 이야기입니다.  
엉뚱하고 귀여운 단단이의 행로를 쫓다 보면 동지날의 풍습과 먹을거리 등을 살펴 볼 수 있어요.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붉은색의 팥죽을 쒀서 집안 곳곳에 뿌리거나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넣은 팥죽 한 그릇을 먹고 또 이웃들끼리 팥죽을 나눠 먹고 새해 달력을 나누는 풍습 등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담겨 있습니다.
일년 중 가장 밤이 긴 날로만 알았는데 옛 사람들은 동짓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해 다시 양의 기운이 싹트는 날로 여겨 작은 설로 보냈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부록에는 동짓날의 풍습과 음식, 역질귀신과 농가월령가에 실린 동지 등을 실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명절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 줍니다.

동지 팥죽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선지 표지 제목부터 그림에까지 팥죽색이 많이 쓰여졌어요.
면지에는 이야기에 관련한 주인공들과 소재들이 그려져 있고 본문에 팥죽을 먹은 은곰이와 장수 등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그림자같은 팥죽색 그림들이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이 동짓날이었지요?
동짓날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었는데 따끈한 팥죽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그날 팥죽을 끓여 먹을까 했는데 규현이가 낮에 면을 먹어 싫다고 해 동지 다음날 아이들과 새알심을 빚어 동지 팥죽을 끓여 보았어요.


전라도는 새알심도 해먹지만 팥칼국수라 해서 새알심 대신 국수로 썰어 넣어 먹기도 해요.
팥죽은 일 년에 서너 번씩 해먹는데 그동안 국수로만 해먹었던 터라 아이들이 새알심은 처음 만들어 보았어요.

  
미리 팥을 일어 씻고 처음 끓인 팥물을 따라 버린 다음,, 두 번째 물을 부어 푹 삶아냈어요.
식힌 팥을 체소쿠리에 넣고 주무르면 앙금은 아래로 빠지고 껍질이 걸러지는데 그것은 규현이더러 해보게 했어요.
미적미적 느낌이 이상하지만 재밌다고,, 자기가 요리사가 된 거 같다 합니다.

새알심을 만들기 위해 규현이에게 찹쌀가루를 맡겼어요.
제가 끓여 식힌 물을 적당량 붓고.. 뭉치듯 치대주라 했더니 앙금내기보다 잘 안된다며 한참 조물거리기만 했습니다.
새알심을 빚으려는데 마침 유주가 자다 일어나 함께 만들었어요.
손바닥에 둥글려 작은 알처럼 빚어놓고 둘이 속닥속닥~ 죽을 끓일 때 새알심을 넣어 보고 싶다 합니다.

솥이 뜨거워 멀찌기서 던져 넣으니 팥물이 튀고.. 결국 두 개씩만 새알심 투하를 했습니다.^^
새알심 말고도 불린 쌀을 넣기도 하던데 전 그냥 찹쌀가루를 조금 뿌려 넣었어요.
새알심이 왜 새알심인지도 이야기 하고..
새알심이 익으면 동동 떠오를거라 했더니 그걸 보여달라고 해서 죽에 뜬 새알심 구경?도 시켰어요. 


새알심 동동~ 동지 팥죽이에요.
규현이랑 유주 그릇에 나잇수대로 새알심을 넣어 주었더니 규현이가 "엄마랑 아빠는 서른여덟 개를 먹어야 하네??  하면서 넘 배부르겠다 합니다.
저랑 규현아빠는 남은 새알심 팥죽을 먹은 다음 다시 숙성시킨 반죽을 꺼내 칼국수로 밀어 팥칼국수를 만들어 먹었어요.
아이들도 더 먹겠다 해서 상에 앉았는데 서로 옆에 귀신 단단이가 있다 놀려가며 먹었습니다.
하루 늦긴 했지만 동짓날 해먹어야 할 팥죽을 끓여 먹어 웬지 건강해지고 액땜도 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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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날 - 오늘의 일기 보림 창작 그림책
송언 글, 김동수 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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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 글 / 김동수 그림 / 보림

제목: 내 이름은 구동준
공터에서 딱지치기 하는데 통장 아저씨가 부르셨다.
"구동준, 받아라. 학교에 다니라는 쪽지다."
나는 두근두근 콩닥콩닥 가슴이 뛰었다.

