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화가 마리아 메리안 - 곤충의 변태 과정을 처음으로 알아낸 여성 과학 예술가 담푸스 지식 그림책 4
마르가리타 앵글 지음, 줄리 패치키스 그림, 엄혜숙 옮김 / 담푸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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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가리타 엥글 지음 / 줄리 패치키스 그림 / 엄혜숙 옮김 / 담푸스

해마다 하늘에는 여름새로 가득찬단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새를 나비라고 부르는데 사람들은 모두 이 곤충이 마치 마법처럼 진흙탕에서 생겨났다고 믿었어.
나는 아직 열세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곤충을 잡아 자세히 관찰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어.
난 곤충을 몰래 잡아 상자나 병 속에 넣어 키웠어.
왜냐하면 이웃 사람들이 안다면, 마법을 부린다고 마녀로 고발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야.
애벌레는 여름새가 낳은 알을 깨고 나와 나뭇잎을 먹으며 자라.
그리고 다 자라면 실로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되어 고치 안에서 쉬었다가 다시 여름새로 변한단다.
난 내 눈으로 직접 여름새의 한살이를 보면서 그들이 모양을 바꾸어 가며 자라는 것일 뿐 어떤것도 사악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
나는 모든 애벌레와 고치, 여름새를 그림으로 알록달록하게 그리는 걸 좋아해.
내 공책에는 내가 그린 그림들과 여름새에 관한 것들이 적혀 있단다.
애벌레가 어떤 나뭇잎을 먹는지 또 여름새가 꿀을 빨아 먹는 꽃들도 모두 그렸어.
나는 내가 날기를 기다리는 여름새와 같다고 생각해.
지금은 아이지만 어른이 되면 난 마음껏 먼 나라까지 여행하면서 온갖 보기 드문 여름새와 꽃들을 그림으로 그려볼거야.
그리고 아마 먼 나라에 있는 도마뱀과 개구리들의 그림도 그릴지 몰라.
난 올챙이들이 진흙탕이 아니라 알에서 깨어나고 그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는 것도 지켜 보았거든.
언젠가 나는 내 그림들을 책으로 내서 사람들이 모양을 바꾸는 생물들의 한살이를 이해하고 진실을 알게 되도록 할거야.

이 책의 본문 글 앞에는 '중세 시대에는 날씨가 따뜻할 때 갑자기 나타났다가 가을이면 사라지는 나비와 나방들을 여름새라고 했대요.'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나비'란 말도 예쁘지만 '여름새'란 이름도 참 예쁘지요?^^
아이들이 대여섯 살만 되어도 나비의 변태과정과 한살이를 이해하는데 중세 시대까지는 나비가 진흙탕에서 생겨난 사악한 존재로 여기고 곤충을 잡는 것조차 마법을 부리는 일로 여겨졌다 해요.
어렸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세심히 관찰하고 기록하여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자연 발생' 생물이론이 틀렸음을 밝힌 마리아 메리안..
그녀의 노력은 이전까지 사람들이 믿고 있던 진실 아닌 진실에 옳은 진실을 알게 하고 우리들에게도 변태에 대한 이론을 접하게 했습니다.  
글에서도 마리아메리안은 알록달록 곤충들과 생물들의 한살이를 관찰해 그리는 것을 즐겼다는데 이 책의 그림에서도 밝고 화려한 곤충들의 모습을 보게 된답니다. 
책의 맨 뒤에는 곤충학자이자 화가, 또 탐험가였던 마리아 메리안에 대한 글이 실려 있고 그녀의 곤충책 표지그림이 실려 있어요.
이 곤충책을 살짝 열면 이 책에서처럼 알록달록한 생물들의 모습을 만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주의 꿈은 '공주'였어요.
그런데 요즘은 다시 자기의 꿈이 '화가'라 하던 차,, 이 책을 읽고선 마리아 메리안의 이야기가 남의 일같지 않았는지 자기도 그림을 잘 그려서 세계를 여행하며 아름다운 것들을 그려보고 싶단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열심히 노력해서 그림을 잘 그리게 되면 세계를 여행하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될 수 있다..고 유주의 꿈에 부채질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유주에게 마리아 메리안처럼 나비를 그려보면 어떻겠느냐고 바람도 넣으며.. 나비를 그리게 되었어요.


