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골 단편집 마카롱 에디션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기주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3월 25일 페테르부르크에서 기기묘묘한 사건이 발생했다. 보즈네센스키 대로에 살고 있는 이발사 이반 야코블레비치(그의성(姓)은 알 수 없으며, 심지어 볼에 비누거품을 칠한 신사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피도 뽑습니다. 라고 쓰여 있는 그의 이발소 간판에 다른 문구는 일절 없었다.)는 꽤 일찍 일어났고 뜨끈뜨끈한 빵냄새를 맡았다. 침대에서 몸을 조금 일으킨 그는, 커피를 매우좋아하는 상당히 존경할 만한 부인인 자신의 아내가 난로에서갓 구운 빵을 꺼내는 것을 보았다.


코 단편중 - P9

"아, 예, 나리, 면도를 하러 가다가 물살이 센지 어쩐지 쳐다보았습니다."
"거짓말, 거짓말을 하는군! 그런 식으로 넘어갈 것 같은가. 이실직고하게!"
"아무 조건 없이 일주일에 두 번, 아니 세 번씩 면도를 해드리겠습니다." 이반 야코블레비치가 대답했다.
"어허, 친구,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이미 이발사 세 명이 면도를 해주면서 매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단 말이야. 그러니 제기서 뭔 짓을 했는지 순순히 말하지그래?"
이반 야코블레비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이 일은 완전히 안개 속에 묻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아무도 알 수 없게 되었다. - P13

8등관 코발료프는 잠에서 깨어날 때면 늘상 그렇듯이 본인도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푸르르… 소리를 내며 아침 일찍 일어났다. 코발료프는 기지개를 켜고 책상에 세워놓을 수 있는 작은 거울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어제 저녁에 콧잔등에 솟아난 뾰루지가 어떻게 됐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있어야 할 코는 온데간데없고 얼굴은 그저 편평하기만한 게 아닌가! 놀란 코발료프는 물을 가져오게 해서 수건으로 눈을 닦아보았지만, 코는 정말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자고 있는게 아닌지 손으로 더듬더듬 만져보았는데 꿈은 아닌 것 같았다.
8등관 코발료프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몸을 흔들어보았지만코는 없었다! 그는 바로 옷을 가져오게 하여 입고는 경찰부장에게 직행했다. - P14

미소는 더욱 환해졌다. 그러나 금세 불에 덴 사람처럼 놀라 물러섰다. 자신의 코가 없다는 것을 기억해 낸 것이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제복을 입은 신사에게 대놓고 5등문관으로 행세하는 비열한 사기꾼일 따름인 너는 아무것도 아니며 그저 내 코에 불과하다고 말할 요량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미 코는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누군가를 방문하기 위하여 급히 떠난 게 틀림없었다.
코가 사라지다니, 코발료프는 절망에 빠졌다. - P19

는 겁니다. 당신도 아시겠지만, 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없이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코는 새끼발가락 같은 게 아니란말입니다. 새끼발가락쯤이야 하나 없다 해도 신발을 신으면 아무도 모르니까요. 더구나 나는 목요일마다 5등 문관 부인 체흐타료바 댁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참모장교 부인 팔라게야 그리고리예브나 포드토치나를 보러 가지요. 게다가 아주 괜찮은 그녀의 딸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해야 할지…. 이제는 그들을 방문할 수 없다, 그런 말입니다."
관리는 입술을 꽉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 - P24

"맙소사! 어떻게 이럴 수가! 왜 이런 불행을 겪어야 하는 거지? 팔이나 다리가 없다 해도 코가 없는 것보다 나을 거고, 귀가..
없어도 보기는 흉하겠지만 그럭저럭 참을 만할 거야. 그런데 사람이 코가 없어서야 말이 되냐고, 새가 새가 아니고, 사람이 사람이 아닌 거지. 차라리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게 낫지! 전쟁통에잘렸거나 결투로 떨어져 나갔다면 할 말이라도 있을 텐데, 이건뭐 땡전 한 푼 받은 것도 아니고, 아무 이유 없이 코가 없어졌으니… 이럴 순 없는 거야, 이럴 수는." 이렇게 말하고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코가 사라진다는 건 도대체 말이 안 되는 일이야.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이건 아마도 꿈이거나, 비몽사몽간이라 그렇게 보이는 걸 거야. 내가 면도하고 얼굴을 닦을 물을 바보 같은 이반이 보드카로 가져다 놓아서 술을 물인 줄 알고마서버렸을 거야." 자신이 취했는지 안 취했는지 확인하기 위해기 스스로를 꼬집었다. - P31

도이상이 우리의 광대한 국가의 북쪽 수도에서 발생한 사건의전모이다! 이제 와서 모든 일을 곰곰 생각해 보면 정말 믿을 수없는 것 투성이다. 코의 불가사의한 분리와 코가 5등관이 되어곳곳에 출현한 매우 이상한 현상은 차치하더라도, 어떻게 코발료프가 신문에 코 광고를 낼 수 없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했을까?
나는 지금 광고료가 비싼 것 같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건말도 안 된다. 게다가 나는 돈이나 밝히는 부류는 아니다. 하지만 무례하고 난처한 데다 불쾌한 일이다! 그리고 또 하나, 도대체 어떻게 코가 구운 빵에서 나타났고, 어떻게 이반 야코블레비치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희한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어떻게 작가들이 이런 내용을 주제로 삼았는가 하는 점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상황은 전혀 규명하기 힘든,
그러니까… 아니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첫째로, 조국에 전혀 이익이 되지 않으며, 둘째로… 두 번째도 전혀 이득이 없는 바이다. 하여튼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나는 정말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하나, 둘, 이것저것 고려하여 생각해 본다면, 심지어…. 하기야,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어쨌든 간에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이야기에도 무언가 있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세상에 이와 비슷한 사건은일어난다. 드물지만 일어나는 법이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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