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 모멸에 품위로 응수하는 책읽기
곽아람 지음, 우지현 그림 / 이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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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스러워 미도리 하고 나는 고쳐 말했다." 나무라니
"산이 무너져 바다가 메워질 만큼 사랑스러워." 미도리는 얼굴을 들고 나를 보았다. " 자긴 정말 표현이 유니크해요."
"네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흐뭇한데" 하고 나는 웃으며 말했다. 더멋진 말 해줘요."
"네가 너무 좋아, 미도리." "얼마만큼 좋아?"
"봄철의 곰만큼." "봄철의 곰?" 하고 미도리는 또 얼굴을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봄철의 곰이라니?"
"봄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같이 털결이 곱고 눈이 똘망똘망한 새끼곰이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네게이러는 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안 하겠어요?‘ 하고, 그래서 너와 새끼곰은 부둥켜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온종일 노는 거야, 그거 참 멋지지?" "정말 멋져."
"그만큼 네가 좋아." - P158

나는 나오코를 사랑해 왔고, 지금도 역시 변함없이 사랑하고있습니다. 하지만 미도리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결정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힘에 저항하지 못하고 이대로 자꾸자꾸저 끝까지 떠밀려 가버릴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내가 나오코에 대해느끼는 것은 무섭게 조용하고 부드럽고 맑은 애정이지만, 미도리에 대해서 전혀 다른 종류의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것은 서서 걸어가고,
호흡을 하고, 고동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뒤흔듭니다.
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몹시 혼란되어 있습니다. - P159

오랫동안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루키를 무척 좋아하는 사촌언니가 "하루키를 읽고 있으면 따스한 물이 차 있는 욕조 속에 목까지담그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나치게 도회적이라 거리감이 느껴졌다. 맥주를 마시고, 달리기를 하고, 재즈를 듣는 그런 서구적인 세련됨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지만 지방 출신으로 그런 문화적 세례를 받아본 적이 없는 나는 오히려 그 점이 불편했다. 마을버스비 300원을 아끼려 걸어다니며, 교내에서 가장 값이싼 학생회관 밥만 먹던 대학 시절, 서울 강남 출신인 친구들이 "주말에부모님과 함께 TGI 프라이데이스에서 티본스테이크를 먹었어"라고말할 때 느꼈던 그런 거리감이랄까. - P160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쳤던 아버지는 언젠가 이렇게 말해주었다. 시인이란 대개 고향을 떠난 사람이라고, 그리운 마음이 노래가 되는 거라고, 나는 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떠난 해』를 비롯한 하루키 작품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고향의 이상적인 세계를 갈망하는지 알게 되었다.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 바람의 노.
래"가 되었던 것이다. - P161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위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라고 나는, 결국, 생각한다."

하루키를 무척 좋아해 그런 글을 쓰고 싶어서 작가가 되었다는 임경선은, "고통이 동반되지 않는 기쁨에 깨작대느니 고통이 동반되더라도끝내 원하는 걸 가지는 기쁨을 누리고 싶어"라고 말한다. 나는 어떤 쪽이냐 하면, 그와 마찬가지로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는 걸 택하겠다. 그 결과로 상처받고 울부짖게 되더라도, 미적거리다가 그 순간을놓쳐버리는 건 너무 아까우니까. 용감하게 와타나베에게 다가가는 미도리처럼, 매 순간 감정에 충실하고 싶다. - P162

힘든 하루를 보내고 퇴근 후 울면서 요가 하고 넷플릭스로 동백꽃필 무렵〉을 연달아 세 편 보며 에너지 충전한 날, <말괄량이 캔디)에대한 동백(공효진)의 말을 듣고 통쾌함을 느꼈다.
"망할 년, 캔디 걔 진짜 웃기는 년 아니냐? 야, 외롭고 슬픈데 왜 안울어. 걔 사이코패스 아니야?"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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