제목: 내 이름은 김지윤

아파트 경비실 아저씨가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를 들고 콩콩 뛰다가 엄마가 날 끌어안았다
"학교에서 김지윤을 보고 싶어 한대!"               (본문에서)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친구들 앞으로 취학 통지서가 나왔지요?
이 책을 읽고나니 작년 규현이 취학통지서를 처음 받았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부모 입장에선 우선 어리기만 했던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니 감격스러운 맘도 일고 한편으론 자기 스스로 할 것이 많아지는 상황에 잘 적응할지 선생님과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낼지 걱정스런 마음도 들더군요.
그렇지만 아이는 스스로를 대견해 하고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새로운 경험들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시대는 달라도 학교 입학을 앞두고 갖게 되는 설레임은 같은데요...
이 책은 '1960년대 구동준'과 '2000년대 김지윤'이 취학통지서를 받고 쓴 일기를 시작으로 이후에 예비소집일이나, 입학식, 학교생활을 하기까지 자기의 일상이야기를 그림 일기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1960년대의 구동준 일기는 왼편, 김지윤의 일기는 오른편에 실어 과거와 현재의 다른 점을 비교해 보게 되고 당시의 생활상들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누가 읽든 자기가 겪은 과거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지는 책이랍니다.
물론 입학을 앞두고 있는 예비초등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겐 공감할 요소가 많겠구요..

이 책의 그림은 옷 사이에서 삐죽 나온 오리털을 가지고 시작된 재미난 상상 이야기 [감기 걸린 날]의 김동수 작가가 그렸어요.
그래선지 자꾸 이 책에서 [감기 걸린 날]과 비슷한 것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쓴 듯한 손글씨 제목, 그림과 글이 곁들여진 그림일기 형식의 구성, 그리고 원고지 대신 줄노트에 쓰여진 간결한 생활일기, 우리 생활 그대로를 돌아보게 하는 수수한 그림들과 담백함..
그리고 이 책의 재미는 마지막 지윤이의 일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다음에 커서 선생님이 될 거라던 동성국민학교 1학년 2반 구동준 어린이가 2000년대에 와서 김지윤의 '참 좋은 구동준 선생님'이 되어 있을 줄이야!! 절로 웃음이 나는 대목이었습니다..


규현이는 요즘 학교에서 나눠 준 팽이치기에 열심이에요.
숙제에도 팽이치기 연습이 있어서 아주 세월 만났는데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 친구랑 팽이를 쳤다며 그걸 그리겠다 하더군요.
워낙 단순하게 그리고 쓰는 규현이라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또 단순미를 살리는 모습에 마음은 쿵덕쿵덕~~ㅠ.ㅠ

유주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의 내복이 세 번 보인거라 하네요.
내복이 보인다고 말을 해주었는데도 자꾸 내복이 보여서 옆에 친구들이랑 키득키득 웃었다고요..


12. 21 눈 제목: 팽이 결투

종명이랑 팽이를 했다.
나는 이기는 방법을 안다.
엉덩이를 열심히 치는 거다. 열심히 치니까 내가 이겼다.
기분이 좋았다.

"줄도 좀 반듯하게 긋고 배경에 다른 친구들도 좀 넣지??" 했더니 이렇게만 해도 되는거라며 당당합니다.
그리곤 [학교 가는 날] 그림책에서처럼 자기도 한쪽에 작게 '이겼다'그림을 그렸다면서 무지 대단한 걸 한 양 으쓱해 했어요.
 


유주는 그림과 글을 적어놓고는 '오늘의 일기'도 써놓았어요.
12. 21 날씨  제목: 김종우땜에
오늘은 종우가 내복이 보였다.
내복이 세번이나 보였다.
하연이는 눈이 화났다.

유주가 쓴 글을 보고 규현이가 "야! 하연이 이야기는 여기에다 적는 게 아니야. 제목에 맞지 않은 이야기잖아~"하며 가르치고..
"오빠나 잘 해!!" 유주의 한 마디에 규현이 그 후로 조용했습니다.^^
유주는 그림 그리다 말고 다른 친구가 놀다가 하연이 얼굴을 쳐서 하연이가 무척 화가 나 있는데 자기들이 웃을 적에 하연이가 옆에 있어서 그렇게 그린거라 설명을 했어요. 

