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시스터스
코코 멜러스 지음, 심연희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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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족쇄이자 나의 생명줄인 남은 자매들에게


"블루 시스터스"는 엄연한 가족 이야기다. 하지만 동시에,

가족 안에서 우리가 많이 말하지는 않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중독이란 것이 대를 이어 어떻게 나타나는지,

슬픔이 어떻게 우리를 갈라놓는지, 또 어떻게 하나로 모으기도

하는지, 그리고 부모의 방임을 각 자매가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자매는 친구가 아니다. 원초적이고 복잡하기 그지없는 자매라는

관계를 지극히 평범하고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친구라는

관계로 줄여버리려는 욕망을 그 누가 설명할 수 있으리.

그런데도 친구란 말은 가장 친밀한 관계를 의미하는 수단으로

줄기차게,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다.


탯줄을 떠올려보자. 질기고 구불구불하며 볼품없지만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 아니던가. 그걸 화사한 색실로 엮은 우정

팔찌와 비교해 보라. 그게 바로 자매와 친구의 차이다.


원칙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에야 비로소 원칙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는 말이 있다. 에이버리야말로 그 말에 딱 들어맞는 예다.

그녀는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라서 종종 불편을 느꼈다.

시인이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 될 수도 있었으련만, 서른셋의

나이인 지금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소명이 있으면 다른 이들과 차별점이 생긴다.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이것이 정말로 나의 소명이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보니에겐 복싱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러키는 현재 스물여섯 살이고 인생에서 길을 잃었다. 사실, 남은

자매들 다 그랬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바로 살아 있는 한, 반드시 그 길을 찾는 날은 오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니키가 죽은 뒤에 이 번호로 전화를 건 게 처음은 아니었다.

언니와 통화하고 싶고, 언니가 없는 삶이 어떤지 이야기하고

싶은 충동이 끊임없이 일었다. 죽은 언니에게 전화를 거는 건

마치 다리를 절단한 환자가 아직도 다리가 있다고 믿으면서

계속 일어서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러키의 아름다움은 그녀가 버는 돈의 원천이자 수치심의

원천이기도 했으니까. 러키는 모델 말고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자신이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기분에 시달리며

살았다. 대놓고 인정한적은 없지만, 자유로운 클리프가

부러웠다.


에이버리가 남몰래 부모님에게 뜨거운 분노를 품었다는 걸,

그 분노는 세심한 배려 아래 들끓는 마그마와 같다는 걸.

러키와 보니 둘 다 청소년기부터 부모님을 대신할 사람들을

바깥에서 찾으며 살았다.


복싱이란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간의 가장 깊은 본능을

억누르고 모든 걸 바치기를 요구하는 스포츠다. 결국, 고통을

감수해야 고통을 줄 수 있는 법이다.


훈련하던 시절, 그녀는 반응과 대응의 차이가 뭔지 배웠다.

대응은 배운 기술을 사용해 경기 계획에 맞춰 공격을 냉정하고

무감하게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응은 순전히 아드레날린의

힘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보통은 계속해서 해를 입게 한다.

새벽의 햇살이 비쳐 드는 텅 빈 거실에서, 보니는 망가진 신발과

발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니키가 죽은 후 처음으로, 엉엉 울었다.


니키의 장례식 이후, 시간을 멈추도록 돈을 쓴 것도 에이버리였다.

그녀는 지난 1년간 뉴욕 아파트의 대출금을 부담했고, 니키의

물건을 그대로 남겨둔 채 아파트를 비웠다. 하지만 시간은 돈보다

강했다. 그 점을 에이버리는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그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걸. 하지만 결말을 맞이 할 준비가 아직도 안 되어 있었다.


천사 같은 미모 때문에 내면의 어둠이 복잡해진 동시에 그 미모로

어둠을 숨기고 살아온 러키와 달리, 치티는 자신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내는 여자였다. 그녀는 부드럽고, 반짝반짝 빛나며, 우아하고

또 강인했다. 자연이 아름다운 것과 같은 결로, 치티는 영원히

아름다운 존재였다.


