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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수집가 맥스 ㅣ I LOVE 그림책
케이트 뱅크스 지음,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2월
평점 :
케이트 뱅크스 글 /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 보물창고
맥스의 형 벤저민과 칼은 각자 여러가지 모양의 우표와 동전을 잔뜩 모아 사람들에게 자랑하곤 했어요.
형들이 부러웠던 맥스는 형들처럼 무언가를 모아야겠다 생각하고 낱말을 모으기로 하지요.
짧은 낱말, 좀 더 긴 낱말, 기분을 좋게 하는 낱말, 좋아하는 음식과 자주 말하는 낱말 그리고 좋아하는 색깔의 낱말들까지..
맥스가 수집한 낱말들은 점점 많아져 복도까지 차지하게 되었어요.
벤저민과 칼이 수집한 우표와 동전은 다른 순서로 정리해도 별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맥스가 수집한 낱말들은 다른 순서로 늘어 놓으면 엄청난 차이가 났어요. 그리고 한 데 모으면 생각이 떠올랐지요.
낱말들을 배열해 의미를 가진 문장을 만들 수 있다 생각한 맥스는 이제 자기가 수집한 낱말들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먼저 맥스는 '큰 초록 뱀이 되고 싶어하는 작은 갈색 애벌레 한 마리'를 등장시켰고 이야기 만들기에 흥미를 느낀 벤저민과 칼은 맥스가 낱말을 고르려고 멈춘 사이 '커다랗고 심술궂은 초록색 악어가 배가 고파 애벌레를 잡아 먹으려'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이어 만들었어요.
칼은 악어가 애벌레를 잡아먹을 수 있게 하려고 칼은 서두르지만 맥스는 ' 작은 갈색 애벌레가 자기가 애벌레인 것을 감사하며 구멍으로 쏙 들어간다'며 다른 결말을 만들죠.
다른 이야기를 더 만들고 싶었던 벤저민과 칼은 이제 그들의 우표와 동전을 맥스에게 나눠주고 맥스도 자기의 낱말을 형들에게 나눠 줍니다.
낱말조각을 모을 때만 해도 그냥 낱말에 불과했지만 수집한 낱말을 배열해 보는 순간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낱말들은 늘어놓는 순서에 따라 또 어떤 낱말과 낱말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문장이 만들어지기도 하지요.
형들을 따라 낱말을 모으게 된 맥스는 낱말이 모여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자기 경험으로 알아갑니다.
그 과정에는 또 나름대로 분류를 하고 잘 모르는 낱말들은 사전을 펼쳐 찾아보거나 쪽지에 베껴 쓰는 것도 있었구요.
자신의 생각대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재미를 알게 된 형제들은 서로 앞다투어 낱말을 골라 다른 결말의 이야기를 만들려 하고..
그러면서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놀이방법도 알아갑니다.
배열해놓은 낱말을 통해 이야기가 만들어지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그림으로 재미나게 살아나는데요..
무엇보다 맥스형제처럼 낱말놀이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나게 하는 책입니다.
신문지에서 낱말을 오려 낱말수집을 해보기로 했어요.
아이들도 열심히 저도 열심히 오려 모았는데 맥스처럼 다량으로 모으기란 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낱말이 모이니 규현이는 혼자 명사, 형용사와 부사, 동사로 가르기를 하고 유주는 한웅큼 집어 낱말을 늘어놓고는 (문장이 될래야 될 수 없지만..) 빠르게 읽으며 그것이 재밌다고 규현이랑 저를 불러댔어요.
규현이는 스케치북에 문장을 만들기로 했는데 두 개의 문장을 만들고는 힘들다며 끝~을 외치고
유주는 오린 낱말 중에 마침 '기분 좋은 말'이 있어서 기분을 좋게 하는 낱말들을 모아보았어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그 중에는 '그때 그 시절'도 있었습니다.
낱말들을 투명한 봉투에 넣어 보이게 두었더니 규현이는 놀다가도 꺼내 혼자 문장을 만들곤 하더라구요.
이날은 분류하지 않고 그냥 쏟아놓고 만들었는데 내용들은 짧았습니다.
맥스형제들처럼 내용이 담긴 '이야기'를 만들수 있음 더 좋았겠지만..
이야기는 고사하고 낱말을 찾아 제대로 배열해 만드는 것조차 쉽지는 않았어요.
그냥 짧은 문장이어도 자연스럽게 문장이 이어지는지 아닌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만족했지요.
며칠 전에 신문에서 낱말들을 더 오려 모았다가 아이들이 함께 놀자고 할 때 낱말놀이를 해보자 했어요.
전에 규현이가 분류했던 것처럼 분류할 때는 제가 좀 거들고 문장을 만들보자 했는데 만드는 중간중간, 묻기도 하고 '잘했다' '다시 해봐라' 서로 조언(?)하기도 하고요.
맨 위 사진은 규현이가 만든거에요.
문장을 만들면서 재미났던 것은 다른 낱말을 끼워 그때그때 바꿔보는 거였어요.
얼토당토않게 꾸밈말을 넣고 히히락락,, 만든 문장을 빠르게 읽으며 히히락락~
그러면서 원래 있던 문장보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꾸밈말을 찾기도 했어요.
'엄마 건강하게 관리하십시오'도 원래는 '엄마 관리하십시오'였는데 낱말을 고르다 '건강하게'를 찾아 중간에 끼워준 것이고
'학교 교실 잔치'도 학교 잔치에서 중간에 '교실' 낱말이 추가되었습니다.
규현이는 문장을 만들 때 속도가 좀 느리고 신중한 편인데 유주는 무조건 놓아놓고 넣었다 뺐다 하는 식이었어요.
'내 수학자리'가 무슨 말이냐 했더니 자기가 수학공부를 할 때는 자세 바르게 앉아 하기때문에 멋진거라며 저리 시범을 보여주었어요.
중간에 두 문장은 제가 만든 것이고 맨아래 사진은 유주가 만든 것입니다.
규현이가 자기가 만든 문장 중에 맘에 드는 것을 골라 독서록에 붙이기로 했어요.
낱말종이가 커서 한 문장만 붙여도 가득 찰거 같다했는데 막상 자리가 남자 하나 더 붙이고.. 유주것을 붙여도 되느냐 묻더라구요.
그러라 했두만.. 유주 모르게 후다닥 독서록에 붙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