아빠에게 심사를 맡겨 일기를 잘 쓴 사람에게 스티커를 주기로 했는데 아이들 그림을 본 규현아빠가 스티커를 둘 다 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규현이는 그림과 글 모두 좀 더 보충해야 되겠고
유주는 제목이랑 상관없는 글을 썼기 때문이라고 아빠가 설명하면서 다시 한 번 수정할 기회를 주겠다 했는데
둘 다 스티커엔 욕심이 없는지 그냥 그대로 끝나 버렸습니다.  

규현이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오늘 첫 겨울방학을 했습니다.
이제 규현이 학교 가는 날은 1월 30일 개학식날입니다. 
규현군, 방학동안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ㅠ.ㅠ
아무래도 일기쓰기는 정말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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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루뚜아 아저씨 - 2010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푸른숲 그림책 3
이덕화 글.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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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화 글. 그림 / 푸른숲주니어

언니가 꿈에 브라키오사우루스랑 놀았다고 하자 다섯 살 다혜는 어려운 말도 잘 아는 언니가 부러웠어요.
언니처럼 근사한 말을 하고 싶었던 다혜는 궁리 끝에 '뽀루뚜아'라는 말을 만들어냈지요.
하지만 언니가 그런 말이 없다고 하자 다혜는 어딘가에 있을 뽀루뚜아를 찾아 나섭니다
바둑이와 함께 산을 오른 다혜는 엄청나게 큰 산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어요.
다혜는 산 아저씨에게 '뽀루뚜아'라 불러도 되느냐 묻고 산 아저씨는 이름을 갖고 싶었었다며 아주 맘에 들어 합니다
뽀루뚜아 아저씨가 다혜를 어깨 위에 태워 신나게 달리자 숲 속의 동물들도 함께 달립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도 하고 구름과 바람에 날려온 꽃들은 아저씨의 모자와 옷이 되기도 했지요.
산들바람이 실어온 달콤한 꽃향기에 다혜는 아저씨 품속에서 잠들기도 했어요.
집으로 돌아온 다혜는 엄마 품에 안기며 친구인 뽀루뚜아를 자랑합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부러우리만치 자유롭고 창조적입니다. 
재잘거리는 이야기 속에는 수없이 많은 등장 인물들과 사건이 생겨나고.. 그것이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지기도 하지요.
그리고 때론 놀면서 보이지 않는 비밀 친구를 곧잘 만들어냅니다.
이 책에서도 사람들이 볼 때는 멈추고 안 볼 때는 또 달리면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듯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아이만의 특별한 비밀 친구가 등장합니다.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뽀루뚜아'를 찾아 나선 아이는 커다란 산 아저씨를 만나고.. 그에게 자신이 지은 근사한 이름을 선물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친구가 되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거리낌없이 다가가는 아이와 아이의 질문에 자상히 이야기 나누는 산 아저씨,,
그들의 이야기를 만든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맑고 순수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처럼 이 책의 그림도 따뜻한 노란색이 주조를 이룹니다.
마치 봄의 느낌이랄까요.. 

2010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인 이 책은 표지그림의 화사한 노랑과 연두색이 먼저 눈길을 끌었는데요...
싸인펜과 작은 종이들을 붙여 꼴라주로 표현한 그림들은 산뜻하면서도 화사해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 주었습니다.


 

 

 

주인공 다혜와 바둑이, 뽀루뚜아 아저씨를 그릴거라는 유주에게 책에서처럼 싸인펜과 꼴라주로 그려보면 어떨까 물었어요.
싸인펜은 좋은데 꼴라주는 하기 싫다는 유주.. 주인공들을 그려 싸인펜이랑 색연필로 색칠하겠다 합니다.

뽀루뚜아 아저씨를 그린다 하곤 구름모자를 그리다가 '뽀루뚜아 아가씨'라며 모자에 꽃과 머리카락을 길게 그렸어요.
멍멍이 키나 뽀루뚜아 아가씨 키나 비슷하게 그리곤 다혜와 바둑이, 뽀루뚜아 아가씨 셋이서 달려간다 합니다.
싸인펜으로 윤곽선을 그린 다음 싸인펜을 사용해 여러 색깔로 바꿔가며 색칠했어요.
거침없이.. 선명하고 개성있는 뽀루뚜아와 멍멍 바둑이가 되었습니다.