언니는 엄마 같았다. 러키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었다. 에이버리가 뭐라고 말했지만, 물소리와 귀를 울려대는

소리에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 소리는 마치

이렇게 들리는 듯했다. 넌 죽으면 안 돼. 너도 그러면 안 돼. 안 돼.


네 자매에 속해 사는 것은 참으로 마법같이 신비롭고 멋진 일

같았다. 보니는 그걸 깨닫자마자 이 세상 역시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것도 말할 필요 없어요. 동생이 세상을 떠난 건 엄연한

사실이고, 이제는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살아가야죠.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에요. 여기엔 이유도 없고 숨겨진 교훈도 없고

감사하는 자세 같은 것도 없어요. 동생은 죽었고, 나는 아직도

살아 있죠.


"네가 뉴욕으로 왔다면 니키를 구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

잘 들어. 내 말 명심해.

엄마는 에이버리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고 격하게 속삭였다.

"넌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야."



<원모어페이지>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1morepage_mgz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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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은 태도가 아니라 인생을 탓하는가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철학 30day 고윤(페이서스코리아)의 첫 생각 시리즈 3부작 4
고윤(페이서스 코리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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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철학 30day


철학을 품는 순간, 인생은 더 이상 실패할 수 없다.

인생이 산산조각 나면 누구나 깨닫게 되는 세 가지 진실이 있다.

첫째, 상황 탓, 남 탓을 해봐야 소용없다.

둘째, 이 위기에서 나를 구할 사람은 결국 나다.

셋째, 내 인생은 지금 이 순간부터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라, 인생에서 위기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철학이 

있는 사람은 위기를 다르게 본다. 단순히 고통이 아니라,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삶의 본질은 말이 아닌 행동에 있다. 그 행동이 본질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언변으로는

누구나 그럴듯하게 포장할 수 있다. 그러나 살아있는 언어는

행동으로 증명된다.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고 해서 그것이 진리는 아니다.


망각은 책임을 피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준비다.

우리가 붙들고 있는 기억이 언제나 진실이나 정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기억과 망각 사이의 균형을 배우는 데 있다. 망각은 단순히

과거를 지우는 행위가 아니라, 내일을 위한 여백이다.


이 세상에 위해한 것 중 열정 없이 이루어진 것이 없다.


진정한 자유는 욕망을 좇는 데 있지 않다. 욕망을 스스로

재 정의하는 데서 비롯된다. 오늘 당신이 욕망하는 것들을

하나 적어보라. 그중 무엇이 타인의 시선 때문에 만들어진

것인지, 그리고 무엇이 진짜 당신의 내면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해 보라.


"대부분의 사람은 조용한 절망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회피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는 감각과 욕망, 질문을 포기하고,

마침내 자아마저 상실한다.


현대인은 끊임없이 관계를 맺지만, 정작 동행하는 방법은

점점 잊어가는 듯하다.


함께 걷는다는 것은 상대의 속도에 발맞추고, 나의 진심을

억지로 내세우지 않으며, 침묵마저도 서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슬픈 진실은 대부분의 악이 선인이 되거나 악인이 되겠다고

결심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것이다.


분노는 가장 비합리적이며,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광기라는 걸 기억해라. 분노는 짧지만, 결과는 길다. 이성은

순간적으로는 약해 보이지만, 결국 평생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타인의 삶에서 배울 점은 배우되,

분명히 경계해야 할 부분은 피해야 한다. 타인의 무례함을

반면교사로, 따뜻함을 삶의 지침으로 삼되, 모든 관찰의 끝은

결국 '나'라는 존재의 중심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중요한 건 어제가 아니라 지금이다. 과거는 나를 설명할 수 

있을 뿐, 나를 바꿀 수 있는 힘은 현재에만 있다. 

화려한 어제보다 단단히 살아내는 오늘이 더 값지다.


우리는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에 대한

성찰로부터 배운다.


당신은 그것을 운명이라 불렀지만, 처음부터 그것은 당신이

만든 것이었다.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내게 올 수 있는 존재다.

