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의 귀를 막고 그 쓰러지는 나뭇등걸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애쓰며 등불을 켜고 지나간 시절의 빛바랜 사진첩을 연다.
아아, 이미 떠나지 않는 청춘, 문을 걸어 닫고, 책상다리를 하고 아랫목에 앉은 청춘, 잠들어버린 청춘이 그 사진들 속에 갇혀있다. 그때 사그라져가는 불등걸 같은 가슴에 껴안아보는 ‘행복‘
이란 말 속에는 청춘이 벗어놓고 외출한 옷이 걸려 있을 뿐, 행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것을 이미 이해하지 못할 때는 너무 늦었다.
너무 늦기 전에, 겨울이 오기 전에 나는 모든 젊은 사람들처럼떠났다. "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는 아마도 아름다운 시詩는 아닐지 모르나 저마다의 가슴속 진동하기 쉬운 핏줄을 두드리는 외침임에는 틀림없었다. - 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