유주에게 커다란 나비를 만들어 유주가 꾸미고픈대로 나비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여러가지 미술재료들 중에 선택해보라 했더니 물감으로 칠하고 반짝이 스팽글을 써보고 싶다 하더군요.
나비를 그리면서 여자 나비라며 속눈썹도 그려주고 날개도 화려한 빨강이 선택되었습니다.

목공풀이 퍽퍽해 제가 대신 짜주고 유주는 붙이기에 열심~
나비에 나비장식을 붙이는 것이 웃기다고도 하고 마구 붙여놓고선 양쪽에 몇 개씩 붙였는지 숫자를 세보기도 했어요.
그리곤 동그랗고 작은 구슬장식도 붙이고 싶다해서 유주가 놓은 곳에 글루건은 제가 대신 해주었어요.
날개만 화려한가 싶더니 어느 순간 가슴쪽으로 동그라미, 세모, 네모, 하트, 별 모양들을 그려 넣었습니다. 


완성된 나비를 오려 어떻게 할까 했더니 첨엔 문에 붙이자고요..
그러더니 다시 천사의 날개처럼 등에 달아달라 합니다. 
(책을 다시 읽으며 보니 마리아 메리안에게도 커다란 나비 날개가 달렸더군요.^^)

나풀나풀~ 한들한들~ 날갯짓을 하며 나비소녀가 되었어요.
이꽃저꽃 꿀을 찾아 다니는 대신 수다를 떨러 다니는 유주나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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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를 찾아라 비룡소 창작그림책 40
김태호 글, 정현진 그림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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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글 / 정현진 그림 / 비룡소

삐딱한 창문, 삐딱한 굴뚝, 삐딱한 지붕. 언덕 위 작은 집 삐딱이가 살았어요.
하지만 삐딱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삐딱한 건 아니었답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일 때만해도 정말 행복했는데 아이가 넷이 되자 창문이 삐딱해지고 다섯이 되었을 땐 굴뚝이 삐딱해지고 여섯이 되었을 때는 지붕까지 삐딱해져 버렸어요.
일곱 번째 막내가 태어나 식구들이 집이 좁다, 이사가자 하는 소리를 들은 삐딱이는 이제 마음까지 삐딱해져 다른 가족을 찾아 집을 나가버립니다.
하지만 언덕 위에서 멀리 보이던 도시에서는 아무도 삐딱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숲에서는 산적들을 만나 집에 불이 나기기도 해요.
엉덩이에 불이 붙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진 삐딱이는 그곳에서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커다란 빈집을 만납니다.
삐딱이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빈 집은 자기가 가족들과 함께 살아도 되느냐 묻고 삐딱이는 건성으로 맘대로 하라 하지요.
하지만 날이 밝아 커다란 빈집이 가족들에게 간 걸 안 삐딱이는 "내 가족이라고!" 소리를 치며 가족들에게 달려갑니다.
가족들은 돌아온 삐딱이를 보고 무척 기뻐하고 삐딱이는 있는 힘껏 뛰어올라 언덕 위엔 행복한 이층집이 생겨납니다.