그러니 죽음을 성찰하는 일이 곧 삶을 가장 생명력 있게

만드는 일임을 잊지 말자.


틱낫한은 사랑의 네 가지 본질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애, 연민, 기쁨, 자유. 이 네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사랑은

두려움과 집착이 아닌 '단단함'을 갖게 된다.


우리의 삶은 단 한번도 유리하게 흘러간 적이 없다.

언제나 열세였고, 그 열세를 극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진정한 지혜는 "나는 안다"라는 오만이 아니라, "나를 모를

수도 있다"라는 겸손에서 비롯된다.


타인이 준 이유 위에 세운 삶은 쉽게 흔들리지만, 스스로

발견한 이유 위에 세운 삶은 단단하다. 진정한 시작은 말이

아니라 깊은 사색에 있으며, 그 사색이 빚어낸 '나만의 이유'에

있다.


인간은 과거를 바꿀 수 없고, 미래를 장담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가장 집중해야 할 시간은 지금, 이 순간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deepwide.official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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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
메리 카 지음, 권예리 옮김 / 지와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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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도 글이 될 수 있을까?”

삶의 모든 순간을 빛나게 하는 진실한 글쓰기 기술


마침내 진실한 문장을 하나 쓰면, 거기서부터 계속 써나갈 수

있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알고 있거나 어디에선가

읽었거나 남에게 들은 것 중에 진실한 문장 하나쯤은 있었으니까.

<어니스트 헤밍웨이>


내가 글쓰기에 애착을 갖는 한 가지 이유는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라도 인생록을 쓸 수 있다는 민주주의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소설에는 얽히고설킨 플롯이 있고, 시에는 음악적

형식이, 역사 책과 전기에는 객관적 진실이 있다.


위대한 작가는 독자에게 자신의 가장 내밀한 약점마저 보여준다.

꾸밈없이 발가벗은 인간을 보면 누구나 조금은 감동하기 마련이다.


떠올리기 싫은 괴로운 기억이 불쑥 들어와 초라해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간절히 되살리고 싶은 기억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 그 찰나의 기억을 꽉 움켜쥐고 기억의 매듭이란 매듭을

죄다 들쑤시다 보면 어느덧 실타래가 풀린다.


지독하게 강렬한 경험을 할 때면 오로지 감정만 뚜렷하게

새겨지고 나머지 측면은 흐리멍덩한 그림자로 남을 때가

많다고 한다. 문제는 오히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 흐리멍덩한 잃어버린 기억이라는 사실이다.


위대한 작가는 어렴풋한 기억을 역시 어렴풋하게 그려낸다.

바로 그 때문에 독자는 작가를 신뢰할 수 있고, 신뢰가 곧

감동이다.


누군가가 진실을 다루는 방식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므로, 내 방식을 상세히 설명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자기 인생을 글로 펼쳐놓을 사람은 책의 모든 페이지에 

지독한 불행을 욱여넣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 그 삶 속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작가가 스스로 인정하지 않은 기만이나 뒤틀린 심보를 독자가

느끼는 순간, 작가의 권위는 추락한다. 그러면 독자는 책을 내려

놓고 달달한 아이스크림이나 텔레비전 리모컨을 집어 든다.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그런 교감을 포착하고 싶은 욕구에서

바로 교향곡이 탄생한 것이다. 자전적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작가의 타고난 성향에 따라 오감 중에서 특히 한 가지 감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대식가는 검은 호밀빵에 훈제

소고기 햄을 얹어 한 입 깨물 때의 짭짤한 맛을, 연애 

지상주의자는 부드러운 살결을, 화가의 눈을 지닌 이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그려낼 것이다.


삶을 한층 잘 읽어낸다는 것은, 삶의 구체성을 더 잘 알아차리는

일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말라.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자신의 거짓말에 귀 기울이는 인간은

결국 내면의 진실도, 외부의 진실도 분간할 수 없게 되고

자신을 존중하지 않게 된다. 존중하지 않다는 것은 자신을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능숙한 작가들은 심리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보를

배치하거나, 읽는 이가 실감나게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육체성이 부각된 장면에 정보를 여기저기 심어놓는다.