뽀루뚜아 아저씨가 아가씨로 바뀌었고 또 다혜 뒤로 화산을 그렸길래 유주에게 다른 이야기를 지어보자 했어요.
뜬금없이 또루뚜아의 이름을 안경이로 바꿔준다더니...   
 

 

 

 

'다혜는 멍멍이와 안경이를 데리고 백두산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옆에 화산도 있었습니다.' 라고 적어 놓았어요.

다혜의 말풍선 "야! 저기 좀 봐!"의 저기는 백두산인데 멀리 있어 보이지 않는다 합니다.
그리고 화산이 멀리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는 설명을 덧붙이더니 하트와 리본, 토끼를 그려 놓았어요.
하트와 리본, 꽃, 별, 토끼.. 내용에 상관없이 요즘 유주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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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특공대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3
최재숙 글, 김이조 그림 / 책읽는곰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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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숙 글 / 김이조 그림 / 책 읽는 곰

김치특공대가 장독대 본부에 모여 '김치의 역사' 영화를 보고 있었어요.
영화가 채 끝나기도 전에 왕소금 대원이 앞으로 나서 채소를 소금에 절인 게 김치의 시작이라잖냐며 김치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게 다 자기 덕이라 거들먹거립니다.
그러자 마늘 대원은 고려 시대에 양념이 들어가면서 비로소 김치다운 김치가 되었다 하고.. 같은 양념이라고 파와 생강대원이 이를 거들죠. 
이에 빠질세라 고추대원은 늦게 김치 특공대에 들어오긴 했지만 미끈하게 잘 빠진 몸매와 화려한 때깔, 칼칼한 맛과 향으로 지방까지 태워주어 예쁜 아가씨들도 김치특공대를 좋아하는 거 아니냐 하고 젓갈 대원은 고추가 비린내를 잡아 준 덕에 자기가 김치 특공대 대원이 될 수 있었다면서 김치의 감칠맛과 영양이 풍부해진 건 자기 덕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습니다.
무 대원은 배추 눈치를 보며 김치 이야기에 무를 빼놓으면 섭섭하다고.. 무는 소화와 변비를 돕는다 자랑해요.
배추 대장이 웃으며 자기자랑을 하려는 찰나,, 김치 특공대로 구조 요청이 들어옵니다.
일곱 살 명지가 배탈 설사가 났다는 요청에 배추와 소금이 합체해 절인 배추로 변신을 하고 무는 무채로 마늘과 생강은 다져서 파는 송송 썬 모습으로, 고추는 보슬보슬 가루로 변신, 젓갈과 합체해 김칫소가 됩니다.
절인 배추와 김칫소의 합체로 만들어진 배추김치, 김치특공대가 명지네로 날아갑니다.
그리고 배탈이 난 명지를 위해 김치는 발효를 서둘러 젖산균을 만들고.. 명지의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주지요.
8살 변비에 걸린 박시후, 비만때문에 울고있던 아홉 살의 차희조의 요청을 받고 김치 특공대는 출동해 섬유소나 캡사이신 빔을 쏘아 문제를 해결해요.
그리고 김치 특공대는 온 세계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슈퍼 김치 특공대가 될 그날까지 힘차게 전진합니다.

김장철에 맞게 출동한 김치 특공대!
'김치의 역사' 영화 자막을 통해 우리나라의 채소 저장법을 소개하며 시작되는 이 책은 옥신각신하는 김치 재료들의 재치있는 대화를 통해 우리나라 김치의 역사, 김치 만드는 법, 효능 등에 대해 흥미있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김치 특공대 대원들은 서로 자기 자랑을 한참씩 늘어 놓다가 갑자기 들어온 구조요청을 받고 합체와 변신을 통해 배추김치가 되는데요...
배추와 소금이 합체해서 절인 배추로 변신을 하고 무는 총총 채 친 무채로, 마늘과 생강은 콩콩 다진 모습으로, 파는 송송 썬 모습으로, 고추는 보슬보슬 가루로 변신, 마지막 젓갈이 들어가 김칫소가 되어 배추김치로 변하는 이야기를 통해 김치를 담그는 재료와 방법을, 발효를 통한 젖산균, 김치에 많은 섬유소와 매운 맛의 캡사이신의 활약은 김치의 효능을 유쾌하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이 책의 그림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많은데 김치재료들이 갖는 특성을 살린 캐릭터 그림, 합체를 하여 변하는 변신 김치 특공대의 모습이 본문 뿐만 아니라 앞 면지에서부터 뒷 면지까지 재밌게 소개되어 있어요.
부록에 실린 '김치 특공대가 들려주는 김치이야기'에는 우리 김치의 시작과 소금절임, 양념의 쓰임과 김치라는 이름의 유래와 김치의 효능, 다양한 김치의 실제사진까지 실려 있습니다.
재치있는 대화글로 전하는 유익한 정보 그리고 재미있는 상상이 담긴 이야기 구성, 코믹한 이들의 모습이 함께 잘 어우러져 그야말로 맛깔진 즐거움을 주는 책입니다. 