[삐딱이를 찾아라]는 늘 제자리에서 사람들을 위해 쉼터가 되어주는 집이 식구들에게 토라져 다른 식구들을 찾아 집을 나갔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책을 쓴 김태호 작가는 언덕 위에 작은 집이 있는 사진을 보다가 창문이 꼭 아이의 눈처럼 보여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니 독특하면서도 참으로 재미난 발상이지요?!
글 속에 느껴지는 삐딱이랑 그림 속 삐딱이는 정말 개구쟁이아이처럼 생겼고 또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아이같기도 해요.
종이인형을 제작해 사진과 그림으로 꾸민 삐딱이는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을 지음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말뚝박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지붕에 올라가 노는 개구쟁이, 삐딱이 식구들과 강아지와 오리, 파랑새까지.. 정교하고 아기자기한 인형공예품은 찬찬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재미난 광경이기도 합니다. 
삐딱한 창문, 삐딱한 굴뚝, 삐딱한 지붕..
여전히 삐딱이의 얼굴은 그렇지만 이제 삐딱이의 마음은 삐딱하지 않았다며 끝을 맺습니다.
하지만 제 눈엔 그림 속, 삐딱이의 창문, 굴뚝, 지붕 모두 삐딱해 보이지 않아요.
마음이 예쁘면 곁에서 보는 이에게도 예뻐 보이기 때문일까요?
행복과 미움은 얼굴에 그대로 그려지는 마음들인가 봅니다.

언덕 위의 빨간 지붕집.. 상상해보는 집은 예쁘지만 그림책 속 삐딱이의 모습은 이름 그대로 삐딱해가지고 심술난 아이같습니다.
유주랑 책을 읽으면서 삐딱이집을 만들어보자 했더니 자기는 삐딱한 집은 싫다 하네요.
그래서 유주가 원하는대로 삐딱이의 얼굴을 고쳐보자 했어요.

1. 삐딱이 상자집 꾸미기


살짝 집모양을 한 상자가 있어서 유주에게 상자곽과 물감, 붓을 챙겨주었어요.
겉모양새는 삐딱이처럼 빨간 지붕과 하얀 벽으로 채색되어졌는데 지붕에 난 작은 구멍이 눈같다며 문이 입이 될거라 하더군요.
앞 뒤 양옆을 아주 꼼꼼히 칠하고 굴뚝은 저더러 해달래서 색을 칠하고 벽돌무늬를 그린 다음 글루건으로 붙여주었어요.

집 꾸미기가 넘 일찍 끝나 유주에게 언덕을 그려주자고 했어요.
유주가 나무랑 꽃을 그리면서 그림을 세워 놓으면 더 좋겠다고 하길래 그림을 잘 완성하면 벌떡그림을 만들어준다 했더니.. 의욕이 앞선 유주양, 옆으로도 큼지막하게 나무를 그려놓았습니다. 
옆으로 된 나무는 벌떡 그림을 하기 어렵다 했더니 유주가 넘어진 나무라며 쿵! 말풍선을 그립니다.^^

색칠을 한참 하다가 지루했던지 가족을 그릴거라고요...
그런데 책에서처럼 아홉 식구가 아니라 우리 식구처럼 네 명을 그릴거라 하고 아빠, 엄마, 누나, 남동생이 있는 가족이라 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엄마고 아빠도 아빠고 누나는 유주고 남동생이 규현이라는 유주의 설명^^
유주의 분부를 받고 (거짓말로 유주가 자기는 공주고 저더러 시녀를 하자며 말 끝에 '~요'를 붙여달라고요.. 그리고 색칠이 힘드니 도와달라고) 가장자리의 나무와 잔디 일부는 제 손으로 자랐습니다.



지붕의 작은 구멍이 눈처럼 되어 곰돌이가 하품하는 모습의 집같다 합니다.
가족들이 집 앞마당에서 노는데 규현동생은 꽃을 보고 자꾸 "돼지꽃"이라고 한다 하네요.

2. '집' 마인드맵

유주가 집 언덕을 그리는 사이 태권도장에서 돌아온 규현이가 물끄러미 보더니 집 벽에도 벽돌무늬를 그려주지 그랬느냐고 훈수를 두었어요.
자기만 빼고 유주하고만 했다고 싫은소리를 할 줄 알았는데 의젓이 앉아있다가 유주에게 "집 마인드맵도 해봐~"합니다.
그래서 살짝 '다른 일을 좀 해야겠다' 일어서면서 둘이서 한 번 해보라며 규현이에게 바톤터치~

이면지는 유주가 챙겨오고 규현이가 엎드려 생각그물을 짜기 시작하자 엉겁결에 유주도 색칠을 하다말고 마인드맵을 짰어요.
둘이 뭐라뭐라 해가며 쓰는데 규현이가 더 적극적이고 유주는 궁둥이가 가만 있질 못했습니다.  

