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
김재진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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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가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내가 상대에게 뭘 바라는지 냉철하게 바라보는일이다. 내가 바라고 있는 그것이 내 안에 있는 결핍일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럴수밖에 없다고 굳게 믿지만, 사실은 내가 이렇기 때문에그 사람이 그런 것이다. - P127

또 하루 나는 인생을 그렇게 소멸시켰다. 아니 소멸이아니라 소비라고 불러도 좋다. 저마다 잘난 사람과 저마다.
유명한 이름과 수행 안 하는 수행자와 성공한 루저들 틈에서 내 인생의 하루를 카드도 긁지 않고 소비했다. 5월이여름인지 봄인지 모르겠다. 비는 줄기차게 내렸고, 꽃은억울하게 다 지고 말았다. 모란을 노래하기도 전에 아카시아가 피더니 그마저 내리는 비에 속절없이 떨어졌다.
떨어진 꽃잎은 내년에 다시 피겠지만 내가 보낸 이 봄은올해가 마지막이다. 시한부인 인생에서 다음 해가 있다.
고 그 어찌 장담하겠는가.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살면서 우리는 ‘내‘가 있다고 내세운다. 모든것이 공空하다고 그토록 일러줬건만 믿지 않는다. - P129

보낼 곳 없는 편지는 빗물에 젖어 떠내려가고, 밤 깊어 찬란한 개구리 소리는 울음이 아니라 고독이다. 누가 알 것인가? 눕지도 못하고 선 채 밤을 견뎌야하는 나무들의 저 오랜 직립을, 벌받듯 서 있는 식물의 고행을, 개구리 소리 포장해 너에게 보낸다. 택배가 아니라도 고맙게 받아 들라.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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