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행운이 굴러 들어올 때도 있다.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와서 어제까지 파리 날리던 가게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게 만드는 일이 분명 존재한다.
내 경우, 그것은 겨우 일주일 새에 일어났다. 생각지도 않게 이웃 사람이 쓰던 텔레비전을 주고, 3년도 더 전에 쓴 실용서가 문고판으로 출간되어 인세가 들어오더니, 심지어는 언니의 권유로 장난삼아 응모한 이벤트에서 홍콩 여행권이 당첨되었다.
아 그러나 조심할 것. 28년간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나도 아는것이 하나 있다. 행운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지금까지 무심했던 것을 사과하기로 했다, 같은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나중에 배분될 예정인 불행을 미리 변명해 두기 위해 인심 쓰는 것이다. - P269
누구나 토해내고 싶은 것을 갖고 있다. 토해내고 싶어도 토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더럽히고 싶은 구덩이를 준비했다. 사람들은 구덩이를 향해 외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라고. 다만 그녀는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구덩이는 어디에나 있다. 단 어떤 구덩이든 나중에는 반드시 갈대가 자라난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 - P102
다음 날 나는 떠났다. 처음부터 고소 같은 것을 할 생각은 없었다. 모든 것을 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떤 것을 생각할 때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돌이켜보게마련이다. 경험에 비추어 판단을 내린다. 기억과 무관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생각을 하지 않고 산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생각을 할 때마다 고통을 맛봐야 하는 것을 그만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를 불렀다. 그가 나를 배신하면서까지지키고 싶어했던 일을 희생하고 용서를 빌면 예전의 감미로운기억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럴 생각이 없다.
면……. 나는 내기를 한 것이었다. -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