둘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규현이의 생각이 좀 더 넓게 뻗친 듯 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 속에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규현이에게 '공부를 하려면 집중력이 필요해서 학습지를 풀 때는 집중해서 잠깐 푸는거야"라고 했었고 유주에게는 "놀이터에 나가면 그네 탈 때 항상 애기들을 조심해야해" 했더랬거든요. 
추석이 '돈과 절'로 이어져 있는 유주의 마인드맵을 보면서는 웃음이 났습니다.^^

 유주가 말한대로 벌떡 그림을 만들어주었어요.
집도 사람도 서로를 아끼며 함께 해야 행복합니다.
집만 있을 적엔 그야말로 '덩그러니'였는데 숲과 가족이 함께 하니 가득 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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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을 아기너구리 보림 창작 그림책
이영득 글, 정유정 그림 / 보림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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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득 글 / 정유정 그림 / 보림

강이 내려다 보이는 산비탈 너구리네집에는 아빠너구리와 아기너구리 둘이 살고 있습니다.
아빠너구리는 날마다 강에서 고기를 잡지만 고기 한 마리 구경 못하고 허탕 치는 날도 많고 아기너구리는 아빠가 고기를 잡는 동안 강이며 못이며 여기저기 쏘다니며 놀지요.
오늘은 엄마너구리 제삿날이라 아빠는 일찍 배를 띄우고 아기너구리는 아빠너구리에게 고기를 많이 잡아오라 하고 강가에 놀러 나갔어요.
강가 나무그늘에서 아기너구리는 고기를 잘 잡는다고 아빠너구리가 엄청 부러워하는 물총새를 보았어요.
그런데 물총새가 강가 모래밭에 모래를 흩뿌려 바닥을 고르고 부리를 땅에 대고 뭔가를 그리자 잠잠하던 강물에서 고기가 막 튀어 올랐어요.
물위로 튀어 오르는 고기를 쏜살같이 날아가 잡는 물총새를 보고 아기너구리는 모래밭에 그린 그림이 요술을 부린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물총새가 그린 그림을 베껴야겠다 생각했는데 물총새는 그림을 다 지우고 버드나무 숲으로 날아가 버려요.
아기너구리는 온종일 물총새를 찾아다니다 해 질 녘이 다 되어서야 아기너구리는 그림을 막 끝내고 있는 물총새를 보았어요.
아기너구리는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물총새를 쫓아가고 물총새는 깜짝 놀라 달아나 버렸지요.
그런데 모래밭에 물총새가 그린 요술 그림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아기너구리는 부랴부랴 그림을 따라 그리고 물총새가 하던대로 발자국도 콕 찍었어요.
하지만 고기는 튀어 오르지 않았고 요술 그림을 그렸다는 아기너구리의 말에 물총새는 어처구니 없다며 날아가 버립니다.
아빠너구리를 기다리던 아기너구리는 다시 모래밭에 엄마 제사상에 올리고픈 고기들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강가 모래밭에 고기가 가득 찰 무렵 아빠너구리가 돌아오고 아기너구리는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종알종알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빠가 잡아온 그물 속에는 아기너구리가 모래밭에 그린 고기가 모두 다 들어 있었고 아빠는 아들 덕에 고기를 많이 잡았다며 함빡 웃으십니다.

맑고 깨끗한 수채화 그림처럼 아기너구리의 사랑스럽고 천진한 모습이 꼭 닮아 있는 '맑은' 그림책입니다.
우연히 본 물총새의 그림과 행동이 요술을 부리는 거라 생각한 아기너구리는 물총새를 쫓아다니며 한바탕 소동을 벌이게 되는데요..
엄마너구리 제삿날 물고기를 많이 잡고픈 아기너구리의 마음이 너무나 예쁘고 따뜻하게 와닿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랬다고 이 귀여운 아기너구리의 바램과 마음을 하늘이 알아주었는지..
허탕 치는 날이 많았던 아빠의 그물엔 평소때와 다르게 고기가 가득합니다
.

