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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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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에서 전구 하나가 깜빡거렸다.
"다만 네가 여기, 삶과 삶 사이에 있을 때가 위험해. 만약 이 체험을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사라지면 그게 네 원래 삶에 영향을 미칠 거야. 그러면 이 도서관이 무너질 수 있어. 넌 영원히 사라질 거야. 죽는 거지. 다른 삶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질 거고." - P63

"그러니까 저 책을 펼쳤다가 그냥 죽어버리면요."
"아니. 그렇게 즉각적으로 죽지는 않아. 볼테르의 경우처럼 이도서관에 있는 삶은, 뭐랄까, 삶이야 네가 그 삶에서 죽을 수는 있지만 그 삶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죽은 경우는 없어. 이 자정의 도서관은 유령의 도서관이 아니니까. 여긴 죽은 자들의 도서관이 아니야 가능성의 도서관이지. 그리고 죽음은 가능성의 반대고, 이해하겠니?" - P104

이 세상에는 댄처럼 실제로 이루고 나면싫어하게 될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한 행복이라고착각하는 자신의 망상 속으로 타인을 밀어넣는 사람은 얼마나될까? - P113

어쩌면 자살마저도 너무 활동적인 행위일 것이다. 그냥 둥둥떠다니며 달라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채 변화하려고 시도조차하지 않는 인생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인생이 그럴지도 모른다. - P124

"안 해본 일이 없고, 지구상의 모든 대륙에서도 살아봤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내가 원하는 삶은 찾지 못했어요. 영원히 이 상태로 사는 걸 받아들였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영원히 살고 싶은 삶은 결코 없을 겁니다. 난 호기심이 너무 많고, 다르게 살아보고 싶은 갈망이 너무 크니까요. 그런 표정 짓지 말아요. 슬픈 일이 아니니까. 난 이 불확실한 상태가 행복해요." - P217

우린 어떤 실수든 되돌릴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어떤 삶이든살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삶이든요. 꿈을 크게 가져요…. 당신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삶이 존재하니까요."

노라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알겠어요."

하지만 삶의 의미만 찾다가는 제대로 살지 못할 겁니다." 위고가 현명하게 말했다.

"카뮈의 말이죠." - P219

"그래, 네겐 장애물이 아주 많단다. 그것 때문에 진실을 보지 못
"무슨 진실요?"
"너에 관한 진실, 이젠 너의 진실을 보려고 노력해야 해. 그건 중,
요하니까."
"내가 고를 수 있는 삶이 무한한 줄 알았는데요."
"넌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을 골라야 해. 안 그러면 이제 곧선택지가 모두 사라질 거야."
"오랫동안 나랑 같은 경험을 해온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아직도 만족스러운 삶을 찾지 못했더라고요……." - P225

이 도서관에 들어온 이후로 지금까지 노라가 선택했던 삶은 사실 모두 다른 사람의 꿈이었다. 결혼해서 펍을 운영하는 것은 댄의 꿈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는 것은 이지의 꿈이었고, 같이 가지 못한 후회는 자신에 대한 슬픔이라기보다 단짝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빠의 꿈이었다. 노라가 어릴 때 북극에 관심이 있었고, 빙하학자가 되고 싶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 꿈마저도 학교 도서관에서 엘름 부인과 나눈 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라비린스는 늘 오빠의꿈이었다. - P276

어쩌면 그녀를 위한 완벽한 삶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딘가..
에 틀림없이 살 가치가 있는 인생이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살아볼 가치가 있는 인생을 발견하려면 더 큰 그물을 던져야 한다는걸노라는 깨달았다. - P277

관측 가능한 우주의 원자 양보다 체스를 둘 수 있는 방법이 훨씬 더 많아 . 그래서 아주 복잡해지지. 그리고 체스를 두는 데 올바른 방법은 없어 . 그저 많은 방법이 있을 뿐이야. 모든 희망과 꿈, 후회,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의 기본이지.

"절대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 P279

노라는 무언가를 이해하게 되었다. 스발바르의 부엌에서 위고-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은 것이었다. 삶을 계속 경험하기 위해 각삶의 모든 면을 다 즐길 필요는 없었다. 그저 어딘가에 즐길 수 있는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마찬가지로 삶을 즐긴다고 해서 그 삶을 계속 산다는 뜻도 아니다. 더 나은 삶을상상할 수 없을 때만 영원히 그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더 많은 삶을 살아볼수록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버리기 힘들다. 새로운 삶을 맛볼 때마다 상상력의 한계가 조금씩넓어지기 때문이다. - P302

노라는 여러 삶에서 일하지 않기를 선택했고, 어떤 삶에서는 일하고싶어 했지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어떤 삶에서는 유리 천장을 완전히 박살 냈고, 어떤 삶에서는 거기에 순순히 굴복했다. 자기 수준보다 지나치게 높은 혹은 지나치게 떨어지는 일을 하기도했다. 엄청 잘 자기도 하고, 제대로 못 자기도 했다. - P307

노라는 자신이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우울증의 기본이며 두려움과 절망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두려움은 지하실로 들어가게 되어 문이 닫힐까 봐 걱정하는것이다. 반면 절망은 문이 닫히고 잠겨버린 뒤에 느끼는 감정이다. - P308

"우린 감각을 통해 인식하는 것만 알아.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것은 결국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일 뿐이야. ‘중요한 건 무엇을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지."

"그건 소로가 한 말인데요. 소로를 아세요?" - P313

그런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 삶이 곧 끝나리라는 느낌이들었다. 이렇게 완벽한데도 그 완벽함 가운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잘못된 점은 바로잡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결함 자체가 올바르기 때문이다. 모든 게 제대로 되었지만이것은 그녀가 이룬 삶이 아니었다. 노라는 그저 영화 중간에 들어왔을 뿐이다. 이건 도서관에서 뽑은 책일 뿐 사실 그녀의 소유가 아니었다. - P353

"그 책은 아직 쓰이지 않았어, 네가 써야 해" - P379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곳이 내가 도망치고 싶었던 바로 그곳임을 깨닫는 것은 꽤 충격적이다.
감옥은 장소가 아니라 관점이었다. 노라에게 가장 이상했던 사실은 지금까지 경험한 극도로 다양한 자신의 모습 중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는 예전과 똑같은 삶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녀가 시작했다가 끝냈던 삶..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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