1. 빙고게임

책을 읽고서 김장할 때 들어가는 김치 재료를 말해보았는데 이틀 전 유치원에서 깍두기를 담아온 유주가 갓이며 멸치액젓, 깨를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빙고게임을 제안!! 후다닥 9칸 표를 만들고 가위바위보를 했습니다.


서로 안보여준다고 떨어져 앉아 손으로 가리고 재료들을 적었어요.
규현이가 1박2일에서 오징어 들어간 김치가 나왔었다고 오징어도 말하고 고기도 김치에 들어간다고 하니.. 유주가 어떻게 김치에 고기를 넣냐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시댁이랑 친정이 모두 전라도라 김장철엔 액젓이 들어간 배추김치, 고들빼기, 파김치, 무김치와 동치미를 담그기 때문에 고기나 오징어가 들어간 김치는 텔레비젼으로만 보았거든요.) 

셋이서 가위바위보를 해서 규현-엄마-유주 순서로 재료를 대며 동그라미를 쳤는데.. 가만 보니 유주가 먼저 석 줄이 다 되더라구요.
빙고를 외칠 기미가 없는 유주..
눈으로 찡긋!! 유주가 빙고를 외쳤습니다.


유주 것이 가로 세로 석줄이다 하고 보니 엄마도 석 줄 완성..
규현이는 마지막 줄에 연근, 오이, 당근을 써놓아 아랫줄이 깨끗했습니다.


한 판 더하자는 규현이 말에 이번엔 재료 대신 김치이름으로 빙고~~
아이들이 둘 다 중간줄까지 잘 적다가 생각이 안난다고 해 잠깐 책보기 타임을 갖고 쓰게 했어요.
번갈아 김치 이름을 대고 확인해보니 셋 다 석줄이 그어져 동점 화이팅으로 마무리하고..
지는 사람이 엉덩이로 이름을 쓰기로 했는데 둘 다 이름을 적는다고 한바탕 궁둥이 좀 씰룩거렸어요.

2. 기억에 남는 그림과 독서 다행시 짓기


이 책에 등장하는 김치 특공대의 그림이 재미있어서 아이들이 더 이야기하며 본 페이지들이 있어요.
아이들에게 맘에 드는 김치 특공대의 대원을 골라 그려보자 했더니 규현이는 고추 대원을 유주는 파 대원을 골랐습니다.

책을 보며 그림을 그리는데 유주가 옆에 있던 마늘과 생강 대원을 그려넣겠다 해서 규현이에게도 책 제목으로 시를 지으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어요.
책 제목의 글자로 책의 줄거리를 써도 좋고 비슷한 내용을 지어도 좋겠다 했더니 종이에 옮겨 쓰기 전 꼭 '공'에서 막히고 또 막히고..^^
김은 김치가 되었다가 김밥이 되었다 하고 치는 치아가 되었다가 치즈가 되었다가 했습니다.


유주가 그린 파, 마늘, 생강 대원이에요.
색칠도 할거라더니 '다음에~'로 미루고..
 