[오리 할머니와 말하는 알]에서처럼 이 책에서도 아기 동물이 가진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이 가득 담겨 있어요.
물가에 늘어선 버드나무, 푸른 비췻빛 강물, 연꽃이 피어난 강가와 천진하고 귀여운 아기너구리까지..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맑은 글과 그림으로 한결 더 따뜻해질 듯 합니다.
아빠너구리와 단 둘이 살아가는 아기너구리 그리고 엄마의 제삿날,,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않고 잘 자라는 아기너구리의 사랑스러운 한바탕 소동이 즐겁기만 합니다.

물총새와 아기너구리는 모래 바닥을 고르고 그림을 그리지요.
우리는 거꾸로 그림을 그리고 모래를 덮어 물고기 그림을 그려보자 했더니 기침으로 며칠 바깥 마실 못나가던 유주양,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고기를 그려보자 도화지를 꺼냈더니 유주는 아기너구리가 주인공이니까 너구리를 그릴거라 합니다.
너구리를 크게 그렸더라면 너구리에게 옷을 입혀주었을텐데 그림이 작아 뒷면에 고기를 다시 그려보자 했습니다.
커다란 고기, 작고 예쁜 고기, 수염이 기다란 고기..
이중 유주는 가장 먼저 수염이 긴 고기를 그리더니 다음으로 작고 예쁜 고기를 그렸어요. 
나중에 빨간 색연필로 그린 물고기는 꾸벅꾸벅 졸고 있는 중이라 합니다.

그림에 물풀을 바르고 음식에 양념치듯 그림에 색모래를 열심히 뿌립니다.
모래 색깔이 다양하니까 이것저것 여러 색깔을 골고루 뿌려보고 싶어 하더라구요.
(색모래통에 있던 색깔중에 두어 가지만 안쓰고 다 뿌려본 듯...)
그런데 물고기에게 모래 옷을 입히다 말고 유주가 갑자기 방바닥에 떨어진 모래로 다른 놀이를 시작했어요.

종이를 움직여 가장자리에 떨어졌던 모래를 붙이게 했는데 방바닥으로 떨어진 모래도 솔찬합니다.
그걸 집어 뿌리면서 '눈이 옵니다~~'를 하더니 손바닥으로 쓸어 모아 모양을 만들어 저한테 무엇인지 맞춰 보라 합니다.
쉬운 '하트'와 글자 맞추기도 있고 어려운 '다리가 셋뿐인 토끼', '모자'와 '폭죽놀이'도 있었어요. 

모양 놀이를 한 다음엔 수염고기에게도 옷을 입혀주고.. 이름을 지어주겠다면서 연필로 써놓았어요.
작고 예쁜 고기들은 '예쁜이'와 '까망이'가 되었고 커다란 고기는 '무지개', 수염이 기다란 고기는 모양대로 '수염이'란 이름을 가졌습니다. 
유주는 열심히 그렸는데 하늘의 감동은 없었습니다.
퇴근해오신 아빠의 손이 맨손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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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특별하단다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1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 고슴도치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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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루카도 지음 /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 고슴도치

