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를 밀어 넣었다.
"그런 쩨쩨한 정의는 당장 잊어버려. 나는 젊은 시절에 전 세계의박물관을 돌아다녔어. 사흘을 꼬박 봐도 다 못 보는 거대한 국립박물관부터 성질 고약한 영감이 헛간을 개조해서 만든 농기구 자료실까지 다 둘러보았지. 하지만 어느 하나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어.
그런 것들은 그냥 창고야. 예지의 여신에게 공물을 바치려는 정열이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아. 내가 만들고 싶은 건 인간 존재를 초월한 박물관이야. 쓰레기통 속의 썩은 채소에서도 기적적인 생명의흔적을 발견하는, 현세의 삶을 속속들이 품어주는....... 뭐, 아무리설명해도 소용없을지 모르겠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항상적 기관‘ 운운하는 인간에게는 말이지. 오늘이 며칠이지? 3월 30일이야? 저런, 산토끼의 수사일(死日, 역학에서 말하는 대흉일의하나-옮긴이)인 걸 깜박했네. 산토끼의 관절이 붙은 허벅지살을먹어야 하는 날인데. 해도 저물고 있으니 나는 그만 가봐야겠어."

받아 와? 흥,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야? 상대방이 내주는 물건에는영혼이 담겨 있지 않다고 전에도 얘기했을 텐데. 우리가 찾는 유품은 예외 없이 곤란한 장소에 갇혀 있어. 우리 임무는 그걸 구해내는거고, 그 어떤 위험하고 지저분한 수단을 써서라도 말이지. 유품이박물관에 보존되는 순간, 수단의 옳고 그름 따윈 소멸되고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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