진솔한 목소리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어조는 달라질 수

있지만 어휘 선택과 구문에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독자가

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이 말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일종의 장치다.


가장 기본적인 차원에서 보면, 모자란 글은 모자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자란 글은 고치고 고칠 뿐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jiwain_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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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의 정수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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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의 정수


나는 이 얼간이들이 무슨 생각을 품을 수 있을지 상상할

수도 없다.


'진부한 사람들'은 대체로 솔직하고 느긋하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들도 그렇게 보아 주길

바란다. 반면, '진부한 비평가'는 성가시고 집요하다.


진부한 비평가에게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시도는 헛된 일이다.

그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생학하기

때문이다.


무의미는 재치보다 사람을 더 난감하게 만든다.

그는 새로운 사상에는 한결같이 거부감을 가지면서도,

새로운 제도나 기계에는 열렬한 관심삼을 보인다.


온화한 사람의 발뒤꿈치를 한번 밟아 보라.

그가 얼마나 빠르게 반을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온화해 보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실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다고, 그래서 자기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일에는 짜증을 내지 않고,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는 굳이

화를 내지 않으니, 마치 인간적인 친절함으로 가득찬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겉으로 보기엔 까칠하고 불편한 사람들이 오히려 진짜

착한 사람일 수 있다. 이들은 자기 일이 아니어도 관심을 가지며,

남을 자신처럼 소중하게 여긴다. 이들은 세상의 온갖 고민과

짜증거리를 안고 살아간다.


온화한 성품의 왕이 사실 위대한 폭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왕은 자신의 권력이 미치는 모든 사람들이 안녕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온화한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종교는 사람을 진정으로 현명하고 선하게 만들 수 있고, 그런 척하게

만들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사람은 타인에게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하게 된다.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 않는

이들에게 종교는 오히려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종교 지도자들이 교묘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행동할 때,

이를 흔히 '성직자의 술수'라고 부른다. 성직자들은 그들의 역할상

실제보다 더 도덕적이고 고결한 사람처럼 보이기를 요구받는다.


개인의 신념이라는 미명 아래,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의심스러울

때조차도 그것을 숨기고 정당화할 수 있다. 종교는 그가 몸에 두른

망토이자,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도구와 같다. 그에게 '내면의

양심'은 변명히고, 방어이며, 어떤 곤경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는

출구가 된다.


상대방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싶다면 그의 얼굴을 보라.

말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만 표정은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첫인상이 가장 진실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우리는 첫인상을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에 속아 잊어버렸다가, 결국 대가를

치르고서야 그 사실을 깨닫곤 한다.


늘 함께 살아온 가까운 가족이라면 서로의 인격을 잘 알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너무 가까우면 고유한 특징들이 흐려지고, 

판단력은 이익과 편견에 가려진다.


위선은 대개 세상을 속이기 위한 가면이지, 자신을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위선적인 사람은 평소에 숨기고 있던

비행을 들키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뻔뻔하게 반응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자신의

약점을 아는 것이다. 그 약점을 경계하고 다스릴 수 있다면

오히려 강점이 되기도 한다.


가난은 굴욕만 안겨 주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민낯까지 드러낸다.


철학자 토머스 웨지우드는 인간의 마음에는 균형을 맞추려는

원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무언가가 결핍되면 우리는

그 존재를 더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모욕은 자존심을

자극하고, 고통은 다가올 안도감을 상상하게 한다.


청춘은 영원할 것처럼 사랑하고, 영원할 것처럼 꿈꾼다.

이 믿음은 삶의 가장 순수한 불꽃이다.


생전의 불꽃은 꺼지지 않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다시

타오를 수 있다. 존재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유산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artichokehouse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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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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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세계와 마주하라!


시내에서는 1일 밤부터 아동이 습격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

했으며, 2일 오전 10시까지 병원으로 이송된 아동은 총 11명,

이중 5명의 사망이 확인됐다. 경찰은 지금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아동이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학교와 연계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무섭지 않아요. 그 녀석이 범은을 찾아낼 거니까요.