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요.
그들 모두는 언덕 위에 사는 목수 엘리 아저씨가 만들었지요.
웸믹들은 날마다 금빛 별표와 잿빛 점표가 든 상자를 들고 다니면서 만나는 이들에게 서로 별표나 점표를 붙이면서 하루를 보냈어요.
나무결이 매끄럽고 색이 잘 칠해진 웸믹들, 재주가 뛰어나거나 힘이 세거나 노래를 아름답게 부를 줄 아는 웸믹들에겐 별표가 붙었지만 그러지 못한 웸믹들은 점표를 받아야 했어요.
펀치넬로도 그런 웸믹중 하나였지요. 남들처럼 높이 뛰어보려고 애를 썼지만 늘 넘어지는 바람에 점표를 받았고 펀치넬로는 이제 밖에 나가기조차 싫을 정도가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펀치넬로 스스로도 자신은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닌가 보다 여기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펀치넬로는 별표나 점표가 하나도 붙지 않은 웸믹 루시아를 만났어요.
루시아에게 웸믹들이 표를 붙이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신기하게도 그녀의 몸에는 표가 붙지 않고 이내 떨어져 버렸어요.
이유를 궁금해하는 펀치넬로에게 루시아는 매일 엘리 아저씨를 만나면 그렇게 된다고 말해요.
펀치넬로는 점표나 별표를 붙이러 다니는 웸믹들을 보면서 그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용기를 내어 엘리 아저씨를 만나러 갑니다.
그리고 자신을 알아봐주고 반가워하는 엘리아저씨로부터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관하지 않고 펀치넬로를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듣게 되요.
빨리 걷지도 못하고 높이 뛰어오르지도 못하고 칠이 벗겨진 몸이 어떻게 특별할 수 있느냐 묻는 펀치넬로에게 엘리 아저씨는 자신이 펀치넬로를 만들었기 때문에 무척 소중하다고 말해요.
아저씨의 말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아저씨의 말이 맞을지 모른다 생각하는 그 순간, 펀치넬로의 몸에서 점표 하나가 떨어집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자신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마음 먹는 것'이 바로 별표와 점표로부터 자유로와지는 방법이라 말하는 엘리아저씨의 이야기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내가 가진 점표를 떼어내고 별표를 받고 싶은 마음.. 그것이 스스로를 불행으로 만든 이유가 되었음을 보게 되는데요..
나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하느라 정작 나의 가치와 내 아이가 가진 특별함을 잊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책을 읽고 아이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정말 '내 아들이기 때문에', '내 딸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소중하고 특별해 보이더군요.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하는 순수한 부모의 마음이 일었습니다.
'너는 너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단다'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엘리 아저씨를 만나고 나오는 펀치넬로의 바뀐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나무 사람들 웸믹을 통해 나 자신이,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지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책이랍니다.
책을 읽고나서 서로를 안아주며 서로에게 '너는 특별하단다'하고 속삭여주면 더 금상첨화겠지요.



책 속의 주인공과 내 얼굴로.. 각자 두 개씩 책갈피를 만들기로 했어요.
책을 보고 그리느라 규현이가 펀치넬로를 그릴 동안 유주는 자기 모습을 그리고 다시 유주가 루시아를 그릴 적엔 규현이는 자기 모습을 그렸습니다.
규현이는 펀치넬로를 그릴 적보다 자기 모습을 그리는 것이 너무 빨라.. 어찌 그렸나 봤더니 특별하기는 커녕 넘 평범하고 조용하기만 하더군요. (규현이는 규현이니까 소중할 뿐이고~ㅠ.ㅠ)

아이들에게 '특별한 사람은 누가 있을까?' 물었더니 엄마, 아빠라 합니다.
그래서 "유주는 엄마를, 규현이는 아빠를 그렸으면 좋겠다." 했더니 아빠를 그리겠다던 규현이가 "그런데 아빠는 책을 안보잖아???" 합니다.
"아빠가 책을 왜 안봐?? 너희들 책 읽을 때 아빠도 파브르 곤충기 읽었잖아. 규현이가 책갈피 선물하면서 '책 많이 읽으세요' 하면 앞으로 더 많이 읽으실거야~~ 했두만..
"아, 아빠는 재밌게 그려야지" 하고 그림을 그리는가 싶더니 찐빵같은 둥근 얼굴을 그려놓고 아빠를 좀 안닮았다며 혼자 키득키득~
그리곤 덮어 버리고는 못하겠다 아예 드러눕습니다. T-T  
 
유주는 자기에게 특별한 사람은 더 있다며 동네 예지언니를 먼저 그리고 저를 그려주겠다고요..
그런데 예지를 마치고는 친구 예준이를 그려 함께 선물해줘야 하니까 '엄마가 양보를 해야겠다' 합니다.
"기다려줄 수 있지?? 내가 담에 해주면 되잖아~~ 대신 루시아는 엄마가 써~~" 
그렇게 특별한 엄마는 뒤로 물러나고 특별한 언니와 특별한 친구 책갈피가 만들어졌어요.




