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슈 - 웃음이 주룩주룩 눈물이 꼬물꼬물
김상득 지음 / 네시간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귀엽다, 웃긴다 , 반전에세이라는 제목에 먼저 눈길이 갔다.

 

에세이면 에세이지 반전 에세이는 뭐야?

사실 표지 그림부터가 에세이와 어울리지 않는 코믹함과 함께 작가의 얼굴을 저런식으로 써먹는 것 자체가 반전 이었다.

 

「중앙SUNDAY」S매거진에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라는 칼럼을 묶은 책인것 같다. 

책제목 슈슈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든지, 울고 있지만 웃음이 나온다든지, 너무 웃었더니 눈물이 난다든지, 너무 슬퍼서 헛웃음만 난다든지, 웃음도 울음도 아니지만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동시에 기쁨과 슬픔이 터져 나온다든지 " 처럼 작가의 설명처럼 애매모호한 우리의 자화상을 이모티콘 ㅅㅅ, ㅠㅠ 의 합성어 이다.

슈슈라는 단어의 탄생처럼 그의 글속에는 항상 반전이 숨어져 있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딱히 내용의 구분이라기 보다는 그냥 웃움이 주룩 주룩, 눈물이 꼬물 꼬물 나는 이야기들의 3부작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에는 삶이 묻어나 있다.

 

선생님, 제 코너를 가장 먼저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선생은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신문을 뒤에서부터 보거든요.” -본문 52쪽  신경숙 작가와의 에피소드 이야기중에서

 

나만의 착각에 빠지면 세상을 나의 위주로 돌아간다고 여기는데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그세상은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됨을 느낀다.

 

맞선과 면접이 똑같은 까닭은 ? " 좀더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은 사람을 뽑는다. "  본문 65쪽 중에서

난 왜 항상 좀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남자를 못만나는 것일까?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서 옆자리의 모르는 사람에게 어깨를 빌려주면서 한토막 " 당신의 오늘이 저의 어제고 당신의 어제가 저의 내일이니까요"라는 한문장으로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잠든 직장인의 고달픔을 이야기 한다.

 

런치메이트를 고르는 법"  그가 누구인지는 함께 점심을 먹는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처럼 나도 직장인 초년 시절 점심 같이 먹을 사람에 대해 고민했던 시절이 생각났다. 처음 입사해서 점심먹으러 갈때마다 누구랑 먹으러가야 하고 가면 같이 가는 상대의 취향에 맞추느라 전전 긍긍했던 때를 말이다.

그러나 런치메이트가 가장 고르기 힘든 사람은 직위가 올라갈수록 힘든 것임을 알고있다. 우리회사 상무님도 가끔 상대가 없어서 엘리베이트에서 평직원을 만나면 점심먹었느냐면서 3-4명의 직원들의 점심값을 부담하고서야 런치메이트를 구해야 했다. 그런것을 알면서 종종 직원들은 상무을 이용하곤 했다.

 

화투와 글쓰기의 공통점 " 어쩌면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화투를 잘치는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아내가 화투를 칠때처럼 자신의 주변을 열심히 관찰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다면 좋은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관찰과 성찰이 좋은 글을 담보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출발은 될 수 있지 않을까. 본문 239중에서

 

화투와 글쓰기 둘다를 못하는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나에겐 관찰과 성찰이 부족했음을 , 글쓰기의 기본인 주위를 둘러보고 거기서 출발하지 못했음을 ... 무엇이든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려고 한 출발선의 잘못을 이책 전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책의 ,아니 모든 책의 시작은 나,주위사람들, 관계, 소통을 통한 성찰과 관찰의 시작임을 ...

작가 김부장 아저씨는 길거리의 아이들, 버스기사,택시기사, 두아들, 아내, 직원들 , 자기 자신에 대한 모든 소소한 관찰과 성찰의 이야기들을 조금조금, 웃음이 주룩주룩, 눈물이 꼬물꼬물 하게 풀어 내고 있다.

인생의 반전을 꿈꾸는 우리들에게 지금 살고 있는 이시간, 그자리가 반전의 연속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풍선처럼 떠있는 김상득작가의 얼굴이 어느새 내얼굴이 되어감을 이책을 다읽고 나면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 ㅅㅅ,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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