책에서는 무술고수 고추 대원의 얼굴이 더 뾰족하고 길쭉한데 규현이는 좀 짤막했습니다.
고심을 하며 지은 규현이의 독서 다행시는

김- 김치를 먹으려면
치- 치아가 튼튼해야돼
특- 특별하게
공- 공들여서 잘 닦아야 돼
대- 대충하지 말고!!
고추 대원이 무술고수가 아니라 치과의사샘이 되신 듯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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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비룡소의 그림동화 12
에즈라 잭 키츠 글.그림, 김소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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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 김소희 옮김 / 비룡소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었어요.
피터는 아침을 먹자마자 겉옷을 입고 밖으로 뛰어 나가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여러가지 발자국을 만들며 걸어보았어요.
긴 선을 그리며 걸어보기도 하고 주운 나무막대로 눈옷 입은 나무를 건드려 보기도 해지요.
피터는 형들이 눈싸움하는 데 끼고 싶었지만 그냥 혼자 빙그레 웃는 눈사람을 만들고 눈천사들도 만들며 놀았어요.
높은 눈더미 산 위로 올라가 죽~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기도 했답니다.
피터는 내일도 가지고 놀려고 눈을 꼭꼭 뭉쳐 주머니에 넣었어요.
그리곤 따뜻한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 엄마에게 자기가 한 모험들을 이야기했어요.
잠들기 전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본 피터는 주머니가 텅 비어 있자 너무너무 슬퍼졌어요.
그리고 꿈에서도 해님이 눈을 몽땅 녹여버린 꿈을 꾸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온 세상이 하얗게 다시 흰 눈이 내리고 있었고..
피터는 아침을 먹고 나서 옆집에 사는 친구와 함께 수북이 쌓인 눈 속으로 걸어갔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겨울과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그림동화를 찾다가 가장 먼저 고른 책이에요.
빨간 옷을 입고 자기의 발자국을 뒤돌아 보는 아이.. 꼭 우리 아이들같고 어릴 적의 제 모습같기도 합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자 아이들은 빨리 눈이 오면 좋겠다고.. 그래서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싶다고 재잘거립니다.
그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짐작해보게 되는데요...
눈이 펑펑 내려 온세상이 하얀 풍경일 때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탄성! 그리고 놀이와 즐거움..
눈이 내린 날은 아이들에게 모험이 따로 없습니다.
피터의 즐거운 하루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주머니에 꼭꼭 뭉쳐 넣은 눈과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내다보는 행동에서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눈이 오면 정말 피터처럼 발자국도 이래저래 찍어보고 기다란 선도 그어보고..
눈사람은 물론 친구들과의 눈싸움도 꼭 해보련다 아이들 가슴에 작은 설레임이 생길 듯 해요.

이 책의 앞뒤 면지와 본문에는 여러가지 모양의 눈결정체 모양이 도장처럼 찍혀 있어요.
뿌옇게 흐린 배경이라 녹는 듯 보이기도 하고 눈송이들이 꽃처럼 피어나 보이는 듯 하기도 하는데요...
규현이가 학교에서 눈결정 오리기를 해와 집에서도  종이를 접어 그림대로 오려 만들길래 아이들에게 '눈 오는 날'을 만들어보자 했습니다.


처음엔  선생님이 주신 그림대로 따라 그렸는데 좀 하다가는  힘들다길래 그냥 네모 접고 대각선으로 접어 마음 가는대로 가위집을 내자고 했어요.
만들 때마다 다른 모양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가위질이 몇 번 안되도 모양이 괜찮았습니다.


이쪽저쪽 가위집을 내어 오려주면 만들 때마다 다른 눈 결정체가 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재밌어 했어요.
오린 것을 펼 때 어떤 모양일까.. 설레는 재미가 솔솔~
종이가 여러 겹 겹쳐저 잘 안오려지거나 모양이 생각한 것처럼 안나왔을 때는 투정도 부렸는데..
개성이 있어 좋다고, 색다르다고 그때그때 다른 핑계를 대며 다독여줬더니 싹둑 잘려져 동강이 나도 쿨~하게 넘어가고..
셋이서 앉아 하니 금새 장 수가 늘고..
다른 날, 놀이를 하다가 제가 가위를 잡으니 아이들도 그냥 그 자리서 또 오리기를 하며 만들었어요.


만들고는 바로바로 베란다 큰 창문에 붙였더니 '눈 오는 날'이 되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이 무척! 소리 높여 좋아했고요.
밖이 깜깜해지면 중간 문을 열고 눈이 온다고 돌아가며 양치기 소년이 되기도 합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금방 녹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하나 예쁜 모양을 하고 있다고..
그것이 눈결정체이고.. 눈이 오면 어떤 모양들인지 직접 살펴보자 했어요.
정말정말 궁금하다는 유주와 규현이.. 진짜 눈이 오면 할 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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