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 - 골동품이 내게로 와 명품이 되었다
이정란 지음, 김연수 사진 / 에르디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방학때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댁을 가면 보았던 물건들이 한가득 책속에 나와서 얼마나 반가웠다. 물건은 안쓰면 없어지고 버려지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물건들을 값어치있게 만드는 작가의 글솜씨가 너무 좋았다.

이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아침마다 할머니가 쪽진 머리를 풀어서 참빗으로 긴머리를 빗고 다시 쪽을 지시던 모습이 생각났고 , 한겨울 방안에 화롯불에서 밤을 구워주시던 생각, 집댓돌위에 올려져 있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무신,부엌에 김이 나던 가마솥, 떡을 해주시던 시루 , 할머니와 엄마가 같이 빨래를 만지시던 다듬이소리가 생각이 난다. 지금은 몇가지나 물건이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그시절의 물건들에게 사랑과 추억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가끔 물건은 대를 이어 물려주던 전통이 있엇던 옛시절이 지금은 다 없어져버려 안타까움이 생긴다. 엄마는 시집올때 가지고 오셨던 몇 가지물건과 함께 친할머니가 물려주신 세간등등을 매일 아침 만지고 닦고 하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가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를 이야기 하실때 물건과 얽힌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외할버지와의 추억을 이야기하셨다. 시집갈때 잘 살라고 사리빗자루 손수 만들어주셨다면서 좋은 재료를 가지고 와서 밤새워 3개를 만들어주셨다고 집에서 떠나는 첫째 딸에게 사랑하는 맘을 표현못했던 그시절 배고팠던 시절에 아버지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던 같다.  엄마가 그이야기를 할때면 눈빛이 젖어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에 헤매이고 있음을 알게된다 . 그런물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속에 작가의 개인적인 수집사연과 함께 이야기되고 있어 재미있다.

 

또한 그녀의 물건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나의 기억과 만나는 순간들이 있어 더욱 반갑고 기쁘다 .

그중하나는 고무신장난감에 대한 이야기, 고무신 한쪽을 접어 다른 쪽에 쑤셔넣고 장갑차를 만들어논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할 때 고무신은 즉석어항이 된다.  라고 하는 부분은 어린시절 시골가서 물가에서 어항삼아 놀았던 기억과 고무신을 반접어 동네 아이들과 들고 뛰었던 기억이 난다.

 

오래된 물건들이 속닥 속닥 소리를 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제목이 딱 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인것 같다. 한쪽에 방치되고 있는 물건들을 끄집어 내어 그녀만의 이야기로 만든 능력도 대단하지만 우리에게 조상의 물건들에 대한 소중함과 추억을 선사한 그녀에게 고마움이 든다. 그리고 엄마의 물건들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곁에 계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 또한 생각할수 있는 계기가 된것 같다. 결국 물건은 같이 살고 있는 가족들의 성장과 추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는 소중한 물건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우리 전통의 물건들에 대한 쓰임새와 지혜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선 우리집에 오래된 물건부터 함 찾아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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