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끈다랑쉬오름은 비고 58m. 정말 ‘아끈‘하다. 분화구를 따라 한 바퀴 걷는 데도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정하고 보드라운 곡선에 숨이 편해진다. 인생도 딱 저 곡선만큼만, 적당히 굽이져 있다면 좋겠다. 너무 꼿꼿이 뻗지 말고, 살짝만 느긋하게 굽어지면 좋겠다.
날밤을 꼬박 새고 돌아간다. 돌아갈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물 흐르듯 여행했고 흘러 흘러 다시 돌아간다. 이만하면 잘했고, 이만하면 좋은 여행이었다. 못한 일보다 잘한 게 더 많다. 벌주듯 왔지만, 상처럼 누리다 돌아간다. 왜 그리 꾸깃, 구겨져서 살았을까. 왜 그렇게까지 남을 먼저 생각하고살았을까.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두고 애 끓이지 말고, 만들 수 없는 미래를 두고속 끓이지 말자. 현재만이 의미 있다. 기운을 내보자. 사는 거 별거 아니다,
대단한 거 아니다. 오름 하나 오르듯 살아보는 거다. 꼬닥꼬닥, 뚜벅 뚜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