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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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과거가 되지만, 그것은 그늘 속에 빛의 두레박을 던져 삶을 다시 새롭게 만드는 예술의 터전이다 . 

 - 빛의 두레박 중에서 - 


어릴적 국어시간에 시를 위해 배웠던 시각,촉각,미각,청각,후각,공감각이라는 개념이 이렇게 멋진 인류학적 역사와 의미 그리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이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모두가 다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지나면 지날수록 얼마나 삶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불행한 사고가 아닌 찬란한 기쁨에서 오는 행운이 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불행에 기인하면서 오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책에서 논하는 5가지 감각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찬란하다는 말이 터져나오는 언어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가진 감각들의 중요성을 헬렌켈러를 통해서 그 기쁨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를 말하면서 포문을 연다. 그래서 향수 탄생의 역사를 통해 후각의 여러가지 이야기들, 그리고 문학작품속에서 인용되었던 후각를 표현한 아름다운 묘사들을 통해 감각이라는 것에 얼마나 크나큰 의미와 축복이 담겨있는지를 알게 된다. 


촉각을 설명하는 장에서는 각나라의 문신이야기를 하면서 빅토리아 시대에는 사교계 여성들이 모두 문신을 했다고 하면서 문신은 육체적 알타미라를 신비로운 상징으로 장식하는 행위했음을 보여준다.

문신이 촉각에서 고통을 참으며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라면 키스는 서로의 촉각을 확인하면서 사랑의 행위이다. 섹스의 전초전이 아닌 키스가 가지는 특별하고 다양한 감정들 그것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촉각의 또다른 행태와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를 끈다. 


섹스는 그것 자체가 핵심이고 뼈대며,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키스는 욕망의 극치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연애의 달콤한 수고 가운데 영혼을 확장시키는 행위다. 키스하는 동안 몸은 떨리고, 기대는 점점 높아진다. 그러나 키스는 감정과 정열을 더욱 고조시킬 뿐, 욕구를 채워주지는 않는 아름다운 고문이다. - 키스 중에서 - 193 


후각을 통해 향수가 기쁨의 불안을 이야기하고 미각을 통해 우리의 혀 미각세포 미뢰의 용도과 사용 재생기한를 이야기하면서 초콜릿의 역사와 먹는 것에 우리가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를 설명한다. 


이렇듯 박물학이라는 명제답게 에술과 철학, 인류학 , 과학을 총망라한 방대한 이야기속을 걷게 된다.

5가지 감각과 함께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어 무슨 감각을 논하고 있는지 길을 잃어버린 채 헤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잃어버린 길 속에 진정한 재미와 모험을 찾는 것처럼 감각이라는 명제로 다시 돌아오기를 매번 반복하다 보니 감각이라는 신비한 섬의 언덕위에서 맞는 바람같은 시원한 아름다움과 기쁨을 책을 덮는 순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내 다시 이 신비한 감각의 섬을 차근 차근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생각이 날때마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불안과 공포가 그리고 허무함이 마음을 짓누를때 다시 한자한자 읽어보고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흔하고 누구나 다아는 다섯가지 감각이지만 이토록 다양하고 섬세한 이야기가 될수 있음에 놀랍고 행복했다. 


인간은 여전히 사랑, 욕망, 충성, 열정 때문에 심한 아픔을 겪는다. 그리고 인간은 여전히 넘치는 아름다움과 공포속에서 , 바로 자신의 맥박 위에서 세상을 지각한다. 다른 길은 없다.

의식이라는 찬란한 열병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감각을 이해해야 한다. 

서문 모든 감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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