"그 녀석?"

우리 반에는 명탐정이 있거든요.


명탐정의 철칙, 일곱 번째. 경찰은 적이 아니다. 친밀하고

원만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일로 경찰관에게 미움

받으면 안 된다.


왜 범인은 범행 다음 날 갑자기 생각을 바꿨을까. 마치 갑자기

머리가 좋아진 것처럼 말이야. 그것도 살짝 머리가 좋아진

수준이 아니야. 평범한 사람은 이렇게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으니까. 고작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머리가 변할 수 있는 걸까?


아파, 대체 왜? 이건 아니야 ···, 지상에서 신음소리가 들렸지만,

이내 그것도 멈췄다. 명탐정이 여러 명 있으면 이상하다.

내가 명탐정으로 남으려면 같은 재능을 가진 사람은 사라져야 한다.


====


우리는 지구를 16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서 공격 가능

여부를 판정한다. 판정을 위해 각 구역마다 인류 64개체를 샘플로

수집한다. 샘플은 우리 비행선에서 32일간 생활하며 지능 측정을

받게 된다. 지능이 기준을 초과할 경우, 해당 구역에 대한 공격은

중단된다. 기준치 이하일 경우, 즉시 공격을 실시한다.


그들의 무기는 '지성'이었다. 이에 인류 최고의 지성을 가진

자들은 샘플로 선발되게 하고, 그들의 지성으로 '시험'을 통과하게

만드는 작전이었다.


기미코의 무기는 말. 그것은 도키요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경찰에게 폐를 끼치는 나쁜 어른이 되지 말라고 애를 혼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죠."

악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 속에는 분명 가족에 대한 사랑이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도키요가 그때 진정으로 느낀 것은

자신의 고생이 인정 받았다는 기쁨이었다.


약점을 파고들어 죄책감을 부추김으로써 이 여자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의감이 강한 사람, 스스로 선하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죄의식에 쉽게 무너져 내린다.


나는 생각합니다. 출입 금지 구역의 출입을 감시하는 건

사령관의 일입니다. 카틀레호 씨가 총에 맞은 건 경비원의

잘못이 아니라 사령관의 잘못입니다.


4억 명의 생명조차 기미코에게는 사람을 괴롭히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 여자는 괴물이다. 도덕이나 상식, 하찮은

규칙 따위에 얽매이지 않는 진짜 악마다. 도키요나 고요미는

물론이고, 인류와 고트 모두 이 여자의 큰 손바닥 안에 있었다.


==


몸부림치는 다쿠조를 올려다보며 죽은 줄 알았던 여자가

중얼거렸다. 너무 놀란 나머지 심장이 고장 난 듯했다.

분명 죽을 각오는 했지만, 이런 죽음은 싫었다. 시체라고

생각했던 여자가 되살아난 것에 깜짝 놀라 죽는다니.


"유령이 돼서 나타날 생각일랑 하지 마."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시체만은

두 번 다시 안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


괴물이 인류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괴물은 몸길이가 7, 8미터 정도로, 눈이 하나 달린 절지동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저항할 틈도 주지

않고 차분히 살육을 이어갔다.


아래팔, 위팔, 어깨뼈, 갈비뼈 ··· 그쯤에서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욕망에 사로잡힌 그들은 더욱 깊은 곳으로 파고들

것이다. 결국 그 괴물들은 그때까지 맡아본 적 없는 강렬한

'냄새'를 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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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서커스의 이웃이다. 그리고 역병의 신이기도 하다.

단 하나의 죽음으로 공연이 중단되고 수백 명의 생계가

위협받는다. 그래서 서커스 단장은 이 성가신 이웃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거리를 봐. 돈 많은 자는 살찌고 가난한 자는 말라비틀어

졌지. 똑똑한 자는 칭송받고 우둔한 자는 계속 빼앗겨.

이것이 이 나라의 규칙이야. 이런 세상에서 제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면 기적이라도 믿을 수밖에 없어.

스테인글라스가 빛났다. "설령 그것이 속임수라 해도 말이야."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mytomobook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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