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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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비되지 않는 시간이란, 낭비되지 않는 시간이란 가능한가. 

허비되고 낭비되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언어가 시간이다. 


문장에 소리가 있으면 좋겠다.

소리를 닮은 문장이 아닌, 소리가 들리는 듯한 문장이 아닌,

실제로 소리가 깃든 문장이 있으면 좋겠다. 


전용준 - 소설을 위한 낙서 중에서 - 페이지 126 


작가 23인의 소설에 대한 생각들을 에세이나 짧은 형식의 단편소설등으로 엮은 글이다. 

작가로써 글을 써야 하는 무게감, 작가로 입문하게 된 계기, 혹은 자신의 작품을 쓰게 된 이유 등등 이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들의 생각하는 소설, 글은 만만치 않다. 자신의 깊은 영혼을 깨뜨려 쓰여진 글임을 모든 작가들의 이야기속에 담겨 있어 , 독자로서 그동안 쉽게 글을 판단했던 마음이 미안해졌다.

또한 글을 쓰는 세월동안 그들이 진짜 소설가로 받아들여지는 긴 시간을 생각하면 어쩌면 소설가가 된다는 것은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는 운명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 않으면 괴로웠다 - 전성태 작가의 글처럼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건너야 작가라는 타이틀이 생기는 극한 직업임을 느꼈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재능에 대한 부러움, 그리고 그것을 이기고 진득하니 버티는 힘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에 운명같은 그들의 능력에 대한 질투가 생기는 것 같다. 


아는 작가도 모르는 작가 그들 23인의 다양한 글쓰기 이야기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쁨은 한때 연말에 내놓는 옴니버스 영화 “ 러브 액츄얼리” 같은 행복함을 선사한다. 

글쓰기의 기쁨, 괴로움 ,운명, 자책 등 소설에 대한 작가 그들의 깊은 속내를 읽을 수 있는 잔치같은 책이다. 


연말에 무언가에 자책하거나 힘들어하고 있다면 또는 2023년에 대한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 이들의 절절한 문장 속에서 팁을 얻을 지도 모르겠다. 


매일의 반복, 꼬빡꼬박의 힘은 무시할 것이 아니었다 - 김이설 작가의 문장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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