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린 배 - 지구 끝의 남극 탐험 걸작 논픽션 24
줄리언 생크턴 지음, 최지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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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재미있는 논픽션 탐험기 , 현실이 공포가 되어가는 모습, 남극에 대한 지식, 인간은 자연을 절대 지배할 수 없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알게 해주는 블랙버스터 같은 실화가 담긴 이야기이다.


평범한 탐험이 어떻게 최악의 호러,미스터리 ,공포물이 되는 과정이 담긴 리얼 스토리



1897년경 세계 열강들이 식민지 지배를 위해 배를 띄웠던 그 때 , 벨기에 귀족 드 제를라슈는 남극탐험을 하기 위해 탐사대원 및 후원자를 구하기로 한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에서 독립한지 30년 안된 해군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였다.


그래서 벨기에서 남극탐험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군인집안이었던 드 제를라슈집안에서도 그가 항해를 위해 선박견습사원으로 취직하는 일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그꿈을 꾸었던 그는 "나라고 왜 못해" "벨기에라고 왜 못해 " 생각하면서 비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국심과 함께 단순탐험이 아닌 과학적 탐험으로 틀을 짜기 시작한다.



그렇게 오랜 노력으로 인해 후원자를 구하고 과학자, 식물학자, 생물학자 ,선원 ,항해사,그리고 의사을 꾸린 19명을 모집하고 벨지카호도 구입하면서 항해를 위한 준비를 마친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겼던 벨지카호는 그렇게 항해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당시 벨기에 귀족과 벨기에 시민의 후원금으로 시작된 항해여행의 뒤에는 드 제를라슈의 염원만이 아닌 벨기에 국민 염원까지 담겨있게 된다.


그래서 항해동안 드 제를라슈의 결정에는 남극탐험에 대한 무게감, 국민의 열망에 실망과 수치감에 대한 공포가 늘 그를 따라다니게 된다. 그래서 벨지카호 (미쳐버린 배)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아드리앵은 탐사가 완전히 자신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리학회 (과학적 목적을 추구하는 집단)와 자금 후원자 (돈이 잘 쓰이기를 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광을 원하는 대중 (죽음에 맞서는 영웅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의 가문(이름을 더럽히지 않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기대에 모조리 부응하는 건 어쩌면 애초에 불가능한 게임을 시작한 것일지도 몰랐다. 페이지 35

이 불가능한 게임에 뛰어든 후대에 아주 유명해지는 두남자 아문세 과 의사 쿡이 이여행에 동참하게 되고 어쩌면 그들의 유명세에 기반이 된것이 이 벨지카호가 아닐까 싶다.



여러가지 사항들과 지리적 문제와 환경들로 인해 벨지카호는 남극해협에 늦게 도착하고 그때 부터 제드랄슈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선원들 몰래 스스로 빙하에 갇히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선택으로 인해 벨지카호는 미쳐버린 배가 된다. 남극의 70일동안의 태양이 없는 밤, 극심한 추위, 신선한 음식이 아닌 통조림으로 인한 선원들의 우울증과 몸의 이상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햇빛하나 없는 밤인 벨지카호에는 쥐들과 심한 악취와 냉기만이 흐르기 시작한다.


배안에 이상한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선원들은 점점 이상해지는 가운데 제랄드슈의 가장 친한 친구 단코가 죽음을 맞이한다.



살인, 자살, 기아 광기, 차디찬죽음, 그리고 악마나 할 법한 행위가 별로 이상하지 않아 보이기 시작했다. 페이지 260



벨지카호는 이대로 겨울을 벼터낼 수 있을까? 그들은 어떻게 이 남극에서 벗어나나?


이야기의 시작은 남극 빙하에 갇히면서 시작된다. 정말 그랬다고 ? 이렇게 무섭고 끔찍했다고 하면서 읽으면서도 도저히 믿기지 않고 믿어도 저 끔직한 기간을 버틴 것이 대단하다 싶다.



펭귄과 물범을 생으로 잡아먹고 ,쥐들과 동거동락을 해야하면, 자기 옆의 선원이 갑작스런 정신병으로 자신을 죽일거라는 공포에 떨어야했던 그들이 이야기. 이것이 실화라는 것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정작 이야기에 나온 아문센과 쿡만 유명해졌지만 이 어려운 과정을 통해 남극탐험,북극탐험에서 필요한것이 무엇인가를 리얼학습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승자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그 승자의 기틀이 되는것은 실패한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벨지카호의 실패를 통해 쿡도 후대에 나사 우주실험의 운영절차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냥 사실을 나열한 리얼 다큐가 아닌 모험과 탐험 그리고 광기어린 인간의 면면을 벨지카호의 항해의 경로를 따라 역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지겨운 항해 스토리가 아닌 영화관 여름용 블록버스터 같은 느낌이다. 뒤로 갈수록 미쳐버린 배에서 벨지카호로 돌아오는 경로에 손에 땀을 쥐고 읽게 된다.


자연에 맞서는 인간의 대패배 뒤에 자연이 안겨주는 신기한 기적까지 , 반전뒤에 반전을 제대로 보여주는 남극 탐험기. 이 여름 이 책 한권으로 바캉스를 해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남극과 현재 해협에 붙여진 이름들에 대한 지식과 인간이 왜 그토록 무언가를 정복할까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지금의 남극과 북극이 중요한 점을 알게 되면서 지구환경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시간까지 준다. 그러니까 결론은 남극 북극 여행에 굳이 가지말아야 할 여행정보 아니 지구환경정보까지 주는 책이다.



남극이 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이해가 간다. 이곳에 가 볼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에겐 그 경험이 놀랍고 경이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진정한 야생의 장소다.


하지만 남극 관광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떤 면에서는 안타깝다. 일 년에 수천 명의 사람이 드 제를라슈와 그의 선원들이 전체 남극 대륙에 있는 유일한 인류라는 그런 두려움을 안고 항해한 그곳에서 마티니를 마시고 노래를 부른다니 말이다.


 페이지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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