규현이가 만든 책갈피인데 '규현책갈피'는 참 조용하지요?!^^
'펀치넬로'의 눈은 원래 그려놓은 눈이 있었는데 그림책에서처럼 커다란 눈으로 바꿔주고 싶다고요..
살살 움직여주면 눈알이 빙글빙글 돌아간다며 규현이는 어린애마냥 좋아하더라구요.

처음에 재료를 꺼내 놓을 때 색깔 막대와 짧은 막대, 넓은 막대를 가져와 고르게 했더니 둘다 색깔 막대로 하겠다면서 얼굴에 맞춰 색깔막대를 골라 놓았습니다.

유주책갈피, 루시아책갈피, 예지책갈피, 예준책갈피에요.
유치원 갈 때 예준이에게 선물해야 한대서 비닐 포장을 해주었더니 맘에 든다 합니다.
받는 사람, 예준이에게 특별하면 좋은거다 했더니 분명히 좋아할거라 하네요.

첫 번째 책갈피는 유주가 자기 모습이라고 그린 거에요.
루시아책갈피와 나란히 놓고 막대 색깔이 같으니 서로 친한 친구들같다 합니다.
책갈피를 가지고 인형놀이를 하다가 지금 '규현책갈피'와 '유주책갈피'는 읽다만 WHY 속에 나란히 꽂혀 있어요.
책을 읽다가 엎어놓으면 제가 잔소리를 좀 했는데 책갈피 덕분에 책정리가 양호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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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멍 강옵서 감동이 있는 그림책 1
박지훈 글.그림 / 걸음동무 / 201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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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글. 그림 / 해솔

은정이네 집은 제주도 동쪽 끝, 일출봉에 해가 뜨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엄마는 하루도 빠짐없에 바닷속에 들어가 미역과 전복 등을 따는 해녀이지요.
망사리를 손질하느라 바쁜 엄마에게 은정이는 자기랑 놀아달라 투정을 부립니다.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놀면서 잡은 소라를 보고 은정이는 엄마를 생각해요.
언덕에 올라가 놀면서 물질을 하러 내려가시는 엄마를 본 은정이는 자신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일하는 엄마에게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변덕이 심한 바다날씨에도 매일 물질을 하러 가야하는 엄마를 걱정하고 자신을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다는 엄마 말을 생각합니다.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자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아이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은정이는 비바람이 그치고 햇살이 내리쬐기를 기도해요.
거짓말처럼 소나기가 그치고 햇볕이 비추자 은정이는 엄마가 물질하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은정이는 엄마에게 수줍게 꽃을 선물하지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밥을 많이 먹고 쑥쑥 커서 엄마가 물질할 때 같이 할꺼라는 은정이 말에 엄마는 먼 바다만 바라볼 뿐 아무 말이 없습니다.

[어멍 강옵서] 책 제목이 어딘가 좀 이색적이죠?
표지그림을 보면서 제주도가 자연스레 떠올라 제주도 방언인가 하는 짐작을 했는데요.. 제목을 풀면 '엄마, 다녀 오세요'라고 해요.
우리나라지만 가장 아랫녘에 떨어진 섬이이선지 제주도에는 이 외에도 알아듣기 어려운 사투리가 많지요.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어린 시절에 제주도에 살면서 보고 느낀 것을 떠올려 쓰고 그린 책이라는데요,, 표지그림에서부터 제주의 자연경관을 따사롭게 잘 보여주는 것은 물론 잔잔한 애틋함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매일 물질을 하러 가느라 바쁜 엄마에게 놀아달라고 투정을 내던 은정이는 친구들과 놀다가 엄마 생각에 미안해집니다.
게다가 날씨까지 궂어지니 두려운 맘도 일고 자신을 위해 일하는 엄마를 떠올리며 엄마를 즐겁게 해드릴 일을 생각하지요.
그리고 엄마에게 달려가 자신의 마음을 전합니다.
엄마가 되었어도 이 책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저와 우리 엄마도 생각나고 또 은정이보다 어린 우리딸도 생각이 났어요.
엄마 품에 안겼을 때 나던 엄마 냄새,  엄마의 손길이 마냥 좋던 때처럼 은정이도 그랬겠고 또 유주가 "엄마 미워"하고 토라졌다가도 기분을 풀고 제품에 안겨 "엄마 좋아"할 때처럼 은정이 엄마도 그런 기분이었겠지요. 

