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 한 번 오면 단골이 되는 고기리막국수의 비결
김윤정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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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식당을 한다는 것의 가치는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점점 뚜렷해집니다. 오래가는 생명력을 지닌 식당을 하고 싶습니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생명력이라는 것은 본질에 다가갈수록 강해지겠지요. 맛의 근본에 이를수록, 다른 사람의 마음에 가닿을수록,
어떤 큰 위기가 닥쳐도 손님들의 귀한 선택을 받으리라 믿습니다. 수십 년, 수백 년이 지나 언제 들어도 좋은, 오래도록 사

이렇게 저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말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가르쳐주신 분들을 ‘손님‘이라고불렀습니다. 어딘가 딱딱하고 거리감이 느껴지는고객이 아니라, 정겨운 시옷‘ 발음이 단정한 니은위에 내려앉아 입 속에서 남으로 퍼져나가는 말
"손님저는 이분들을 평생 모시기로 했습니다.

막국숫집의 이름을 정한 뒤에는 간판에 좋은 글씨의 기운을 담고싶었습니다. 고기리막국수 글씨를 써주신 서예가 소운 박병옥님이 말씀하시길, 글자는 그것이 쓰이기 전에 쓰는 이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쓰는 사람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하셨습니다. 꼭 작품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글 하나화방이었던 곳에 처음 자리 잡았기 때문인지, 국그림 한 점의 힘은 보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주고 마음을 전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다른 사람들이 내려주는 정의가 중요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막국수를 숨기고 막국수 파는 저를 숨겼습니다. 우리의 막국수를 막 만들지 않은 막국수로 재정의하고나자, 놀랍게도 우리만의 세계가 열리게 되었지요. 마치 드넓은 우주 속 우리의 공간이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제는 다른 집과 경쟁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저희가 새롭게정의를 내리자, 거기에서 의미가 생긴다는 사실을 깨달은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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