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경 달밤 문학과지성 시인선 549
신영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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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구두가 나에게 달을 설명했다. 또각또각 어딘가를 열고 있었다. 당신은 떠 있는 사람으로, 다리를 둥글게 말았다. 달이 뜨지 않고, 달에게 던진 말들도 뜨지 않는 창가에서 나는 어두워졌다. 꿈에서 달. 달이 책상 위에 앉았다. 말을 건질 때마다 책상이 출렁였다. 달이 옷걸이에걸렸다. 말을 벗느라 안간힘을 쓸 때 옷걸이에 내 비틀린사지가 걸렸다. 물이 뚝뚝 떨어졌다. 구두가 여전히 나에게 달을 설명했다. 편지 위에 앉은 달.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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