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데오가 욕조에 들어가 있을 때 드라이기를 물에 빠뜨릴까.
음식에 독을 탈까.
자고 있는 동안에 칼로 찔러 죽일까.
뭐든 간단했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그러하기에 죽이는 건 마지막 수단으로 삼기로 했다. 다다토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이 살인밖에 없을 때말이다.
증오하는 상대를 곁에 두고 충동을 억누르며 사랑하는척해야 하는 건 지옥이나 다름없다.
결코 저물 리 없는 증오라는 태양에 온몸이 타들어 갔고절망의 사막에 맨발이 달구어졌으며 분노의 화염이 몸속에서 이글이글 타올랐다.
하지만 나는 이 작열하는 지옥 속에서 악착같이 나아갔다.
언젠가 이 업보가 집어삼키겠지.
히데오를.
그리고 나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