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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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요? 인간을 도와준 걸 가지고 제우스가 왜 그렇게 화를 내 는지 이유를 모르겠네
"생각해봐,
그가 말했다. 불행한 인간과 행복한 인간, 둘 중에 누가 더 제물을 열심히 바치겠어?"
"당연히 행복한 인간이죠."
"틀렸어." 그가 말했다. "행복한 인간은 열심히 사느라 정신이 없거든. 아무한테도 신세를 진 게 없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그를 쓰러뜨리고 아내를 죽이고 아이를 불구로 만들면 저절로 소식이 들릴 거야. 온 가족을 한 달 동안 굶겨가며 새하얀 한 살배기 송아지를 제물로 바칠 거야. 여건만 허락한다면 백 마리도 사서 바칠걸."
"그래도 결국에는 보답을 해야 하잖아요." 내가 말했다. "그러지않으면 더이상 제물을 바치지 않을 테니까."
"아, 인간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 바쳐대는지 알면 너도 놀랄걸? 하지만 맞아, 결국에는 뭔가를 선물하는 게 좋지. 그러면 그는 다시 행복해지지. 그러면 이쪽에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올림포스의 신들은 그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군요. 인간들을 괴롭힐 방법을 궁리하면서."
"정의로운 척할 것 없어." 그가 말했다. "너희 아버지의 솜씨가 어느 누구보다 훌륭하니까. 암소를 한 마리 더 얻을 수 있다면 마을을이에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걸."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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