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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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장미 라는 제목에서는 절대 연상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이쁜 장미뒤에 숨겨진 붉은 피, 우주 , 소년 소녀들의 캠프 참가 , 괴물, 변질 그리고 피먹임 


14세소녀 다카다 나치가 이와쿠라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평범해 보이는 소녀,소년들이 이와쿠라 깊은 산속 캠프장에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나치는 캠프참가 보다는 후카시오빠에게 더 관심을 가지지만 캠프 등교 첫날 입구에서 피를 토하고 만다. 피를 토하는 것을 보고 변질이 시작되었다고 오히려 좋아하는 선생님과 주위 사람들때문에 나치는 혼란스럽다. 변질이 ” 썩은 장미“가 되는 과정이라고 하는데 나치는 자신의 몸의 변화에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이기가 두렵다. 그리고 좋아하던 후카시 오빠가 나치에게 신신당부하던 그말이 잊혀지지 않는데 .


”나치의 첫 “피먹임”은 내 역할이야 . 다른 놈들에게는 안 줘 옛날 부터 그렇게 정해 놨어 “ 


캠프에 막상 등교하자 배우는 것은 없고 선생님들은 자유로이 놀라며 계곡등지를 데리고 다닌다.

나치가 캠프와 이와쿠라에 적응해가던 중 후카시 오빠와 마을에 놀러나가서 조그마한 싸움에 휩싸이게 되고 노인이 다쳐 피흘리는 것을 보고 나치는 이상한 구역질과 함께 또다시 피를 토하게 된다. 그것을 지켜본 후카시는 피먹임이 시작되었다며 자신의 팔에 상처를 내며 피를 먹으라고 한다.

“ 나치 제발 먹어줘 . 맨 처음으로 , 내피를 .. 


 이사건을 계기로 변질과 피먹임이 나치의 숙명이며 캠프도 이 두가지를 제대로 하는 소년소녀를 양성하는 캠프라는 것을 듣게 된다. 

그리고 이모든것이 지구와 인류를 위한 것이고, 국가도 지원하며 연구소까지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첫 날 마을에 도착했을때 하늘을 날던 배 ”허주 “ 승선원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한다.

허주 승선원이 되기 위해서는 변질을 통한 ”피먹임“, 즉 남의 피를 주기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듣고 너무나 놀라게 되는 나치는 이모든 과정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나치는 사실 허주승선원을 배출했던 명망있는 가문 출신으로 엄마 또한 허주 승선원이 되기 위한 과정을 밟던 중 누군가에게 죽은 채 발견되고 그때 이후 아빠도 실종된 상태여서 이와쿠라와는 상관없는 삼촌밑에서 자랐다. 


나치는 이와쿠라로 보내지면서 알게 된 자신의 미래와 부모님의 살인사건 진실 앞에서 점점 더 자신이 변질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데 … 

나치와 달리 캠프소년소녀들은 차근 변질의 단계를 밟으면서 “피먹임”을 통해 조금씩 발전한다.

하지만 변질되는 아이들 중 “메아리”라는 반응을 보이며 마을에 나타나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한다.

” 메아리“는 변질되는 도중 본인도 모르게 두개의 인격이 형성되는데 , 포악한 인격이 나타나 이상한 짓을 하지만 본인도 그누구도 모르게 영악하다고 한다.

그로 인해 마을에 죽은 돼지시체를 남의 집앞 기둥에 꽃혀있거나 마을 축제 등롱이 강가에 빠져있거나 하는  사건들이 생기기 시작하지만 곧 그것이 큰 사건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메아리의 무서움이 드러나게 되는데 … 



온다리쿠의 #어리석은장미는 “피를 먹는 존재 ” 라는 드라큐라로 집약되는 형태를  넘어 그것이 누군가를 구하는 존재로 대체되는 사고의 전환을 하게 된다. 또한 인간이었지만 국가와 사람들이 응원의 대상이 되어 피를 먹게되는 순간 점점 인간이 아닌 대단한 존재로 바뀌는 것 또한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전개였다. 특히 피를먹는 존재와 피를 제공하는 존재가 서로 협업하는 공생의 관계임을 보여주는 묘사들이 혐오와 공포가 아닌 로맨스와 판타지적으로 그려져 있다. 


소녀의 성장소설 처럼 시작해 판타지와 스릴러를 거쳐 청춘로맨스까지 어느 것 하나 어색하지 않고 다채롭게 스며든 아름다운 장미정원이다.

#어리석은 장미가 뜻하는 것이 썩지 않는 불사의 존재를 가르키는 것이만 시작은 이쁜 장미로 시작한 것처럼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 담긴 장미라는 측면에서 어쩌면 어리석은 짓인줄 알면서 그것을 행하는 우리 인류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늘을 떠다니는 배- 허주가 우리가 쏘아올리는 우주선가 같다는 것 또한 재미있다. 비행기가 아닌 배로 우주를 나아가고 그것이 하늘에 떠있는 모습이라니 .. 

#어리석은장미 , 600페이지 넘는 벽돌책이지만 펼치는 순간 페이지에서 전해져오는 장미의 은은한 향에 점점 중독되어 이야기에 스스로 빠져들게 되는 #독한책 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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