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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 - 인물화,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선정 2013 올해의 청소년 도서 ㅣ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3
조인수 지음 / 다섯수레 / 2013년 5월
평점 :
군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서 왠지 고리 타분 할 것 같은데 은근 재미있다. 옛날그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렇게 묵직한 제목을 단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요즘은 독서도 목적의식을 주어야 책이 팔리는 시대라 그런지 교양서적이라는 제목을 주면 안될 것 같은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힐링, 부, 지식이 목적이 되어버린 출판시장의 분위기가 대세인 것이 안타깝다.
이 책은 사실 군자의 삶이란 제목보다는 옛날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루어져서 그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물화 50점을 통해서 그 인물이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인물화를 그리게 된 계기뿐만 아니라 그림의 정확도 또는 어떤 스타일이 그 당시 유행했는지를 각각의 인물화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옛날 인물화는 지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단이었다. 평민들은 꿈도 못 꾸었고 화가 자신들조차도 자화상을 그리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여성의 인물화는 더욱 귀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에는 세 점의 다른 여인의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실려있다.
강세황 (오부인의 초상) - 선조의 일곱 번째 아들 인성군 후손인 밀창군의 이직 부인인데 86세의 노파의 초상화이다. 성리학이 근본인 조선사회에서 여인을 초상화를 그릴 수 있었던 것은 강세황이 친족이었기 가능했다고 한다. 예쁜 그림이 아닌 노년의 삶과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는 초상화이면서 부인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고 한다.
신윤복(미인도) 워낙 유명한 그림이지만 그 그림의 모델은 누구인지 밝혀지지는 않았고, 누군가가 사모하던 기생이거나, 화가가 사랑하던 기생이 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화가의 마음에서 만가지 봄기운이 일어나니 붓끝은 능히 만물의 초상화를 그려낸다 " 라고 그림에 신윤복이 쓴 글처럼 그 모델에 대한 화가의 마음일수도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채용신 (최연홍 초상) - 이 그림은 실제 존재했던 인물의 사후세계에 화가가 상상하면서 그린 인물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홍경래의 난 당시 군수인 정시와 그 아버지가 살해될 때 정시 동생을 구하고 군수부자의 장례를 치러주었던 관비 기생이었다고 한다. 그 후 나라에서 기생을 면하고 논밭을 주어 평민으로 살았다고 한다. 신분이 낮은 기생이었지만 " 삼종지도"을 지켰던 인물로 후세에 귀감이 되라고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그림 속에서 보여지는 여인은 기생이라는 요염함 보다는 왠지 전형적인 어머니상 같은 이미지를 담고서 갓난 아기를 안고 있다. 그래도 기생의 자태는 감출 수 없었는지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그 당시 조선말기에는 여성의 짧은 저고리와 풍성한 치마가 유행이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을 반영하여 여인 젖가슴이 살짝 드러나 있다.
이처럼 박물관이나 가지 않으면 접할 수 없는 옛 그림을 소개한 작가는 " 박물관 유리 속에 갇혀있는 그림들에게 바깥 세상을 구경시켜주고 또한 이런 그림들이 있다는 것을 소개 주고 싶어서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단순히 옛 그림이 아닌 그 당시의 생활상을 옅 볼수 있고 사진과 영화라는 기법이 생기기전에 조상들이 자신의 생활상을 담은 영상과도 같은 그림읽기에 대한 재미를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고요한 그림 들 속에서 은은히 풍겨오는 예스러움이 얼마나 멋지고 대단함을 느끼며 우리조상들의 손재주는 가히 탁월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