돌담 위로 나지막한 지붕이 있는 키 작은 은정이네 집, 바다와 노란 유채꽃밭, 엄마가 물질 하고 있는 깊은 바다, 감옷을 입은 사람들과 물질을 마친 해녀들, 저녁노을 진 바닷가 풍경
 이 책은 제주도 특유의 생활 문화와 함께 아름다운 제주도를 보여 줍니다.
거기에 엄마를 사랑하고 이해해가는 은정이의 마음이 더해져 더 아름답고 따사롭고요...


제주도는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니까 우선 바다를 그려보자 했어요.
색이 어둡고 옅고 제각각이어서 도화지 속 바다는 깊은 바다가 되거나 옅은 바다가 되었습니다.
색을 칠하는 동안 '감수광'노래를 불러 주었더니 '김수광'이래고..
유주가 색을 칠하면서 가로로 했다, 세로로 했다 붓질이 종횡무진인걸 보고 <제주도 바다> 노래를 얼렁뚱땅 지어불러 주었더니 유주도 따라 부르며 색을 칠했어요.
노래를 혼자 불러 보겠다고 해서 멍석을 깔아 주었는데 수줍은지 슬그머니 웃고.. 그래도 혼자 해보겠다 열심히 손사래도 치네요.^^ 

파란 바다 위에 파도를 그려줄꺼라는 유주..
파레트에 흰색이 없긴 했지만 파도를 빨강색으로 하고 싶다며 너울 파도를 열심히 그려 놓았어요.
바다가 마를 동안 제주도를 상징하는 그림을 그리자 하고 연계도서로 [팔도 총각이 왔어요!]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 책은 우리나라 지역별 특산물을 소개하는 책인데 제주도에는 귤과 유주차, 한라봉, 문어, 낙지, 옥돔 등이 있답니다.

책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따라 그리고 색칠 후에는 아빠랑 그림을 오려 마무리했어요.
초가집과 유채꽃, 옥돔은 제가 그려주었고 왕꽃게는 아빠가 그려 주었어요.
'아름다운 제주도'를 써주자 했는데 마침 일곱 글자라 무지개 글자가 되었습니다.
유주가 남색은 없어서 하늘색으로 했다며 새로운 무지개글자라 했어요. 
 


그림 속에는 주인공 은정이네 집과 전복을 잡아 손을 흔드는 엄마가 있습니다.
제주도 가운데에는 한라산 백록담이 있고 조용한 돌하루방이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기도 하지요.
규현이가 너댓 살 적에 돌하루방을 보고 '아이 배불러' 하는거 같다 한 적이 있는데 안잊어 버리고 '배불러 할아버지'라 부르더라구요.
그리곤 하루방이 나오는 속담이 있다면서 자신있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합니다.ㅎㅎ
그래서 하루방은 제주도 말로 할아버지이고 '하룻강아지'는 어린 새끼 강아지라 했더니 유주가 강아지고 엄마가 호랑이라 하네요.
유주는 개띠, 저는 호랑이띠라 그렇다고요..^^

저희집 하룻강아지가 정말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땡깡도 부리곤 하는데요..
은정이처럼 심통을 부리다가도 엄마를 이해하고 따스한 생각을 하는 아이로 컸음 좋겠어요.
저도 이 하룻강아지를 더 사랑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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