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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싱 더 바운더리 - 마이너 서브컬처 매거진 밑바닥 생존기
푸더바 지음 / 자크드앙 / 2025년 9월
평점 :
마이너 서브컬처 매거진 밑바닥 생존기
이 책은 인스타그램에서의 푸더바와 같이,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에 대해 자유분방하게 소개하면서도 그와 관련한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덧붙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후지모토 타츠키가 만화의 악마라면, 나는 실패의 악마였다.
그쯤에 만든 게 '푸더바'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원래 브런치에
글을 쓰는 취미가 있었는데, 할 것도 없겠다 그걸 인스타에
옮기자는 취지로 개설했다. 이것저것 잡다한 걸 올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정신이 피폐해지는 소설 TOP 6"이라는
게시물이 빵 터져버렸다.
후술하겠지만, 나는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듣지않는
것을 들으며 지적 허영심을 느끼는 악취미를 가진 인간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않아 거의 새 책 냄새
풀풀 풍길 것 같은 책들을 소개한 내 콘텐츠가 사람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은 거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비슷한 유형의 게시물 "보고나면
후유증 심한 영화 TOP 7"을 포스팅했다. 그 결과, 이번에는
전과 비교도 할 수 없는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큐레이션 채널들이 생겨난다. 개중에는
기막힌 디자인으로 눈을 즐겁게 하거나, 한 장르에 대한
전문성으로 무장했거나, 천박한 드립으로 승부 보는 채널도
있었다. 마지막은 내 애기가 맞다. 2023년, 그렇게 장르도
디자인도 천차만별인 개성 가득한 매거진으로 넘쳐났던
"대 인스타 매거진 시대'가 도래했다.
파워포인트와 윈도우에 기본으로 깔려있는 폰트를 써서
뚝딱뚝딱 만든 푸더바의 게시물들. 큼직한 텍스트, 워작이나
이라스토야 등의 웃긴 짤들을 사용해 중학생이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엉성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결코 만들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엉성한
디자인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은 나를 스쳐 지나가는 무언가가
아닌 '푸더바'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인풋이다.
내 게시물의 표현 방식은 여타 매거진 계정과는 달리 거칠고
불편하다. 쉽게 말하자면 음지 느낌이 가득하다. 나는 이런
방식이 좋고, 또 이런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푸더바의
팬이 되길 바란다.
'대체 이게 뭐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어찌 보면
마케팅의 기초가 아닐까.
"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결국 내 편이 많은 게 남는 거더라.
아무리 삭막한 시대라도 해도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격언은
꽤 적중률이 높은 격언이고, 설령 거두지 못한다고 해도
손해를 볼 건 없지 싶다. 돕는다는 건 그 자체로도 꽤 도파민을
자극하는 행위니까.
면역된다면 우리가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장면 또한 점점
없어지게 될 것이다. 이런 '면역됨'에서 벗어나고자 인간은
늘 새로운 도전을 한다. 도전에는 끝이 없다.
인정이란 걸 받아보니까 알게 된 사실, 사람은 다 인정받으려고
사는 거다. 타인의 인정, 그리고 나 자신의 인정, 내가 푸더바를
하게 된 이유, 그리고 계속하고 싶은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자크드앙>을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zacdang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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