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간주문
후지사키 사오리 지음, 이소담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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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어도 아무렇지 않아. 왜냐하면 내게는 책이 있으니까. 


라는 저자의 어린 시절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던 삶에서 자신을 지켜준것이 책이었다는 말로 시작한다. 후지사키 사오리는 일본 밴드의 피아노 부분을 담당하며 음악과 음악사이 경계를 이어주는 간주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와있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책을 통해 삶을 이어주는 감상문이자 간주문이라는 역자 해설이 담겨있는 책이다.


어릴적 적응하지 못했던 삶을 지나 지금처럼 책도 쓰고 연주자도 되고 엄마와 아내의 삶까지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에게 책은 그 모든 삶을 살아가게 한 원동력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가 외톨이의 서러움을 감추고 이기기 위해 도서실로 뛰어들어던 것처럼 나에게도 책은 그런 의미였던 것 같다. 


단란하지 못했던 가정사에 대한 부러움때문에 전집이 한가득한 사촌 집을 자주 갔고,  친구 집에 놀러가면 책장에 한가득 진열되어있는 전래동화,위인전이 한없이 부러웠던 그시절이 생각난다. 

하지만 저자처럼 지독히 책을 좋아하거나 열심히 읽었다고는 말못하겠다. 오히려 책을 진짜 좋아하게 된 계기는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 카드빛에 허덕이던 젊은 날의 끝에 , 그어디쯤 만났던 기억이 난다.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서울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때문에 자기계발서 , 경제사를 읽다보니 , 내가 책을 좋아했던 아이였던 어린 시절이 불현듯 생각이 났다. 아마 그때부터 나의 책읽기는 시작되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에게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강한 소녀가 “

되기 위한 책읽기 처럼 나에게도 책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강한 기반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책읽기가 삶에서 어떤식으로 영향을 주었는지를 설명하는 이야기들이 깊이 와닿는 것 같다.  여자임을 인정하기 힘들었던 시기와 받아들이게 된 시기를 (다자이 오사무)의 글과 연결해서 표현하고 위스키의 진정한 맛을 몰라서 (무라카미하루키)의 책을 통해서 경험했다가 진정한 맛을 알아가면서 그의 책에서 말하는 위스키의 언어를 터득하게 된때를 이야기한다. 또한 음악가이자 연예인으로써 대중에게 겪는 오해와 분노를 잊히는 법 또한 책의 한 구절을 통해 잊고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심정을 토로한다. 


이처럼 그녀의 책이야기는 단순히 책에 대한 소개가 아닌 자신의 삶의 곳곳에 느꼈던 무수한 감정들을 통해서 책과 자신의 삶이 어떻게 마주보고 같이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뭘 해도 어중간하다”라는 믿지 못할 말을 하지만 무언가를 하기 위한 노력은 천재든 둔재든 느리든 빠르든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하지못한 후회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차라리 낫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우물안 개구리보다는 박살이 난 개구리가 차라리 낫다는 그녀의 말에 공감하면서 

박살난 개구리가 말하는 책, 삶을 이어가게 만드는 책이야기가 웬지 좋아진다. 


울었던 때도 고민했던 때도 잠들지 못했던 때도, 책은 늘 곁에 있어주었다.

그러니 이 책을 선택한 여러분 곁에도 책이 있어주기를 바란다.

내 인생을 책이 지켜준 것처럼.  페이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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