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 외롭고 슬프고 고단한 그대에게
류근 지음 / 곰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표지처럼 담장에 걸쳐저서 자라나는 담쟁이가 쭈글 쭈글 말라가는 계절, 말라서 떨어지는 시기가 오고 마는, 인생사

그 인생을 욕에 버무려버린 시인 류근의 넋두리 같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제목이 너무 달콤하여 사랑에 관련된 산문집인줄 알고 책을 펼쳐둔 순간 나의 기대는 " 시바"을 만나면서 사라져버린다.

저철한 문인, 예술가의 가난함 삶을 이야기하면서 그 생활이 즐겁거나 슬프거나 처절함 보다는 살아가는 또하나의 인생임을 책을 읽어가면서 느끼게 된다.

항상 술을 먹고 있고 술에 취해 있고 술자리에 있는 류근 시인이지만 그가 말하는 문장들이 생날로 살아내는 자신, 또는 우리들의 이야기일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많은 문장과 시어들 끝에 시바, 조낸이 넘쳐나지만 욕을 안하고 세상을 견뎌내기란 얼마나 힘든가를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기에 읽는 내내 인상이 찌푸려지고 왜 이렇게 욕을 많이 했을까 하다가도 어느 부분에 가서는 욕이 정말 통쾌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그의 언어가 거칠어도 감성적인 시어들은 문장 곳곳에 살아있다.

같은 동업자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 동네서점에 절대 팔지 않고 쟁여 두는 시집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는

시집이란 괴상한 생명력을 가져서 어제 안 온 시가 오늘 오기도 하고, 그제 안온 시가 내일 올 수도 있고, 하필이면 오늘 울고 있을때 손수건이 되어 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고려의 시가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고, 폴란드의 시가 우리정치를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시라는게 본디 무당장르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다.

페이지 : 77

이처럼 시라는 장르에 대한 해설을 정확하게 집어내기도 하니 욕이 난무하는 문장들에서 옥석같은 글들이 박혀있어서 책을 쉽사리 손에서 놓치 못하게 만든다.

발터 벤야민" 아케이드 프로젝트"을 읽던 주인집 아주머니에게 다방경영에 대한 조언을 하던 저자에게 " 유씨 이번달 방세 11만 5천원부터 좀 주고 나서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시면 안될까? 라는 핀잔을 듣는 대목에서는 박장대소를 할수밖에 없다.

욕만 잔득있는 잡문 같다가도 아름다운 문장들이 가득한 페이지를 만나기도 하고 때론 주인집이나 동네 술집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만담같은 장면들도 있고 도무지 이책은 무엇이다 결론내릴수 없지만 그래도 읽다보면 살아가는것이 다 욕도하고 유머도 있고 심각함도 있다는 것을 언뜻내포하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추억하고 그리워함에 있어 좋은 영상만 있는것이 아님을 알기에 그의 욕에 눈살을 찌푸리지만 그래도 그다음에 다가오는 진실된 그만의 문장들에 공감을 하게 되면서 류근시인의 문장에 매력이 가게 되는것 같다.

추억의 힘과 그리움의 힘은 같은 높이의 음계를 가진다.

그러므로 내 노래는 언제나 길 없는 허공에 발이 묶인다

페이지 : 305

어제의 류근은 욕이나오다가 오늘의 류근은 감성적이고 내일은 류근은 슬픔을 달래는 코미디일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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