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고 있는 작품을 보았을 때 그것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키지 않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그걸 어떻게 가리켜야 할까? 어쩌면, 너무쉽게 잊혔던 사람들과 생각들과 연결고리들을,
아니 사실은 잊힌지도, 잃어버린지도 몰랐던 것들 사이에 한 번도 보지 못한 연결을 만드는, ‘발굴‘해서 ‘박제‘해 보인다기보다는 지금 여기에서곧장 달려나가는 일종의 ‘탈것‘을 만들어내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형태적으로 여러 군데에흩어진 파편들을 섬광처럼 한꺼번에 드러내는,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움직이는 방식 그 자체가중요한 예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것들을 읽었고 썼다.
안은별 덧붙임 「생각의 열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