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직관적으로 한 이야기는 상당히 일리가 있다.
가전제품을 구입한다는 건 관리해야 할 물건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또 외부에 있던 화장실과 목욕탕, 창고 역할을하는 수납공간과 베란다까지 집 내부로 들어오면서 청소할 공간이 몇 배로 늘었다. ‘바깥일‘은 남성이 ‘집안일은여성이 해야 한다는 가부장제의 성별 분업 논리에 따라,
집안으로 밀고 들어온 이 많은 것들은 여성이 책임져야 할몫으로 강제로 떠넘겨졌다. 제아무리 눈부신 기술이 가전제품의 성능을 좋게 만든다고 해도 그것을 사용할 역할과책임이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있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는한, 아마 여성의 청소 시간은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 P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