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을 위하여
윌리엄 랜데이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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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컵을 위해 어떤 일까지 할 수 있어?”
“지옥에라도 갔다 올 수 있어.”

사건은 이렇게 시작된다. 소도시 뉴턴 시티의 공원에 어린 소년의 시체가 발견된다.가슴에 세번의 자상과 함께 피흘려 죽은 상태로 발견되고 전혀 살인사건과 상관없는 도시, 중산층 밀집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더욱 관심을 받게 된다.

여기에 검찰청 소속이면서 잘나가는 검찰차장인 " 앤드류 바버" 는 살해된 소년이 아들의 같은 반 친구인것을 알게 되고 사건을 시작하게 된다.

먼저 그동네 성범죄자를 검색하다가 용의자 한명을 발견하고 그사람을 쫓던중 동시에 아들 제이콥의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하다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음을 감지하게 되고 그날 저녁 메일이 날아온다.

페이스북으로 접속하라는 암호같은 메일을 받고 페이스북에 접속한 순간

" 제이크 네가 그랬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 너 칼가지고 있잖아. 내가 봤어"

라는 문장을 읽게 되고 제이콥의 방을 뒤진결과 칼을 발견하게 되고 아들에게 살인을 했는지 추궁하게 된다. 그페이스북의 문장으로 인해 검찰에서도 알게 되고 " 앤드루 바버"는 수사에서 빠지게 되고 제이컵은 살인죄로 기소되며 온마을에 이소식이 전해지면서 앤드루의 가정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아내인 로리, 검사인 앤드루, 평범한 아이 제이콥에게 무슨일이 벌어진걸까?

아내인 로리는 자신의 아들이 살인범이라는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평소에 자상하고 사려깊고 합리적이었던 성격이 점점 다르게 변모되어 간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스토리보다는 제이콥의 아버지 앤드루를 중심으로 미국의 법적체계와 검찰, 배심원들의 구조적인 모순들을 이야기해주고 있으며 기소부터 재판이 열리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살인자를 둔 가족이라는 낙인이 얼마나 한가정을 서서히 무너뜨리는지 보여준다. 또한 진정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것인지를 다시 한번 묻게 된다.

일예로 아들이 살인죄로 기소되고 수색영장이 발부되는 순간 앤드류는 경찰들 보다 먼저 집으로 와서 혹시나 모를 증거를 인멸하기 시작한다 . 아들이 무죄이든지 유죄이든지 상관없이 검사로서 법이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하는지를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 진짜로 놀라운 일은 무고한 사람이 유죄판결을 받는 잘못된 긍정의 오류가 너무나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사법제도에 대한 우리의 눈먼 신념은 무지의 산물이자 마술적 사고이다. 나는 결코 내 아들의 운명을 사법제도에 맡길수는 없다

페이지 :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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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가장 핵심인것은 검사인 앤드루 바버는 사실 엄청난 과거가 있는데 조부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아버지까지 폭력성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앤드류의 아버지는 교도소에 수감되어있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 살인유전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 살인유전자는 대단히 체체 전복적인 개념으로 형법의 모든 전제를 약화시킨다. 법정에서 우리는 범죄의 의도, 즉 범의를 단죄한다. " 고의없는 행위는 죄가 되지 않는다"라는 오래된 라틴법언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이와 만취자, 정신병자에게 유죄판결을 내리지 않는다"
페이지 : 186

인간은 유전자라는 것에 많이 얽매인다. 가수나 화가처럼 예술가적인 유전자는 대를 이어 물려받기를 원하지만 살인같은 유전자는 대물림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중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다. 좋은 유전자는 이유도 없이 꼭 대물림될것이라는 묵시적인 믿음을 얻고 살인처럼 잔혹한 폭력유전자는 대물림이 안될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다. 환경에 의해 사람은 지배를 받는것을 보면 꼭 유전때문이다 아니다라는 가설을 세울수 없고 또는 유전전인 요소를 무시할수 없는것도 마찬가지 개념이다. 아버지가 아들의 생김새나 버릇을 닮듯이 말이다.

이러한 앤드류 바버의 살인유전자를 통한 의심의 눈초리는 변호사 ,검사, 심지어 앤드류의 과거를 전혀 몰랐던 부인 로리까지도 그상황으로 몰고 가게 되면서 재판은 진행된다.

그러나 아들 제이콥에 대한 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앤드루와 로리는 재판이 진행될수록 점점 불안해 지기 시작하면서 작가는 앤드류보다는 아내인 로리의 행동과 겉모습의 변화를 통해 부모의 아들에 대한 믿음의 불안감, 또는 죄책감을 잘나타내어준다.

끝없이 이어지는 재판과정을 세세하게 이야기하면서 전혀 지루하지도 않고 범인의 윤곽이 잡혔다 안잡혔다를 반복하는 숨바꼭질 속에서 알수없는 마지막 이야기가 남겨졌있다.

그러나 결론을 읽고 나서 " 과연 맞을까?" 라는 의문을 만들게 하고 가족이라는 구성원간의 믿음은 어디까지인가?라는 물음과 함께 내가 이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두가지 의문을 들고 마지막장을 덮게 된다.

끝나지 않는 이야기속에서 끝모를 슬픔과 함께 오해인지 진실인지의 양자택일앞에서 정확하게 이게 진실이야라고 말할 용기가 생길 사람이 있을까?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꽤나 알려진 작가지만 한국에서는 이제야 알려진 작가라는 것이 안타깝고 이작가의 글을 더욱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생긴다.

법정이야기를 이렇게 쉽고 또한 긴박하고 재미있게 소설로 만나다니, ....라는 감탄사가 절로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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