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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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만날 일이 없을 테니 지금 말할게. 우리 가족은 너 때문에 불행해졌어.

그런데 가장 불행한 건 우리도, 더욱이 너도 아니야 . 


페이지 225. 


누나를 마지막 만난날 마카키 쇼타가 들었던 말, 모든 불행의 시작은 어느 날 밤이었다.

친구들과 술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온 쇼타에게 낮에 싸운 여자친구가 당장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통보를 하고 , 음주운전을 해가며 쇼타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간다. 

그러다 한눈을 팔고 사람을 치인 것을 직감하지만 급히 도망쳐버린다. 그리고 뉴스를 통해 할머니가 죽은 것을 알고 얼마 안있어 경찰이 나타나고 쇼타의 범행임이 밝혀진다. 


쇼타는 범행당시 사람이 아닌 동물인줄 알았다고 변명하지만 , 재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4년을 판결한다. 그로 인해 유명 방송인 아버지와 결혼을 앞둔 누나, 그리고 엄마의 삶과 명문대생인 자신의 삶까지 송두리째 바뀌어버린다. 그후 5년이 흘러 사회로 나온 쇼타는 자신으로 인해 가족 전체의 삶이 바뀌어버린것을 알면서 죄책감을 느낀다. 엄마는 재판을 도운 변호사를 찾아가 인사를 하고 피해자 집에 찾아가 사죄를 빌라고 한다. 쇼타는  자신이 속죄는 징역을 산 것 , 명문대생에서 일용직 노동자의 삶을 사는 것으로 대체되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쇼타의 음주운전으로 부인을 잃은 노리와 후미히사는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상태 이지만 탐정을 고용해 쇼타의 출소 이후 행적을 조사한다. 그리고 쇼타의 옆집으로 이사가 그에게 다가가기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품었던 한을 풀기로 한다. 


하지만 치매가 점점 진행되면서 자신의 집마저 찾기 힘들어지고, 그런 노리와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채 쇼타는 도움을 주며 왕래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노리와의 아들이 이를 알고 쇼타를 찾아와 자신과 아버지의 정체를 밝히며 다른 곳으로 이사가라고 말한다. 자신의 삶에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던 쇼타는 절망하며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버리고 그런 차에 엄마로 부터 아버지의 죽음을 듣게 되는데.. 


나는 약간 울컥했다. 쇼타의 좌절과 슬픔에 그리고 부인과 엄마를 잃은 피해자의 슬픔에 .. 

인간은 현재의 보이는 것에 치중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 도망치려 하지만 결국 그것이 더 큰 절망을 불러오는 것을 안다. 수많은 과거의 사건, 역사, 소설,등등을 통해서 .

하지만 그것이 진짜 내경우가 될리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남의 불행에 왜 그런 바보같은 선택을 하지 ?라는 의문을 갖는다.작가는 당신이라면 - 쇼타처럼 도망치지 않고 자신의 죄를 쉽게 받아들이고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과 또 하나 그런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삶이 망가지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도망치지 않는 것이 그 이후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려는 것 같다. 

며칠전 라디오에서 “ 잘못된 삶의 방향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인간의 특성이다. 그것이 기계와 다른점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삶에 도망치지 않은 법을 배우려면 , 또는 도망친 자들의 슬픈 고백과 후기를 듣고 싶다면 이 이야기를 선택하라. 쇼타의 고백보다 더 깊은 두개의 고백에 눈시울이 불거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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