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
김보리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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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르듯 살면 좋았을걸. 낮은 오름 하나 오르듯, 그리 살면 되는 것을.
세상 모든 일이 다 한라산이고 백두산이라도 되는 것처럼 위축돼서 살았다.
오르지 못할 산, 넘지 못할 산일 거라고 짐작하며 회피로 일관했다. 오름의기쁨은 높이에 비례하지 않았다. 조금만 올라가도 충분했고 넉넉했다. 거대봉우리를 넘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얕은 둔덕 하나하나를 오르고 넘다 보면 튼튼한 다리도 생기고 멀리 보는 눈도 생기고 기세도 생긴다. 오름 오르듯, 한 오름 한 오름, 잘 쳐내며 살았어야 했다. 살아야 한다. 오르지 못하고스쳐 지나온 오름이 많다. 해낼 수 있는데 못해낼 거라 지나친 과업들이 많다. 이제는, 다시 오름. 다 오름. 삶에 좀 더 오름. 때로는 악착같이 때로는 한량하게, 오름 또 오름.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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