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와 앞치마 - 타인과 친구가 되는 삶의 레시피17
조선희.최현석 지음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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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세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최현석과 사진가로서 유명한 조선희의 만남 부터가 이채롭다.
어쩌면 음식과 사진은 같은 선상에 있을수도 있지만 그만큼 각자의 개성이 많은 작업이라서 두분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궁금해지면서 책장을 펼친다.
다른 직업을 가졌지만 정식교육을 벗어나서 지금의 프로페셜을 이루었다는 공통점이 만나는 순간 부터 서로를 너무 이해하게 되었다는 두사람.
그들이 17가지의 레시피와 사진 ,그리고 인생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추억의 음식은 언제나 옳다.
 

추억의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선희작가의 아버지와 간짜장의 추억은 어린시절 맨처음 아버지가 사주셨던 간짜장이 생애 처음 대면했던 짜장면의 추억은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계신 아버지와의 마지막 식사였음을 이야기한다.
최현석세프의 명란파스타의 추억은 호텔 요리사였던 아버지와의 애특한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지 못했던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추억의 음식은 그옛날에는 정말 보잘것 없다고 생각했던 음식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음식을 해주는 사람의 정성과 애정이 담뿍 녹여져 있던 음식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데에서 오는 것 같다.
나 또한 어릴적 그렇게 싫어했고 당연시 여기던 엄마의 음식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제서야 깨닫게 되니 말이다.

 

 

 

 

직업의 성별은 의미가 없다. 여성성과 남성성

 

 어 조선희 고객님은 여자 분인데...., 네 맞아요 저 여자입니다.
여자로 태어났으니 여성성이 아예 없을 리는 만무하고
남자같이 행동했지만 스스로 상처받지 않았을리 없다.
그래서인지 난 눈물이 많았다.

어린시절 부터 남성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조선희 작가 또한 자신이 여성이었기에 그동안 많은 아픔을 겪어 왔다고 말하면서 지금의 자신을 만든것은 그아픔을 이겨낼수 있엇던 것은 주위의 친구들의 격려와 이해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에 있어서 여성성과 남성성의 절묘한 조화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여성이기기에 여성성을 포기하지 않았고 일때문에 거친 남성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아야 햇던 그녀의 이야기가 맘에 와닿았다.
나 또한 인테리어라는 직업의 특성상 남성들사이에서 여성성을 지키기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여성성을 버린다면 내가 만드는 공간에 필요한 섬세함이 없어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전 요가 선생님이 " 회원님은 일터에서 대개 깐깐하실것 같다 "  왜냐고 물었더니 , " 동작을 할때 쉽게 긴장을 내려놓치 못한다, 깐깐한 사람들이 낯선 환경에서 오면 긴장을 내려놓지 못한다 "
그런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일터에서 항상 여성성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봐 항상 긴장한 것이 굳어져 버린것 같았다. 어릴적에는 이런 깐깐함과 드세다는 말이 상처가 되었지만 지금의 나를 지켜냈던 것은 결국 이두가지임을 알고 이제 조금 더 사람들과의 조화를 꿈꾸기에 잠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것 같다.

 후회와 집착을 재능으로 바꿔라 .

 

 

나는 재미있는 징크스를 하나 가지고 있다. 뭐든 평소에 잘하다가도 막상 판이 깔리면 바보가 되는 ....
투수를 할때도 연습구는 강속구를 던지다가도 타자가 들어서면 아리랑 볼을 던지는
그러나 요리만큼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요리할 때 불쑥 예상치 못한 일로 위기가 생긴다 하더라도 나는 드라마틱하게 극복해 나간다. 내가 요리에 집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는 주방 밖에서 즐기는 일들은 내게 단순한 취미이고 주방안에서 즐기는 일은 소중한 재능이라고 믿으려 한다

 

 

 

사진과 요리의 고통점은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한계의 벽에 부딫히게 된다. 창작을 하는 일이고,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도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일에 대한 집착과 후회가 없었다면 한계의 벽앞에서 주저 앉아버릴수 있다.  요리사와 사진가는 집착과 후회를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재능으로 바꾸었다 .

어릴적 미술학도를 꿈꾸었던 최현석셰프는 요리에 미술을 입혀서 재능으로 바꾸게 되었고 미술은 취미생활로 아직도 즐겁게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조선희 작가는 아이를 낳고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을때 아날로그는 가고 디지털이 일반화 되었을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집착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불안의 요소는 잠복해 있는 바이스러같은 감기이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도 나를 찾아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아이를 낳으며 비운 열 달이면 나 따위는 어느새 잊혀 버린다는
진실을 확인시켜 준 공백기.
이름 있는 자로 살다가 이름 없는 자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실히 깨달은 십년전이 오늘의 강박을 낳았다.
하지만 이 또한 괜찮다.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만 살아온 십 년.
더 오래 이름 가진 자로 살기 위해 버둥댄 십 년.
그 이십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그불안이 오늘 새벽,
나를 불러내 이 글을 쓰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조선희 작가의 글중

 

유명한 사람들이 겪는 불안의 요소는 잊혀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또한 그유명한 사람을 선택의 입장이 아닌 선택당하는 게임에 선 아티스트는 늘 상 불안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불안은 필수 요소이다. 예전에는 잘난 사람들 , 성공한 사람들은 불안을 모르고 살아가는 줄 알았다.
그들은 결국은 언젠가 내려올 자리를 보아야 함을 , 그리고 높은곳에 올라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 더 힘든 상처를 주어 회복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보기도 한다.
때론 유명하지 않은 나를 , 보잘것 없는 나를 위안삼기도 하지만 높지않은 곳이라도 그곳에서도 바닥은 있기 마련이다. 떨어지는 자리가 다를뿐..
나 또한 최근에 일을 그만두고 쉬면서 불안이 깊이 나를 잠식하고 있다.
이대로 세상에 , 사회 생활에 돌아갈수 없을까봐 .  그러나 지금은 잘 모르겠다 쉬고 있는 것이 잘 하는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 최현석 세프의 말처럼 " 불안의 요소는 감기처럼 언제나 다시 재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로 잠복해 있는 건 아닐지 조금 걱정이 된다."
불안이 감기라면 약먹고 쉬어야 낫는 것이니까 , 난 지금 감기를 이겨내기 위해 쉬는 것이라고 다독이면서 지금의 불안을 잠재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17가지 레시피와 사진을 통해 그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특별한 요리와 사진이 늘상 우리를 기억하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일상에서 괴로움 ,추억, 불안 , 좋은 사람들,가족이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말라고 강조하는 것 같다. 늘 일상이 파티 같지 않음을  알아가는 나이를 건너가고 있는 두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도 내 불안과 추억,가족,직업,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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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5-12-1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불금 되시고 따뜻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