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사랑하는 책의 마지막이라는 느낌를 마주할 시간!!!

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죽기전 후회하는 일들에 대한 조사를 한 간호사가 말하는 다섯가지중 하나가 평생에 읽고 사랑할 수 있는 책한권을 가지지도 못하고 읽지도 못한것이라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어릴적 책 읽는 즐거움에 대해 몰랐을때는 이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지겹운 책읽기가 죽기전 후회하는 일들에 포함될정도라니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말뜻을 조금은 알겠다. 책읽는 즐거움 , 또한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을때의 황홀함, 뿌뜻함, 맛난 음식을 먹을때의 포만감처럼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느끼는 아쉬움, 재미있는 글이 읽으면서 점점 지나가는 슬픔과 기쁨을 말이다.

이책 오직 독서뿐도 옛 독서가이자 애서가들의 책읽는 즐거움과 함께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또는 책을 읽는데 있어서 조심해야 할점들을 꼼꼼히 짚어주는 책이다.

이책의 저자 정민교수님의 책들은 대부분은 옛 선조들의 책읽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번책은 그동안 다루었던 또는 다루지 못했던 독서가들이 한자리에 밥상을 차린듯한 느낌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음식이 없다지만 이 책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가득할 수 도 있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허균에서 홍길주 까지 옛사람들의 독서방법들을 읽다보면 자꾸 책장을 쳐다보게 되고 내마음의 책읽기에 대한 생각들이 차곡 차곡 쌓여지게 만든다.

그중 이익의 성호사설 조현곡 중에서 책읽기의 기본적인 마음 자세를 찾아 볼수 있다.

“ 책만 덮으면 바로 잊어버리는데 본들 무슨 소용인가? " 라고 학사 한사람이 책을 보다가 땅에 던져버리면서 한말에 현곡 조위한 이 말했다

"사람이 밥을 먹어도 뱃속에 계속 머물려 둘 수는 없다네 . 하지만 정채로운 기운은 또한 능히 신체를 윤택하게 하지 않는가. 책을 읽어 비록 잊는다 해도 절로 진보하는 보람이 있을것일세 "

맨처음 책을 읽다보면서 제일 처음 회의에 빠져들때 항상 자신에게 하는 말 중 하나일것이다. 옛날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러한 생각들을 품게 되는 것을 보면 인간이 가지는 다양한 고민들은 항상 비슷함을 느끼게 되면서 애서가들도 한번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되는 구나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허균은 책을 읽는 까닭을 이야기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가 책읽는 소리이며 그중에서 듣기 좋은 소리는 어린자식이 책읽는 소리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 천하의 일은 이로움과 해로움이 반반인데, 온통 이롭고 작은 해로움도 없는 것은 책뿐이다 " 라고 말이다.

홍길동을 지은 소설가로도 유명한 그가 말하는 책읽기의 즐거움과 함께 자식과 읽는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가는 방법을 생각한다면 더욱 좋은 책읽기가 될것 같다.

이익은 책을 읽을때 가져야할 의문과 메모의 독서법을 이야기하고 , 많은 책을 남겼지만 벼슬에는 나아가지 않았던 양응수라는 분은 옛성현들의 책읽기를 통한 책읽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 논어와 맹자의 독법"을 이야기 해준다.

" 논어는 냉정하게 보아야 하고 맹자는 숙독해야한다. 논어는 구절과 뜻마다 각기 한가지 의리를 담고 있어 자세하고 고요히 살펴야 한다.

맹자는 큰 단락으로 되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해서 숙독해야 글의 뜻이 드러난다. 한구절 한글자마다 깨달으려 들어서는 안된다 ."

그 어렵다는 맹자, 논어를 이렇게 읽다보면 나만의 책읽기를 통해 그 깊이를 더욱 깊고 넓게 읽히는 독서법으로 발전 할 수있을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많은 책을 읽었다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내 책읽기에 대한 회의 들었던 사람이나, 책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 또는 이제 막 책읽기의 즐거움에 빠져든 사람들 각자의 다른 위치에서 이책의 효용의 가치를 느낄 것이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읽어도 막 좋아지는 사랑하는 책이 될것 같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맨 마지막 장 앞에서 두근거리고 있는 내자신을 만나게 될것이다.

이 책은 그런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