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없는 달 - 환색에도력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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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 매년 음력 시월에 일본의 팔백만 신이 인간의 혼인과 운명을 결정짓는 회의를 열기위해

이즈모 신사에 모이기 때문에 일본 전역에서 신들이 자취를 감춘다는 속설이 있다.

따라서 이즈모에 서는 시월을 " 신이 있는 달이라고 표현한다.

 

 

이즈모 모두 신이 떠나버린 달, 이즈모를 제외한 일본에 신이 자리를 비우시는 달

그달에 유독 일년에 한번 강도가 일어난다. 기이하게도 강도가 든 집에서는 큰 금품을 요구하지 않고 여덟냥에서 열냥정도만 요구해서 훔쳐가고 사람을 상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도둑은 어떤 사연이 있을까? 신이버린 달에 관한 어떤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오래만에 돌아온 에도 시리즈, 12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이번에도 에도의 서민풍습과 길거리 묘사 , 음식이야기등이 책속에 가득 들어있다.

 

 

선과 악이라는 규정을 짓기보다는 그 옛날 미신과 관련된 이야기속에서 때론 귀신이 더 친절하고 오히려 사람이 더 무서울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분계급이 뚜렷했던 에도 였던 만큼 하층민에게 가혹했던 그시절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 옛날 서민조상들의 삶과 오버랩되면서 감정이 이입되기도 한다.

 

 

그중 몇가지 이야기만 소개할까 한다

 

귀자모화

이타미야 술 도매상 의 신단방에서 한밤중에 화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신기한것은 그불의 발화점인 신단의 물건속에 여자 머리카락이 발견되었는데, 그것을 발견한 지배인과 하녀 오토요가 조사를 시작한다.

그러던중 제일 어린 하녀 오카쓰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는데...

 

 

에도 시대 서민들은 입하나를 줄이기위해 어릴적 부터 남의 집 고용살이를 시작한다. 열두살 또는 더 어린나이에 부모곁을 떠나 생판 남이랑 살아야 하는 삶이란 !!!

그어린 딸이나 아들을 보내야만 하는 부모의 마음은 또한 어떠했을까?

 

 

붉은 구술: 방물가게 도제로 일하던 사키치와 오미요는 살림을 나던 해  사치금지령이 떨어지면서 직인으로 일거리가 떨어져서 살기가 곤궁해진다.

사치금지령은 사치품 ,비녀나 화려한 귀금속품들을 사치하는 것을 나라에서 규제하는 것이고 그것이 발각될시 엄한 처벌을 받게 된다.

궁핍함도 모자라 아내 오미요마저도 중병에 걸려 누워있게 되는데 , 그러던 어느날 초라한 노인이 나타나 붉은 구슬을 내밀며 화려한 비녀를 부탁한다.

불안하지만 일을 받아들여 한달동안 솜씨를 발휘하여 아름다운 비녀를 만들고 거기에 직인으로서의 긍지를 나타내기 위해 이름까지 새기게 되는데 , 그것이 화가 되어 돌아온다.

 

 

얼굴 바라기 : 박색으로 유명한 오노부에게 혼담이 들어온다. 그것도 나막신 가게  기야의 외아들 시게타로 ,그는 후카가와 근방에서 이름난 미남이며,그를 흠모하는 아가씨들도 많으며 ,또한 오노부보다 훨씬 잘사는 집안이다. 그런 시게타로가 오노부를 보자 미모에 반했다며 청혼을 하고 그집안의 모든 사람들도 오노부에게 절세 미녀라고 칭송한다.

결혼후 단순한 칭찬인줄 알았던 말이, 사실은 온집안 사람들 부모님 남편 시누이들 그리고 거기 하녀들까지도 자신의 미모가 박색이고 오히려 오노부를 미녀로 알고 있는데...

그 내막을 궁금하던차 물속에서 비친 귀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집안 사람들이 귀신에게 홀려있음을 알게 되는데 ...

그 귀신은 오노부에게 선택을 하라고 한다. 집안사람들에게 저주를 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저주가 풀리는 순간 자신은 이집에서 쫒겨날 운명에 처하는데 ...

 

 

신이없는 달에 죄를 지으려는자, 신이 없는 달이기에 인간을 지키려는 자, 그리고 절제절명의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는 그들에 대한 12편의 이야기이다.

한달만 신이 없고 11달 신이 있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 신이 에도의 서민들에게 신이 없는 달과 같음을 느낀다. 그 신보다는 이웃이 더욱더 그들을 보호하고 챙겨주는 것을 느낀다.

신이 있는 달을 살지만 항상 신이 없는 달로 살아가고 있는 에도 서민들에게 신은 결국 주위의 이웃들이라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린하녀를 챙겨주는 늙은 하녀, 도망쳐 붙잩혀 온 종업원을 불러 다독거리는 늙은 주인, 미아가 된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미아를 돌보는 사람들 ,늙은 소방관이 신참 소방관에게 주는 용기 ,짝사랑에 마음아파 훌쩍 떠나버린 종업원의 아픔을 이해하는 주인장

등등 화려하지 않은 서민들의 소소한 이야기속에서 가끔 나타나는 요괴나 귀신은 두려움의 대상이기 보다는 그들의 가련함을 부각시키거나 그들의 외로움을 다독여주는 존재로 등장한다.

 

 

가까이에 이웃이 있지만 그들과 섞이지 못하는 이들에게 요괴나 귀신은 그들에게 신이 없는 달이 였을수도 있고 ,그요괴에게 사로잡혀 있으나 이웃의 도움으로 인해 벗어난 그들에게는 신이 있는 달이 였을 수 도 있다.

 

 

신이 있는 달과 없는 달의 차이는 뭘까?

결국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이웃과의 연대감이라는 것을 느낀다.

더불어가는 사회, 행복한 사회는 같은 정을 나누고 소소한 보살핌을 나누는 것이 상막한 지금을 낫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에도 시대의 절박함, 사건들이 지금 현시대의 생존과 그리 다르지 않고 상황과 사건과 바뀌었을 뿐 ,우리도 지금 에도 시대를 건너고 있다.

 

우리가 지금  신이 없는 달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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