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회복 가능한 것에 너무 괴로워하지 마."나는 딸에게 말했다. 그건 내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물론 내일쯤은 생과 사의 거대한 담론은 잊어버리고 또 사소한 것들로스스로를 들들 볶아대겠지만
던 시절과 강화반닫이는 같은 것을 가리킬까 고달픈 현실에서도 그것들을 기를 쓰고 지킨 걸 후회하지는 않을까. 아이들의학교가 보이는 마지막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문득 그런 생각이 스쳤다. 할머니가 강화반닫이를 지킨 것이 아니라 강화반닫이가 할머니의 삶을 지켰을지도 모르겠다고. 어쩌면 이토록 지리멸렬한 생을 흘러가게 하는 것은 무용하고 불가해한 것들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